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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훈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 전문위원] 닭의 자유를 지키는 ‘천부계권’의 생명운동
2017년 08월 23일(수) 00:00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온 나라가 혼란 속에 파묻혔다. 재난 문자로 살충제 계란 안내 문자가 전송되고, 마트에서는 계란 판매대가 비워졌다. 소비자들은 계란 식별 기호를 꼼꼼히 살피며 스마트폰 살충제 계란 정보와 비교를 하고 있다. 빵 같은 계란 가공식품도 동시에 타격을 입었다. 문자 그대로 재난 상황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난데없이 현 정부 탓이냐, 전 정부 탓이냐 공방이 벌어진다. 재난 상황에서 어느 정부의 탓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빨리 수습을 하고, 먹거리 안전을 보장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밀집 사육이다. 저비용으로 많은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축사를 짓고, A4용지 3분의 2 크기 사이즈 닭장에 줄줄이 층층이 기르다 보니, 진드기가 생겨도 날개짓해서 털지도 못하고 고통 받는 닭들이 산란율이 떨어지자 농가들이 살충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AI파동 원인도 바로 이 밀집 사육이었다.

그 뉴스를 보며 필자는 닭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한번 상상해 보라. 닭으로 태어났더라면 그 좁은 닭장에서 진드기한테 뜯겨서 가렵고 서러운데, 드닷없이 맹독성 살충제를 뿌려서 알까지 농약에 중독되게 만들어 버리는 상황을 닭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끔직한 고통인가? 인간은 도대체 얼마나 잘 난 생명체이기에 자신들의 먹거리를 위해 닭들을 가두고, 닭에게 귀한 계란을 그런방식으로 뺏어가는가?

어렸을 적 마당에서 뛰놀던 닭들이 서로 닭 벼슬을 물며 파닥거리며 싸우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그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을 하여 교미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닭은 그렇게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는 동물이다. 닭의 품속에서 따뜻한 달걀을 꺼내 올 때면, 그래도 닭의 자식인데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었다. 그런데, 사육장 속에 가둬 논 닭한테서 달걀을 대량으로 착취 할 때 인간은 미안함과 닭에 대한 고마움이 있을까? 천부인권(天賦人權) 사상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하늘로부터 부여받았다는 것이고, 이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근본 원리가 되었다. 그런데, 닭에게는 왜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는 것일까?

자유롭게 뛰어 놀며 흙을 파서 흙 목욕을 하는 닭들은 진드기도 안 생기고 항생제도 필요 없다고 한다. 달걀을 싸게 먹고자 하고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밀집 사육방법을 발전시켰고, 자연은 AI파동과 살충제 달걀로 우리에게 보복을 하였다. 닭의 행복을 고민하면서 키우는 동물 복지농장은 키우는 농민을 행복하게 하고, 소비자를 건강하게 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우리는 먹거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어 엎는 혁명을 해야 한다. ‘천부인권’ 사상으로 인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대혁명, 영국의 명예혁명,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있었듯이 ‘천부계권’(天賦鷄權)의 사상으로 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동물복지농장’의 자유혁명은 결국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는 생명운동이다. 자유롭게 키우는 닭 농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직거래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정부의 지원도 대량 사육하는 시설 현대화 시설에는 지원을 멈추고 동물 복지 농장에 지원을 해야 한다.

동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닭 뿐만 아니고, 모든 가축에 적용되어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 농민에게 존경을 보내고, 귀한 달걀을 낳아준 닭들에 대한 고마움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둘이 결혼해 결국 1.17 명밖에 낳지 않고 죽어가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종족 유지도 하지 못하는 열등 동물에 불과하다. 함부로 먹을거리라는 이유로 동물을 학대하고, 욕망을 채우려 할 때 그 욕망은 부메랑이 되어 반드시 인간에게 보복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은 천재가 아니고, 인간의 욕망이 부른 인재 참사이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철학을 되돌아보고, 우리의 먹거리 시스템을 바꾸는 기회로 삼는다면 재난이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