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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르네상스’를 위하여
2008년 04월 20일(일) 18:32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에는 요즘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건축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선두주자는 지난해 7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중국 국가대극원’. 천안문 광장 인근에 들어선 대극원은 연 건축 면적이 14만9천520㎡인, 말 그대로 세계 최대의 ‘오페라 하우스’다. 세계적인 건축가 폴 앙드뢰의 손에서 탄생한 티타늄 소재의 독특한 외형은 베이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극원이 시선을 끄는 것은 그 속에 담겨 있는 중국의 야심이다. 경제대국을 넘어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은 상하이 오리엔탈 아트센터, 퐁피두센터 상하이 분관 등을 발판으로 ‘차이나 르네상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문화발전 청사진을 담은 ‘국가 제11차 5개년 개발계획’(2006년∼2010년)으로 자국민들의 문화의식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 경쟁에서 이기려면 막강한 문화실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초·중·고학생을 대상으로 붓글씨, 산수화, 경전 등 전통 문화수업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 1조8천억원이 소요되는 ‘창의 문화도시 서울’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문화예술 창의 기반과 도시 인프라를 구축, 세계인들의 감성을 끌어당기는 서울만의 매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에겐 문화와 예술이 물과 공기처럼 흐르는 문화환경을 조성, 뉴요커와 파리지엥 못지 않는 ‘서울시민‘을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서울시민들의 문화 마인드를 살찌우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세계는 지금 문화를 동력으로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화도시 전쟁’이 한창이다. 주요 도시들은 ‘한번쯤 가보고 싶은’ 인프라는 물론 시민들의 문화지수를 높이는 정책을 개발, 도시의 품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문화는 단지 유형의 ‘상품’만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양식, 가치관, 미의식, 철학, 이미지 등 ‘보이지 않는 가치들’의 합(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주는 어떤가? 아시아의 문화수도를 지향하지만 문화환경은 척박하기만 하다. ‘2007년 문예연감’(한국문화예술위원회刊)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에서 개최된 공연행사는 총 251건. 서울(2천678건), 경기(481건), 부산(387건), 대구(327건), 전북(261건)에 이어 전국 6위 수준이다. 문화환경의 제1척도인 전시행사 역시 대구(632건), 부산(380건)에 크게 못미치는 171건으로 ‘미술의 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문화 광주를 갈망하는 목소리는 뜨겁다. 하지만, 아시아문화전당이나 비엔날레 등 ‘홀리기 이벤트’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문화도시의 매력을 갖추려면 풀뿌리 문화환경도 풍성해야 한다. 화려한 볼거리 만으로는 ‘광주 르네상스’의 생명력이 짧기 때문이다.
/박진현 문화생활부장·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