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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후변화 길은 있는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등 전 지구적 노력해야 할 때”
2012년 08월 16일(목) 00:00
기후전문가들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의무적으로 줄이는 등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여수세계박람회 기후환경관의 모습.〈광주일보 자료사진〉
기후 변화는 더 이상 일부 섬나라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전남지역도 기후 변화의 부메랑을 맞기 시작했다. 살인적인 무더위로 지난 2008년 이후 4년 연속 발생하지 않았던 적조가 고흥과 여수 앞바다에 발생, 양식장 피해를 주며 확산하고 있다. 또 해파리떼는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피서객들을 내모는 지경에 이르렀다.

동해에서나 잡히던 오징어가 진도 등지로 몰려들고 멸치 어장이 형성되지 않는 등 어업 형태가 바뀌는가 하면 여름철 다시마 생산이 감소하면서 다시마를 먹이로 주고 있는 전복 어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바다 온도 상승 징후 뿐만 아니다. 여수, 고흥, 완도를 중심으로 전남지역 261ha 해역에서 바다 사막화로 부르는 갯녹음 현상도 진행형이다.

국립수산과학원도 지난 20년간 평균 수치 3∼4도 높아지는 이상고온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경고 메시지를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인류의 기원인 바다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면서 발전하는 상생의 길은 있는가. 국내외 주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및 그린 테크놀로지 등의 장기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바다 온도 상승, 어떻게 해야하나=해양수산정책기술연구소 이인태 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를 크게 해수면·해수온도 상승, 해류변화 등 세 가지로 꼽았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연안이 침식하고 해수온도가 오르면 태풍이 세진다. 또 해류가 변화하면 어종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바다 온도 상승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관련 국내 데이터를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2008년부터 기후변화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응책을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바다 환경에 맞는 자료를 쌓아 ‘맞춤식 대책’을 내놓아야 하다는 것이며, 맞춤식 대책의 필요성의 한 예로 올 해 전남지역에서 4년 만에 발생한 적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적조가 자주 발생하는 해역의 특성에 따른 대책이 수립돼야 하고, 적조는 해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대응을 해야 한다”면서 “지역별로 특성을 맞춰 관리를 해야 하고, 여러 지자체를 따라 퍼진 적조는 광역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구온난화가 단시간에 끌 수 없는 불이라면 미리 대처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과 연구도 필요하지만 어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단기적인 전략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관 정현호 박사는 “에너지 절약, 폐기물 재활용, 환경친화적 상품 사용, 신에너지 개발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하는 전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외해양식기술을 개발해 눈에 보이는 피해를 줄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갯녹음에 멍든 바다 살릴 길은=갯녹음은 생명이 살 수 없는 ‘바다 사막화’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갯녹음에 멍든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도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하고, 조언했다. 해역별로 바다 생물이 사라져가는 원인을 분석해야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바다 생물 서식지를 확보하고, 갯녹음에도 버틸 수 있는 강한 종을 찾아내야 한다.

전남발전연구원 김동주 박사는 “갯녹음의 원인에 대해서는 오염물질 유입과 기후변화, 부문별한 어획, 해수의 순환 변화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서 “어떤 원인으로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먼저 밝힌 뒤 원인 요소를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에서는 바다의 모든 변화를 담은 자료가 100년치가 축적돼 있는데,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다”면서 “해수의 특성과 해양 생물종, 생물의 분포 등을 복합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갯녹음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도 국제갯벌연구센터 이경식 소장은 “갯녹음 상태에서도 살아남은 생명의 유전자를 연구해 고수온과 갯녹음에도 잘 살 수 있는 신품종을 만들어야 어민들의 단기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서 “갯녹음 현상이 일어난 곳은 바다숲 조성 등을 통해 치유하고, 새로운 환경에 강한 종을 육성해 아열대 기후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지구의 미래, 이대로 보고만 있을텐가=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지구적인 대책은 진행중이다. 하지만 각 나라별 상황이 다르고, 국제 기후협약 등이 대부분 강제성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과 발전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녹색경제’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이 모두 참여하고, 강제성이 부여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의 신규범(2020년 발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푸른광주21 장화선 사무처장 “향후 10년은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살아남 수 있는지를 결정하고, 향후 몇 세기의 지구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 온실가스 강제 감축국은 한국을 제외한 38개 나라인데 오는 2020년까지는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협약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과 예산을 늘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이 산업·발전분야에서 오염원을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 못지 않게 민간의 참여도 필요하다.

전남도 정금규 기후변화대응 담당은 “국민 10명 중 9명은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당장에 이득이 없다’는 이유로 실천은 하지 않는다”면서 “생활 속 CO2 줄이는 방법으로는 ‘사용하는 곳만 전등켜기’ ‘수도꼭지 틀어놓지 않고 세수나 양치하기’ ’가까운 거리는 걷기’ ‘정부 권장 실내온도 유지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지을·오광록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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