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애인의 죽음
![]() |
윤장현 시장님께.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던 여름이 시나브로 지나가고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에 놀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어느 신문에서 시장님이 쓴 ’내 인생의 책’을 본 기억이 납니다. 1989년에 처음 접했다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지요. 책과의 인연을 말씀하시고 덧붙여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시장실 점거와 기림이 엄마의 편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신문을 보면서 서민과 낮은 곳의 사람들을 생각하시는 평소의 시장님과 잘 어울리는 ‘책과의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족자로 변한 편지는 잘 걸려 있을 것이고, 시간 날 때마다 읽어보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시장님의 다짐 또한 변함이 없을 거라 믿습니다.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이제 1200만 관객을 넘어서 국내 역사상 9번째 흥행 영화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민관이 자발적으로 모여 협업을 진행했다는 소식도 반가웠습니다.
문화도시정책관실과 관광진흥과, 인권평화협력관실, 문화재단, 관광협회, 5·18기념재단 등이 모여 영화를 보고 광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5·18민주화운동을 더 잘 알리기 위해 5·18택시 운행, 시티투어 프로그램 조정, 주먹밥 체험, 전일빌딩에 오월지기 배치 등 실속있는 회의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모름지기 행정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책임 회피와 더딘 대책 마련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 같은 광주시 행정인데 어느 부서는 빠른 협업이 이뤄지는데 어느 부서는 그렇지 못 할까요.
아시다시피 지난 8월 22일 광주천에서는 폭우에 갇힌 장애인의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국지성 호우에 불어난 하수는 우수토실을 거쳐 문비라는 배수문을 통해 광주천으로 흘러들어 주택지역의 침수를 예방하는데, 그 쏟아지는 하수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전동휠체어가 아닌 두 발로 걸을 수만 있었다면, 수많은 가정을 해보는 것은 누구의 삶이더라도 소중하고 누구의 죽음이더라도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참사가 일어난 곳은 하수관거, 배수, 우수토실, 문비, 산책로 등 일반 시민은 이름마저 생소한 여러 시설들이 연결돼 있고 공교롭게 모두 다 관리부서가 다릅니다. 저는 이번 일에 대해 각자의 부서가 자기 관점에서 문제들은 인정을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진지하고 과학적인 노력을 보여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발표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부서들은 변명과 책임회피, 다른 부서로 책임 전가만 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이번 일은 천재지변에 의한 안타까운 사망사고지만, 그래도 광주시는 함께 슬퍼하고 시민이 불안하지않는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패배자를 좋아한다. 장애인, 외국인, 뚱뚱해서 놀림을 받는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도 춤을 추려고 하지 않는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 어린 아이와 눈을 맞추기 위해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고, 장애인들과 함박웃음을 보이며 하이파이브를 하시는 시장님에게서 덴마크 소설가 페터 회의 소설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이 편지는 문화도시정책관실과 인권평화협력관실을 시샘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또 그 누구에게 지청구를 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광주는 인권도시와 함께 안전도시를 추구하고 있는데 저는 안전이 바로 인권이며, 인권은 소수자들이 안전해야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든 사람이 편합니다. 장애인이 안전하면 광주시민 모두가 안전합니다. 우리 광주가 인권도시, 안전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시장님이 나서주십시오. 그러면 광주시민도 함께할 것입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던 여름이 시나브로 지나가고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에 놀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어느 신문에서 시장님이 쓴 ’내 인생의 책’을 본 기억이 납니다. 1989년에 처음 접했다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지요. 책과의 인연을 말씀하시고 덧붙여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시장실 점거와 기림이 엄마의 편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신문을 보면서 서민과 낮은 곳의 사람들을 생각하시는 평소의 시장님과 잘 어울리는 ‘책과의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이제 1200만 관객을 넘어서 국내 역사상 9번째 흥행 영화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민관이 자발적으로 모여 협업을 진행했다는 소식도 반가웠습니다.
모름지기 행정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책임 회피와 더딘 대책 마련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 같은 광주시 행정인데 어느 부서는 빠른 협업이 이뤄지는데 어느 부서는 그렇지 못 할까요.
아시다시피 지난 8월 22일 광주천에서는 폭우에 갇힌 장애인의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국지성 호우에 불어난 하수는 우수토실을 거쳐 문비라는 배수문을 통해 광주천으로 흘러들어 주택지역의 침수를 예방하는데, 그 쏟아지는 하수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전동휠체어가 아닌 두 발로 걸을 수만 있었다면, 수많은 가정을 해보는 것은 누구의 삶이더라도 소중하고 누구의 죽음이더라도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참사가 일어난 곳은 하수관거, 배수, 우수토실, 문비, 산책로 등 일반 시민은 이름마저 생소한 여러 시설들이 연결돼 있고 공교롭게 모두 다 관리부서가 다릅니다. 저는 이번 일에 대해 각자의 부서가 자기 관점에서 문제들은 인정을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진지하고 과학적인 노력을 보여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발표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부서들은 변명과 책임회피, 다른 부서로 책임 전가만 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이번 일은 천재지변에 의한 안타까운 사망사고지만, 그래도 광주시는 함께 슬퍼하고 시민이 불안하지않는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패배자를 좋아한다. 장애인, 외국인, 뚱뚱해서 놀림을 받는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도 춤을 추려고 하지 않는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 어린 아이와 눈을 맞추기 위해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고, 장애인들과 함박웃음을 보이며 하이파이브를 하시는 시장님에게서 덴마크 소설가 페터 회의 소설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이 편지는 문화도시정책관실과 인권평화협력관실을 시샘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또 그 누구에게 지청구를 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광주는 인권도시와 함께 안전도시를 추구하고 있는데 저는 안전이 바로 인권이며, 인권은 소수자들이 안전해야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든 사람이 편합니다. 장애인이 안전하면 광주시민 모두가 안전합니다. 우리 광주가 인권도시, 안전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시장님이 나서주십시오. 그러면 광주시민도 함께할 것입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