‘일회용품 천지’ 구두선에 그친 친환경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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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천지’ 구두선에 그친 친환경대회
2019년 07월 25일(목) 04:50
‘친환경’을 표방하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운영 과정에서 일회용품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수촌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식기류가 60만 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회는 물론 도시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선수촌 내 선수 식당의 식기류 가운데 접시와 국그릇은 종이, 숟가락과 포크·나이프는 플라스틱, 젓가락은 나무로 만들어진 일회용 제품이다.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17일간 하루 평균 5800명분의 식사가 제공되고 한 끼에 1인당 여섯 개씩의 식기류가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59만1600개의 일회용 쓰레기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선수 식당이 아닌 취재진이 이용하는 미디어 식당과 보안요원 식당 역시 일회용 식기류를 사용하고 있고, 선수권대회에 이어 마스터즈대회(8월 5일~18일)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회용품 쓰레기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대회 조직위는 일회용 식기류 사용이 선수들의 위생과 종교 문제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년 전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더 많은 선수가 참가했는데도 접시와 수저 등 공동 식기류를 세척해 사용한 바 있다. 더욱이 당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감염에 민감한 시기였지만 U대회 선수촌 식당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한 건의 식중독 사고 없이 대회를 치러 냈다.

특히 광주시의회가 지난 3월 ‘일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광주시가 주관하는 행사나 축제 때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해양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 등이 세계적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은 국제적 흐름은 물론 이번 대회의 취지에도 역행한다. 조직위는 지금이라도 일회용품을 대체하거나 최소화할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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