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전남 <1> 담양 용오름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 희망이 용솟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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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전남 <1> 담양 용오름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 희망이 용솟음 친다
산림청 지원받아 펜션·동물농장·특산물 판매장 등 조성
“가곡천 느티나무 숲, 외지인에 쉼터 … 마을엔 미래자산”
2016년 09월 22일(목) 00:00
가곡천 옆 1㎞ 남짓 산책로. 느티나무는 조만간 주민은 물론 여름이면 대거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 좋은 그늘을 제공해줄 것이다.
민선 6기 전남도가 ‘숲 속의 전남 가꾸기’를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면서 22개 각 시·군이 주민소득 향상, 경관 개선 등을 목표로 다양한 숲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 가운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전남도의 공모에 참여, 직접 숲을 조성하고 가꾸고 있는 마을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일보는 ‘미래세대를 위한 숲 조성’에 나선 마을을 직접 찾아 사업 추진 배경, 주민이 그리고 있는 미래 모습 등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모든 이에게 용의 기운을 주는 숲”

담장로를 타고 장성으로 가다가 용구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용흥사길로 접어들면 용오름마을이 보인다. 멀리 녹색의 산림을 눈에 넣고 햇살을 가득 품은 길 위를 달리며 상쾌한 기분을 느낄 때쯤 용오름 힐링펜션에 도착한다.

마을은 물론 산, 사찰, 길의 명칭에 모두 ‘용(龍)’이 들어간다. 43호 67명의 주민들은 ‘용’은 임금을 뜻하고, 조선 제21대 왕인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가 이 마을 출신이라고 믿고 있다. 숙빈 최씨는 전북 정읍 태인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숙빈 최씨가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을 낳기 위해 100일 기도를 올린 곳이 1700년 역사를 가진 용흥사, 영조를 의미하는 용구산과 이를 양쪽에서 지키는 장군봉, 투구봉 등도 설화를 뒷받침한다. 원래 몽성사였는데,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가 용흥사라는 이름을 하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말과 한국전쟁 당시 2차례나 소실됐다가 1967년에서야 복원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2011년 산림청 산촌생태조성사업을 시작으로 마을은 본격적인 ‘오름길’에 서 있다. 주민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자인데, 30∼50대 청년 16명이 김형준(47) 용오름에코힐링펜션 대표를 중심으로 마을 발전을 이야기하면서부터다.

가곡마을이라는 이름 역시 용흥리를 그대로 풀어쓴 용오름으로 바꾸고, 15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펜션 5동을 비롯해 식물원, 동물농장, 농기구전시관 등을 차례로 설립해 나갔다. 곶감, 고로쇠, 압화 재료 등 유기농 농임산물을 생산·판매하는 등 주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쏟아졌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희망과 의지가 자리잡았다. 아름다운 고향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외지인들을 불러모으고 입소문이 나면서 여름이면 용흥길 가득 자동차 행렬이 이어진 것도 최근이다.

주민 소득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마을 미래를 빛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과거 힘들었던 시기 굳건히 마을을 지켜준 노인들에게는 장례비를 지원하며 ‘바람’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마을 옆을 흐르는 가곡천을 따라 느티나무 숲(1㎞)을 조성하게 된 것도 비로소 현재의 여유를 가진 마을사람들이 미래자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여름마다 마을을 찾아오는 고마운 외지인에게 그늘도 주고 싶었다. 마을 주민 모두가 나와 나무를 심고, 첫 거름을 줬다.

용의 마을인 이곳에 용이 승천할 용흥저수지(월산2제)가 축조된 것은 지난 1988년의 일이다. 마을사람들은 아침마다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매력적인 이 저수지가 생긴 이후 마을 일이 잘 풀리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인물이 날 것으로 믿고 있다. 그 믿음이 느티나무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듯하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가곡천 숲은

-면적:1,000㎡

-기간:2016.03∼06

-내역:느티나무 200주, 벤치 5점

-장소:가곡척 제방 약 1㎞

-목적:제방 유실 및 홍수 피해 예방

관광명소 가곡천 경관 조성 및 쉼터 제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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