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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주’ 이끌 미술관장은?
2014년 09월 17일(수) 00:00
니콜라스 세로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장, 리차드 암스트롱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장, 오쿠이 엔위저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 관장, 피오나 로메오 뉴욕 현대미술관 디지털 콘텐츠 & 전략총괄 디렉터….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강당에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와 개관 10주년을 맞은 삼성미술관 리움이 공동개최한 아트포럼 때문이었다. ‘확장하는 예술경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21세기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고민해보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발제를 맡은 연사들은 명성을 입증하듯 현대미술의 확장과 진화, 미술관의 역할과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심도있는 강의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무엇보다 “미술관은 실험실(Lab)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 니콜라스 세로타 관장의 메시지는 깊은 인상을 주었다. 미술품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전시장이 아닌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발견’하는 상상력의 보고(寶庫)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SNS 등이 보편화 된 21세기에는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끌어 들이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예술가와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포럼취재를 마치고 광주로 내려오는 기차안, 21세기 미술관의 비전을 역설한 거물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황영성 전 관장이 사퇴하면서 새로운 관장을 선임해야 하는 광주시립미술관(시립미술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실 시립미술관은 전국 최초의 공립미술관이지만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미술인프라이지만 시스템이나 조직, 인력 운영 등은 그 위상에 미치지 못한다. 새 미술관장 선임을 앞두고 시립미술관의 대대적인 개혁과 변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등 4∼5명의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윤 시장 캠프 출신이라는 이유로 유력후보로 꼽히는 등 인사권자인 광주시장의 ‘낙점’을 얻기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하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추천을 받아 관장을 뽑는 지금과 같은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적임자를 찾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전국적인 인력풀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시립미술관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새로운 관장은 국제적인 안목과 비전, 그리고 리더십을 갖춘 CEO이어야 한다. 특히 미술관의 개념과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21세기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지역주의에 기대거나 전통적 프레임에 갇힌 20세기형 리더는 곤란하다.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