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일
송 성 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해외로 휴가 가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우리나라는 연간 1600만 명이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유명한 도시나 관광 명소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서둘러 이동하는 방식 대신 자신만의 취향을 살린 차별화된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젊은 여행객들은 이름도 낯선 소도시의 전통 축제를 찾아 즐기거나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 소규모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골라 방문하기도 한다. 해외의 독특한 지역 문화콘텐츠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알차고 개성 있는 여행문화가 자리 잡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면서 글로벌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해외의 지역 콘텐츠가 그만큼 많다는 것에 부럽기도 하다.
영국 런던을 가면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란 미술관이 있다. 테이트 모던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졌다가 오랜 시간 방치된 템스강변의 뱅크사이드(Bankside) 화력발전소를 영국의 한 예술 재단이 리모델링해 지난 2000년 선보인 현대미술관이다. 벽돌 벽면과 99m 높이의 거대한 굴뚝 등 옛 화력발전소 건물의 외형은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를 새롭게 개조한 테이트 모던은 이후 전 세계 작가와 미술 애호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덩달아 미술관이 소재한 지역의 경제도 살아났다. 일명 ‘테이트(Tate) 효과’를 통해 매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해 연 5천만∼9천만 파운드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으며, 24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지기도 했다.
중국도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을 통한 글로벌 관광상품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상(印象/impression)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중국의 소수민족들이 사는 오지 지역의 민화와 전설을 엮어 인근의 명산과 호수 같은 실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실제 지역 주민들이 출연한다는 이 공연은 2003년 10월 중국 계림 양수오에서 막을 연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개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각 시리즈마다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이제 인상 시리즈는 중국의 오지 도시들을 ‘이야기가 있는’ 진정한 문화관광 도시로 변모시킨 지역 브랜드가 되었다.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0.2% 이상 경제성장률을 하락시켰다고 한다. 지역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전통시장에 손님이 끊기면서 상인들은 메르스가 IMF 때보다 더 많은 피해를 주었다고 하소연한다.
지역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업계의 시름도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굳이 메르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지역의 전통문화나 축제 등을 기반으로 하는 명소 마케팅의 경쟁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문화자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새로움을 더하는 창의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첫 발을 내디딘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각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특색 있는 소재와 전통자산을 활용해 글로컬(Global+Local)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에는 화순의 운주사 천불천탑 전설을 소재로 신명나는 우리 가락과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어린이 국악 뮤지컬, 전주 한옥마을의 전동성당 외관에 3D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로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융복합 콘텐츠 등 총 22개의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사업을 선정했다.
영국의 테이트 모던과 중국의 인상 시리즈처럼 지역 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은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의 문화원형을 ‘빅 킬러 콘텐츠’로 격상시켜 특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국 런던을 가면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란 미술관이 있다. 테이트 모던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졌다가 오랜 시간 방치된 템스강변의 뱅크사이드(Bankside) 화력발전소를 영국의 한 예술 재단이 리모델링해 지난 2000년 선보인 현대미술관이다. 벽돌 벽면과 99m 높이의 거대한 굴뚝 등 옛 화력발전소 건물의 외형은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를 새롭게 개조한 테이트 모던은 이후 전 세계 작가와 미술 애호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중국도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을 통한 글로벌 관광상품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상(印象/impression)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중국의 소수민족들이 사는 오지 지역의 민화와 전설을 엮어 인근의 명산과 호수 같은 실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실제 지역 주민들이 출연한다는 이 공연은 2003년 10월 중국 계림 양수오에서 막을 연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개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각 시리즈마다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이제 인상 시리즈는 중국의 오지 도시들을 ‘이야기가 있는’ 진정한 문화관광 도시로 변모시킨 지역 브랜드가 되었다.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0.2% 이상 경제성장률을 하락시켰다고 한다. 지역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전통시장에 손님이 끊기면서 상인들은 메르스가 IMF 때보다 더 많은 피해를 주었다고 하소연한다.
지역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업계의 시름도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굳이 메르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지역의 전통문화나 축제 등을 기반으로 하는 명소 마케팅의 경쟁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문화자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새로움을 더하는 창의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첫 발을 내디딘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각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특색 있는 소재와 전통자산을 활용해 글로컬(Global+Local)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에는 화순의 운주사 천불천탑 전설을 소재로 신명나는 우리 가락과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어린이 국악 뮤지컬, 전주 한옥마을의 전동성당 외관에 3D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로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융복합 콘텐츠 등 총 22개의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사업을 선정했다.
영국의 테이트 모던과 중국의 인상 시리즈처럼 지역 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은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의 문화원형을 ‘빅 킬러 콘텐츠’로 격상시켜 특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