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아지트 ⑤지산동 ‘미소리 게스트하우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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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아지트 ⑤지산동 ‘미소리 게스트하우스 &갤러리’]
한옥서 도란도란 … 손님과 함께 작품도 구상
2016년 02월 25일(목) 00:00
광주 지산동 농장다리 인근에 위치한 ‘미소리’는 게스트하우스와 갤러리를 겸한 공간이다. /최현배기자 choi@
광주시 동구 지산동 농장다리 인근에 한옥 게스트 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미소리 게스트하우스&갤러리’다. 작은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반기는 건 금속공예가 김화영씨의 작품이 걸려 있는, 잠시 쉬어가기 좋은 소박한 마루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청사초롱이 내걸린 마당이 보인다. 오래된 동백나무가 인상적이다. 양쪽으로 개성 있는 컨셉의 한옥 온돌방이 자리하고 있다. 본채 마루에는 시원 박태후 선생이 쓴 ‘미소리(彌昭理)’ 현판도 보인다. ‘미소리’는 ‘널리 밝음으로 깨우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50평 규모의 한옥은 지난 1958년 지어졌고, 5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공간이었다.

낡은 한옥에 숨결을 불어넣은 건 ‘미소리’ 주인장 서양화가 김유미(54) 작가다.

“처음에는 작업실로 쓰려고 한옥을 구입했어요. 문화전당 등 시내가 가까운 데다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푸른길 공원이 인접해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어릴 적 이 곳에 살았던 추억도 있구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하고 살았던 것같아요. 요즘엔 느리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작업실을 혼자 쓰기는 아까워 활용 방안을 고민해 보게 됐어요.”

김 작가는 리모델링 과정과 인테리어 하나하나를 직접 챙겼다. 본채, 안채, 독채로 구성된 ‘미소리’는 8개의 방이 있다. 각 방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일곱가지 빛깔과 하얀색을 컨셉으로 했다.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업을 해온 김씨와 딱 어울린다.

화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아무래도 남다를 듯하다. ‘미소리’에서 특별한 공간은 흰색을 주조로 꾸민 갤러리다.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이곳에는 현재 김유미씨의 작품이 걸려 있다. 앞으로 동료 작가들의 작품도 꾸준히 전시할 계획이다.

김 작가는 손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릴레이 그림’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미소리에 묵고 가는 손님들이 매일 매일 작품을 그려 완성해 가는 프로그램이다. 미소리와 게스트들이 ‘함께’ 만드는 공동 작업이다. 마지막에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도 펴낼 계획이다. 또 한옥과 어울리는 전통 공예 작가를 발굴해 작은 전시회를 열고 공예 작품을 함께 만들어보는 기획도 구상중이다. 또 아트상품도 제작할 계획이며 한복 입기, 다도 체험, 김치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이곳 저곳 구경하다 흥미로운 공간을 발견했다. 갤러리 한켠에 위치한 책장이 눈에 띈다. 150여권 가량 꽂힌 책은 모두 ‘여행책’이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송희씨는 여행가 겸 구성작가다. 지금까지 35개국을 여행한 그녀는 MBN 등에서 구성작가로 활동했다.

“외국 여행을 갈 땐 꼭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는 했어요. 미소리를 휴식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끼리 서로 어울리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여행 컨설팅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이제 문을 연 지 20여일 남짓이라 챙겨야 할 것,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봄이 되면 푸른길 투어, 전당길 투어, 대인시장 야시장 투어도 계획중이다. 또 미소리 인근 가볼 만한 곳과 맛집 등을 소개한 지도도 만들 생각이다.

3월에는 ‘미소리’ 1분 거리에 50평 규모의 2관을 오픈한다. 각 방마다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두 곳 모두 간단한 아침 식사도 제공된다.

“서울에 갈 때면 가끔 북촌 한옥마을에 머물고는 했는데 참 좋더라구요. 무언가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희 집을 찾는 이들도 편하게 집 자체를 즐기고 갔으면 좋겠어요. 머물다 가는 손님들이 애정을 갖고 공간 하나하나를 만진 것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니 참 고맙습니다.”

김 작가는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마냥 설레고 즐겁다며 행복해 했다.www.misoriguesthouse.com. 문의 062-222-3753.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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