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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호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퍼스트 펭귄’과 ‘자동차 100만대’
2016년 07월 18일(월) 00:00
최근 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의 여·야당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네덜란드에서도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의 신규 판매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 국토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며, 근시안적 사고를 깨는 미래지향적인 냉철한 의사결정이라 생각된다.

최근 5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주주들에게 배당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지만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38조 원(미국의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GM의 8배 수준)에 이르는 테슬라 모터스의 테슬라 ‘모델3’이 1개월 만에 40만 대(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만대 수준)가 사전 예약되었다. 한번 충전으로 346㎞를 주행할 수 있고, 3만5000달러라는 현실적인 가격이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상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동시에 스티브잡스 시절의 애플과 비교될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신속한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에 매진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조선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침체와 갈등 사례를 철강, 유화, 자동차 제조업 비중이 큰 지역에서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친환경에 대한 강한 규제 정책과 친환경차량 구입 유도 정책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4대 강국 진입을 천명했다. 기술개발의 속도도 결국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 속에서 전기차나 수소전지가 차후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것은 속도의 문제이지 대세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업과 비교하여 제조업은 성장할수록 근거지에서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된다.

강한 잠재력을 가진 지역 제조업의 육성과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의 정부 예비타당성 통과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저임금 국가로 나갔던 선진국의 제조 공장(오프쇼어링·offshoring)이 다시 선진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리쇼어링(reshoring)과 같은 과정 없이 처음부터 지역에 유치하는 것은 기업, 국가, 지자체 모두에게 이익이다.

경기는 갈수록 둔화되고, 제조 기반은 해외로 이전되고, 점차 일자리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만대 생산기지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토대로 난관들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해외 이전의 핵심 원인 중의 하나였던 저임금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노동생산성과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 자동차의 가치 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배터리, 모터, 전력관리 및 제어 시스템,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를 대상으로 단계별 부가가치와 지역 적합성 등을 고려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근시안적인 자세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 제조업의 혁신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의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퍼스트 펭귄’이란 천적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무리 중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무리를 이끄는 펭귄을 말한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를 의미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퍼스트 펭귄’이 우리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 단추이다. 첫 단추는 잘 끼워진 것 같으니 이제는 냉철한 판단 속에 집중도와 추진력을 고도화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그 결과로 지역에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