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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들인 지하차도 주민 안전 위협해서야
2019년 07월 22일(월) 04:50
수백억 원을 들여 신설한 광산구 소촌 건널목의 지하차도 높이가 낮아 소방차 등 중대형 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지하차도와 맞닿은 지상 도로 구간에 인도를 없애고 전기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해 졸속 공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종합건설본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달 말 완공을 목표로 2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소촌 건널목 입체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공사는 극심한 차량 정체와 교통사고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건널목에 폭 13.5m, 길이 120m 지하차도를 설치, 상무대로에서 송정공원 방면으로 차량과 사람이 상시 통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열차가 지나가면 차단목이 내려와 통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인근 소촌동·신촌동 일대 주민들은 최근 “입체화 공사가 오히려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재공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로 설치되는 지하차도의 높이가 3.4m밖에 되지 않아 소방차 등 중대형 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방 펌프차의 높이는 3.4m(대형 기준), 소방 물탱크차는 3.4m, 소방 사다리차는 3.8m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송정공원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 시설이 지하차도 진입도로의 중앙에 설치되면서 일부 구간의 인도가 사라졌고, 지하차도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보행로는 경사가 심해 교통 약자들이 이용하기가 어려운 점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주민 안전을 위해 설치한 지하차도가 소방차조차 다닐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우회해야 한다면 화재 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크다. 아울러 인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은 부실 설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광주시는 드러난 문제점을 조속히 보완하고 개선해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