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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첨단우리병원 원장] 척추 치료의 비밀
2017년 08월 21일(월) 00:00
정형외과 환자를 전문 진료한 지도 벌써 20년이 흘렀다. 척추 질환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은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정재윤 교수 밑에서 펠로우(전임의)를 한 이후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척추 수술을 개척한 선구자이고, 가장 수술을 잘 하는 분들 중에 한 분이다. 정 교수의 소개로 서울에서 척추 분야 명의로 이름을 떨치시는 신병준, 김기택 교수께 배울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다.

펠로우를 마치고 순천 성 가롤로 병원의 척추 센터 과장으로 일을 시작할 때 대한척추외과 회장인 광주기독병원 김기수 부장이 새로 부임해 같이 일하면서 나의 척추 치료는 많이 가다듬어졌다. 훌륭한 분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고, 지금까지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서울의 유명한 교수 한 분이 허리 디스크는 90% 이상이 수술 안하고 좋아진다고 하면서, 허리 수술을 권유하는 병원들에 일침을 가하는 칼럼을 썼었다. 그러나 그 칼럼은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 정확히 말하면 수술 할 줄 모르는 몇몇 소위 척추 전문 병원의 광고에 인용되었고, 전문 척추 외과 교육을 받지 않아도 허리 디스크 치료를 담당하게 만드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었다.

그 후로 수많은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들이 유행처럼 소개되면서 디스크 치료 결정에 환자와 가족들의 혼란만을 초래했다. 오히려 그 칼럼을 쓴 교수도 당초 자기의 의도와 다르게 와전됐다며 학회에 참석해 사과할 정도였다.

소위 디스크라고 해서 다 똑같은 디스크가 아니다. 추간판 탈출증, 흔히 디스크라 부르는 이 병은 척추 사이의 물렁뼈가 터져서 튀어나온 것을 의미하는데 튀어나온 물렁뼈가 신경을 누르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중요 사항은 튀어나온 위치와 정도, 그리고 원래 신경관의 넓이다. 튀어나온 정도가 작아도 신경사이에 끼어져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고, 신경관의 넓이가 좁은 경우에는 심한 통증과 마비 등의 근력 약화를 일으킬 수가 있다.

그래서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라는 정밀 영상 사진이 필요하고 이를 정확히 판독해서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몸은 신비하게도 튀어나온 디스크를 흡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물렁뼈는 흡수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관이 원래 좁은 경우라든지, 터진 물렁뼈가 신경을 누르는 위치가 좋지 않는 경우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다.

또한 이러한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은 조기에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바로 척추의 신비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관찰만 하고, 내시경, 현미경을 이용해서 디스크만 빼주어도 되고, 척추관을 넓혀 신경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의사들은 좋은 환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의사가 환자를 고를 수는 없다, 환자도 좋은 의사를 만나야 한다, 이 지역에는 잘 수련 받은 능력 있는 의사가 많이 있다. 땅값 비싼 서울에서 땅값 대신 비싼 진료비 내주고 오는 환자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