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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골프 황제 |2022. 04.12

어제 끝난 ‘2022년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의 힘들어 하는 표정이 TV 중계 화면에 자주 잡혔다. 굴곡이 심한 오거스타 코스를 도는 그의 발걸음은 예전 같지 않았다. 절뚝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릎을 굽히지 못해 그린에서 퍼팅 라인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지난해 자동차 사고의 후유증인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당시 두 …

칼의 의미 |2022. 04.11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준장 진급자에게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三精劍)을 직접 수여했다. 대통령이 갓 ‘별’을 단 준장(准將) 진급자에게 칼을 준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새겨진 삼정검을 국방부 장관이 준장 진급자에게 수여해 온 게 관례였다. 대통령은 그동안 중장(中將) 진급자에게만 삼정검에 수치(綬幟·끈으로 된 깃…

화가의 기부 |2022. 04.07

지난해 가을 이민 작가로부터 처음 ‘기부’ 이야기를 들었을 때 1억 원이라는 액수에도 깜짝 놀랐지만, 인상적인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가지고 있던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을 새롭게 제작한 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사실이었다. 또 하나는 동료 작가나 예술 단체 등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한…

세 번째 코로나 봄 |2022. 04.06

“갯벌에 봄이 찾아왔다는 걸 무엇으로 알 수 있나요?” 얼마 전 보성 벌교 인근 갯벌을 찾았을 때 한 주민에게 물었다. 주민의 대답은 ‘찔렁게’였다. 그곳에서는 칠게를 ‘찔렁게’라고 부른다. 눈길을 갯벌로 돌려보니 많은 칠게들이 눈에 띄었다. 두 발로 부지런히 뭔가를 집어먹으면서 가끔씩 기지개를 켜듯 만세 동작을 반복했다. 긴 겨울잠을 자고 나온 칠게들의 …

디지털 금융 소외 |2022. 04.05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첫 구절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로 시작한다. 세상이 많이 바뀌고 쏜살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노인이 살아갈 만한 나라가 아니다는 의미다. 노인은 지혜와 경험을 가진 현명한 사람인데, 세상은 지혜로운 노인이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 …

혐오 |2022. 04.04

영화 ‘히든 피겨스’(2017년)는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소련이 한발 앞서 우주인을 배출하자 미국은 부랴부랴 뛰어난 천재들을 국립항공우주국(NASA)으로 불러 모은다. 천부적인 수학 능력을 갖춘 캐서린 존슨을 비롯해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등이 우주 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흑인 여성들…

최고의 관직 |2022. 04.01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라는 명칭은 역사적으로 갑오개혁 이후 영의정이 총리대신이 된 것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왕 아래 최고위 관직이었던 영의정에 대한 일화는 무수히 많다. 조선시대 명재상으로는 황희, 유성룡, 맹사성, 채제공 등 여러 명을 들 수 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비춰 최고의 영의정을 꼽으라면 단연…

도시계획의 실패 |2022. 03.31

어쩌다가 광주는 온통 고층 아파트로 뒤덮인 도시가 됐는가. 서울의 아파트는 어찌하여 평범한 직장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살 수 없는 초고가 주거 공간이 돼 버렸는가. 인구 정체인 지방 대도시와 북적이는 수도 서울은 왜 똑같은 부동산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난 10여 년간 급증한 주거 비용이 과연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는지부터 살펴봐…

청와대 |2022. 03.30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가 국정 이양 시기와 맞물려 논란의 중심에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이자 관저를 넘어 당대의 정치 권력과 시대정신 등이 구현된 역사적 장소다. 또한 백악관과 엘리제궁이 각각 미국와 프랑스를 상징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로 불린 것은 제2대 윤보선 대통령 때였다.…

정치적 리더십 |2022. 03.29

세계 제2위의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의 무력 침공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44)은 “내게 죽음을 두려워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의 해외 망명 제의를 거부하며 결사 항전을 선언, 대러 항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는 군용 티셔츠 차림으로 한 달 동안 69개의 대국민 영상, 그리고 …

장례 |2022. 03.28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고분 가운데 무덤의 주인이 밝혀진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매지권(買地券)에는 피장자가 무령왕과 왕비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고, 장례 방식과 기간이 수록돼 있다. 매지권은 무덤을 쓸 땅의 신(地神)에게 금전을 제공한다는 내용과 망자의 생몰 연대 등을 새겨 놓은 석판(石板)이다. 거기에는 무령왕이 523년 5월 7일 사망해…

진보는 나선형 |2022. 03.25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참 지났지만 주변에는 아직도 텔레비전을 켜기가 싫고 신문을 보기가 두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사적 모임에서도 정치 관련 이야기는 금기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지지한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선거 결과가 가져온 집단 트라우마로, 상실감과 허탈함을 넘어선 또 하나의 감…

그림책 친구 |2022. 03.24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들춰 보는 그림책이 있다. 다비드 칼리와 세르주 블로크의 ‘나는 기다립니다’. 인간의 크고 작은 ‘기다림의 무게’를 실물 형태의 ‘붉은 끈’과 펜 그림으로 표현해 낸 책이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당신과 나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다비드 칼리의 또 다른 책 ‘완두’와 함께 좋아하는 그림책이라 선…

탐매(探梅) 여행 |2022. 03.23

요즘 젊은이들이야 봄꽃하면 벚꽃을 떠올리지만 예부터 봄꽃의 대명사는 매화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이맘때쯤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는 봄의 전령사다. 선비들이 좋아한 사군자인 ‘매난국죽’(梅蘭菊竹)은 각기 계절을 대표하는데 봄을 상징하는 매화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대 교정에 있는 대명매(大明梅)가 활짝 피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대명매는 162…

DJ 하루키 |2022. 03.22

“끊임없는 가치 판단의 축적이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갑니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그림일 수도 있고 와인일수도 있고 요리일수도 있지만 내 경우는 음악입니다. 그런 만큼 정말로 좋은 음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에세이집 ‘잡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