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백용환 키워 낸 나카무라 코치 ‘KIA에서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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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백용환 키워 낸 나카무라 코치 ‘KIA에서의 1년’
“개막전엔 1년 하다 잘리겠다 싶었는데…
한국어 공부해 선수들 얘기 들어줄 것”
2015년 10월 15일(목) 00:00
‘호랑이 군단’의 식구로 1년을 보낸 나카무라 배터리 코치. “과연 시합에 내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지도자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나카무라 코치는 알고 보면 일본에서도 소문난 명포수다. 재일교포인 나카무라(한국명 강무지) 코치는 1985년 주니치에서 데뷔, 선동열 전 KIA 감독과 배터리를 이루며 한국팬들에게도 유명세를 탔다. 주니치 주전 포수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요코하마, 라쿠텐에서도 활약하며 2005년 은퇴했다. 요코하마, 주니치, 지바 롯데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그는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었다.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새로운 도전. 1년의 시간에 대해 묻자 그는 “처음에는 시합에 내보낼 수 있을까? 1년 하고 잘리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포수는 최근 몇 년 KIA의 취약한 포지션으로 꼽혀왔다. 차일목·이성우 고참들의 정체, 이홍구·백용환 신예 포수들의 더딘 성장 등으로 수비력과 함께 공격력 모두 부족하게 느껴졌던 자리였다. 그러나 올 시즌 ‘안방마님’들의 싸움이 눈길을 끌었다.

마무리 캠프를 거쳐 스프링 캠프를 지나면서 이홍구의 얼굴이 달라졌다. 실수 연발, 배터리 호흡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움츠려있던 이홍구가 달라진 표정으로 자리를 선점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수비력도 조금씩 향상됐고 무엇보다 숨겨왔던 파워를 과시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여기에 시즌 중반 장충고 1년 선배인 백용환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흥미로운 경쟁이 전개됐다. ‘공격형 포수’로 꼽히던 백용환이 두 차례 만루포를 쏘아올리는 등 실력을 발휘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안방 전쟁이 펼쳐졌다. 타이거즈 첫 ‘포수 동반 10홈런’의 기록도 작성됐다. 신예 포수들은 올 시즌을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얻으면서 포수 고민에 시달리던 KIA에 희망을 남겼다.

나카무라 코치가 숨은 주역이다. 늘 밝은 표정, 자신감 있는 모습을 주문한 그는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으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전달했다. 물론 강도 높은 훈련도 함께했다.

나카무라 코치는 “마무리, 스프링 캠프를 보내면서 답이 보이지 않았는데 올 시즌 우리 포수들이 잘한 것 같다. 빠르고 재치있는 다른 팀 선수들을 잘 상대했다. 경험을 하면서 많이 배웠을 것이다.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은 많다. 볼 배합 등을 더 잘해나가야 한다. 그래도 내년 준비가 더 수월할 것 같다”며 “앞서 1년은 훈련을 하면서 훈련을 하는 이유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일일이 설명해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더 효율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포근한 지도력으로 어린 포수들을 끌어안은 그는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큰 고민을 덜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또 다른 고민이 남았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까지 끌어안고 싶은 나카무라 코치다.

나카무라 코치는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선수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고민도 들어주고 상담을 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지도자에게 중요하다. 한국말을 공부하려고 한다. 말을 못 해주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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