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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소를 살려주세요”
2012년 09월 03일(월) 00:00
“소를 제발 살려주시오.” “소가 먼저입니까, 사람이 먼저입니까?”

강풍을 동반한 초대형 태풍 ‘볼라벤’이 광주·전남지역을 강타한 지난 29일 장흥군 전역이 정전됨에 따라 관내 축산농가들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장흥군 장흥읍 신기리 한우농가들은 이날 밤 한전 장흥지점을 찾아 조속한 전기공급을 호소했다. 태풍으로 인해 단전되며 한우들에게 물이라도 줄 수 있도록 정전 복구를 빨리 해달라는 축산농가들의 요청에 한전 장흥지점 측은 가정과 직장이 우선이라고 축산농가들을 설득했다. 짐승인 소도 사람과 마찬가지 생명으로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들 농가들의 애절한 입장도 이해할만 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기자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었다.

모터펌프를 돌릴 수 없게 된 축산농가들은 어쩔 수 없이 양동이 등을 이용해 1000여 마리의 한우들에게 일일이 물을 떠다 먹여야 했다. 장흥읍 등 지역은 만 3일이 지난 30일 오후에 전기가 복구됐고, 2일 오전에서야 비로소 군 전역에 전기가 공급됐다.

장흥을 비롯해 강진·해남·완도 등 도내 서남부 지역은 전기가 공급된 1960년대 이후 정전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정전이 되다보니 행정과 통신 모두가 마비된 암흑세상으로 변했다.

이는 정전 대응을 소홀히 한 정부와 한전에 1차로 책임을 따져야 하지만 무대책이라고 항변하는 지자체에게도 2차 책임도 있다. 앞으로 ‘볼라벤’과 같은 대형 태풍으로 더 심한 정전사태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천재지변은 막을 수는 없으나 재해예방 대비는 가능하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재해를 최소화하는 ‘유비무환’으로 ‘아비규환’(阿鼻叫喚)과 같은 정전 사태를 막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중부취재본부=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