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외교 협력을 증진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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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외교 협력을 증진시키자
2017년 12월 20일(수) 00:00
박근혜 정권 말기에 기습적으로 배치한 사드 때문에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아직까지 말끔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얼마 전에 중국으로 국빈 초청을 받아 시진핑 주석의 옆에 서서 중국 군대의 사열을 받고 극진히 대접받는 모습을 지켜봤었다. 미국과의 오랜 우방 관계에 따른 국방과 경제적 긴밀함에 못지않게 중국과의 관계도 미국의 그것에 필적할 만한 관계에 이르렀었기에 시진핑 주석과 함께 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상은 미국은 물론 중국에게도 우리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임을 상기시켜준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2016년 우리나라의 무역 현황을 보면 대중국 수출액이 약 144조 원인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은 약 77조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 대한 비중에서 중국은 25%를 차지하였고 미국은 13.5%였다. 이것을 다시 무역 흑자의 측면에서 보면 중국에 대해서는 약 43조원의 이익을 얻었고 미국으로부터는 약 27조원의 이익이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는 인구나 면적이 국내 소비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출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긴밀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 북한 핵에 대응하는 우리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최근에 미사일을 발사하기까지 하였다. 그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노출되지 않는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게 은밀한 생존 물자를 공급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북한이 사라지게 되면 대한민국과 국경을 맞대야 하고 그 뒤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세력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중국에 대한 방파제가 되고 있는 북한을 유지시킬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외교의 한계가 있음을 백번 인정하더라도 그토록 극진한 대접을 받고 온 얼마지 않아 기습적으로 그것도 정권의 말기에 심지어 탄핵에 이를 지경으로 통치력이 약회된 시점에 개성공단에 이어 사드 배치를 기습적으로 결정한 것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열렬한 구애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꼴이었다.

18조 원. 사드 배치 이후에 발생한 대 중국 무역 손실과 그에 따른 고용 손실의 추산액이다. 굳이 경제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육로로 중국의 엄청난 제품들을 중동과 유럽에 공급하려고 한다. 우리는 실리 외교를 해야한다. 무조건 미국이나 일본의 편에서 동북아정세를 바라보려고 해서는 안된다. 미국 중심의 외교에 대한 명분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과의 실리 외교는 동북아 평화 정착이라는 대의 명분에 부합되는 측면도 매우 강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서 홀대를 당했다. 무시 받아서 기자들이 폭행까지 당했다. 중국에서 얻어온 것이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 그토록 급박하게 일정을 수립해서 사전에 다양한 정상급 외교의 약속도 받지 못했음에도 중국을 방문해야 했던 속사정에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과 기업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최소한의 숨통을 터주고하는 눈물겨운 배려가 있었음을 살펴봤으면 한다. 그동안 잘 만들어왔던 한류의 열풍을 다시금 살려내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죽어있는 개성공단에도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남한산성이라는 영화에서 인조는 명과의 의리를 명분이라 고집하다가 후금에서 청으로 국호를 바꾼 신진 세력에 대항하다가 조선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지구의 자연환경처럼 국제 질서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생물들도 그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해온 것들만 살아남았고 국가나 민족 또한 마찬가지다. 북한 핵과 관련되어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미국은 전혀 손해 볼 것이 없지만 우리의 삶은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평화를 위해 중국이 필요하고 우리의 삶을 증진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중국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미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외교 전략을 수립하여야 하고 우리의 의식 또한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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