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임포마을] 천하제일경 향일암 일출 … 임포의 밤바다는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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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임포마을] 천하제일경 향일암 일출 … 임포의 밤바다는 더 아름답다
여수의 상징 ‘향일암 마을’ 푸르른 금오산·돌산바다·붉은 해 한폭의 그림
둘레길 조명 설치·동백숲에 벤치 만들고 바닷길 단장해 머무는 관광지로
2018년 09월 17일(월) 00:00
‘향일암 마을’인 임포마을은 금오산에 안겨 다도해를 조망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여수 관광명소로 꼽힌다.
여수는 어느 순간 ‘밤바다’의 도시가 됐다. 화려한 조명에 물든 여수의 밤바다는 낭만의 상징이 되어 사람들을 발길을 잡는다.

하지만 그 이전에 여수에는 사람들을 부르던 아침 바다가 있었다. 아침 햇살이 붉게 부서지던 여수의 바다. 사람들은 아침 바다를 보기 위해 사시사철 향일암이 있는 여수로 달려오곤 했다.

여수의 상징이었던 향일암을 품고 있는 임포마을, ‘향일암 마을’이 또 다른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같은 여수 바다지만 임포마을의 바다 풍경은 다르다.

도심에서 보는 바다에는 흥겨움과 낭만이 어우러져 있다면, 향일암을 끼고 있는 이곳의 바다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반짝이는 드넓은 다도해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금오산을 휘어 감은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가면 잔잔하게 마음에 파도가 인다.

같은 여수지만 전혀 다른 곳에 온 듯한 느낌이다.

부지런한 이들에게는 천하제일의 일출도 보여준다. 새해가 되면 전국에서 가장 분주한 곳 중 하나가 향일암(向日庵)이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특별한 일출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새해 아침 부지런히 향일암에 오른다.

돌산도의 끝자락 금오산의 기암괴석 절벽에 자리한 향일암은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이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원을 빌면 하나는 이뤄준다는 곳. 이곳에서 새롭게 떠오른 해를 맞이하는데 한 해가 어찌 특별하지 않을까?

신라의 원효대사가 선덕여왕 때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한 암자는 고려 시대에는 금오암(金鼇庵)으로 불리었다. 그리고 조선 숙종41년(1715년) 남해안의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해돋이 광경의 아름다움을 담아 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 명명했다.

천하제일의 풍경을 쉽게 접할 수는 없다. 주차장을 지나 가파른 돌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한다. 바다와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에 빠져 부지런히 걸음을 하다가, 숨이 차오를 때쯤 거대한 석문(石門)을 만날 수 있다. 잠시 숨을 고른 이들은 남녀노소, 직업을 떠나 거대한 자연 앞에서 똑같이 고개를 숙이고 몸을 움츠린다. 몸을 낮추고 석문을 통과해야 부처님께 이를 수 있는 길, 사람들은 겸손하게 번뇌를 내려놓는다.

석문을 지나 다시 돌계단을 오르며 뒤로는 금오산, 앞으로는 돌산 바다가 안긴다. 푸른 산과 바다 그리고 붉은 해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향일암은 2009년 화마에 휩싸이면서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지만 추억을 더듬어 화재 후 모습을 보기 위해 걸음을 한 이들도 많았다.

임포마을의 일출도 특별하지만 달이 떠 있는 이곳의 밤바다도 아름답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찬찬히 여운 가득한 밤바다를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는 임포마을이 더없이 좋다.

이곳은 동백꽃도 특별하다. 동백꽃 하면 오동도가 먼저 떠오르지만 돌산도도 동백꽃 명소다. 남쪽 끝자락의 임포마을에는 동백나무가 가득하다. 향일암으로 가는 산비탈에도 동백숲이 펼쳐져 있다. 태양의 정기를 고스란히 받은 동백꽃은 때가 되면 붉고 탐스러운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부지런한 걸음으로 향임알을 다녀와서는 맛깔나는 여수를 만나야 한다. 어획량이 부쩍 줄어서 고민이지만 삼치, 병어가 이곳 바다에서 파닥거린다. 돌산 갓김치는 설명이 필요 없다. 톡 쏘는 갓김치와 시원함이 더해진 물갓김치는 조림에도 회에도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갓김치 맛을 보고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집까지 직접 들고 가지 않아도 된다. 요즘은 택배로 편하게 갓김치를 사서 보낸다. 마을 주민들도 먼 길을 온 이들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넉넉한 인심을 담아 한 움큼 더 꾹꾹 눌러 담아 야무지게 포장을 한다.

2012년 엑스포가 열리면서 여수는 빠르게 변했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도 변화의 바람을 거세게 했다. 여수 해상 케이블, 낭만 포차 등 여수는 화려한 관광지가 됐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향일암에 이르지 않았다. 예전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돋이의 명소다. 한편으로는 멈춰버린 시간이 이곳 주민들에게는 큰 고민이다.

여수 관광지의 중심이었던 향일암은 스쳐 가는 관광지가 되고 말았다. 주말에는 특히 더 그렇다. 일찍 향일암을 다녀간 이들은 화려한 불빛과 행사가 있는 시내로 속속 빠져나간다.

76세대 150명. 고령화로 어업 인구도 많이 줄면서 관광업이 주가 된 만큼 달라진 관광 지도가 임포마을의 고민이다.

김경식(58) 임포마을 어촌계장은 “예전보다 차량은 많이 들어오지만 식당, 숙박업에 큰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농사 이런 곳이 아니다. 고령화로 어업도 예전 같지 않다”며 “밤에도 머물 수 있는 마을이 되어야 한다. 당장 시급한 것은 야간 테마다. 연인들, 가족들이 산책도 하고 즐길 수 있는 둘레길에 조명, 음악 등이 있어야 한다. 동백나무 숲도 정말 좋다. 동백나무 사이로 벤치도 만들고, 바닷길도 만드는 등 특색 있는, 오래 머물 수 있는 관광지로 변모해야 한다”고 미래를 이야기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찾아오시는 길]



▶ 승용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서해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순천완주고속도로 → 엑스포대로 → 거북선대교 → 돌산읍 → 임포마을(향일암)

▶ 고속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 → 여수종합버스터미널(4시간15분) → 시외버스터미널정류장(도보 3분) → 111버스 승차(1시간9분 이동) → 임포(향일암)정류장 하차

▶ 열차

KTX용산역 → 여수엑스포역(2시간40분) → 여수엑스포역-L정류장까지 도보이동(2분) → 111버스 승차(1시간6분 이동) → 임포(향일암)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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