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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이름 없는 별들 |2020. 11.03

“삼가 이 한편을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쓸어진(쓰러진) ‘이름 없는 별들’ 앞에 바치나이다.” 1959년 11월 3일, 광주를 비롯한 전국 8대 도시에서 의미 있는 영화 한편이 동시에 개봉된다. ‘이름 없는 별들’. 영화는 1929년 광주학생 독립운동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을 상징하는 ‘이름 없는 별들’에게 바치는 헌사(獻詞)로 시작한다. 김강윤 감독의 데뷔작…

항미원조 |2020. 11.02

한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의 역사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엔 무려 8천만 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한국전쟁은 북한이 한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남북 간의 내전일 뿐”이라고 주장해 온 국민의 분노를 샀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 70주년을 맞아 “1950년 6월 2…

병역 거부 |2020. 10.30

우리는 대부분 병역 의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병역은 헌법이 정한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데, 국가 존립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신성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하지만 진정 신성하다고까지 믿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납세도 국민의 의무지만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탈세를 하는 이들이 많고, 병역 또한 가능하면 피하려고 하다 보니 아직도 비리가 여…

도시재생 유감 |2020. 10.29

15년 전인 2005년 대한민국은 이른바 ‘황우석 사태’로 크게 몸살을 앓았다.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와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 팀이 미국 사이언스지에 제출한 논문이 조작됐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사람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를 복제하고, 이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했지만, 그 배아줄기세포는 결국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

상생 |2020. 10.28

‘상생’(相生)은 두 가지 또는 여럿이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요즘 지역 언론에서도 ‘상생’이라는 단어는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광주·전남 상생’이 바로 그것이다. 광주와 전남은 애초 한 뿌리라는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여 그동안 줄곧 상생 협력을 이뤄 왔다. 민선 6기에는 광주·전남 상생 협력의 구심점이 될 광주·전남 상생발…

정치와 싹수 |2020. 10.27

씨앗을 심으면 싹이 터 나온다. 땅 밑에서 지상으로 처음 나오는 잎은 떡잎이다. 떡잎을 보면 곡물이나 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것인지 여부를 점칠 수 있다. 단단하거나 연둣빛 색깔이 선명할수록 좋은데,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 잘 될 가능성이나 징조를 이르는 ‘싹수’가 들어간 표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싹수…

‘코로나 장발장’ |2020. 10.26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1802~1885)가 1862년에 발표한 세기의 명작이다. 한 인간의 가혹한 운명을 모티브로 역사·철학·종교 등 묵직한 주제를 다뤘으며 그동안 영화나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창작됐다. 죄와 용서, 사랑과 우정, 사회적 부조리와 인간애 등 소설에 담긴 사유와 가치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준다. 가난한 노동자였던 …

엇갈린 꿈 |2020. 10.23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축소한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금 ‘포스트 시즌’(최종 우승 팀을 가려내기 위해 실시하는 경기)이 한창이다. LA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우승을 다투고 있는데, 이들 팀에는 커쇼나 벨린저 등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다. 하지만 더욱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쿠바 출신인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다. MLB 최저연봉(56만 달러)의 무명…

‘손 그림’ 영화 간판 |2020. 10.22

나의 첫 영화관 경험은 지금은 없어진 ‘천일극장’이었던 것 같다. 여기서 봤던 영화 중 기억에 남는 건 열세 살 소년 가장의 이야기가 슬펐던 ‘엄마 없는 하늘 아래’다. ‘로보트 태권 V’ 등 만화영화 주제가를 따라 부르며 영화에 빠져들었던 추억도 있다. 현재의 한미쇼핑 자리에 있던 시민관이나 천변에 있던 현대극장도 떠오른다. 학창 시절, 시험이 끝나면 항…

사모 펀드 |2020. 10.21

펀드는 크게 공모 펀드와 사모 펀드로 나뉜다. 투자금을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느냐 아니면 소수(보통 50인 이하)로부터 받느냐로 구분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펀드는 지금까지 두 번 열풍이 분 적이 있다. 1999년 현대증권이 내놓은 바이코리아 펀드에는 4개월 만에 10조 원이 모였고 설정액이 최고 18조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듬해 IT버…

우리말 대체어 |2020. 10.20

일본 작가 미우라 시온의 소설 ‘배를 엮다’는 한 권의 사전을 만들기 위해 15년간 열정을 쏟는 편집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행복한 사전’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사람은 사전이라는 배를 타고 어두운 바다 위에 떠오르는 작은 빛을 모으지. 더 어울리는 말로 누군가에게 정확히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편집자 아라키는 ‘사…

광장의 몰락 |2020. 10.19

존 F. 케네디 미국 35대 대통령이 1963년 11월 22일 암살된 이후 워싱턴에서 진행된 나흘간의 국장(國葬)은 당시 미국 사회의 통합과 공동체 재건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대 최고의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로 당시 국장을 지켜봤던 조지프 캠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의 일원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

선상 결혼식 |2020. 10.16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비 신랑 신부들만큼이나 막막한 이들도 없을 것이다. 결혼식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식을 생략한 채 동거에 들어간 커플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저소득층이다. 예년 같으면 지자체마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부부를 대상으로 무료 결혼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결혼 특히 노총각·노처녀의 혼인 문제는 조선시대에도 왕이 …

공정과 균형발전 |2020. 10.15

지난 2010년 국무총리실이 국민 1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열 명 중 일곱 명꼴로 대부분(전체의 73.8%)이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공정한 기회 보장 및 경쟁이 안 되고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80%를 넘었다. 8년이 지난 2018년 2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여…

아전인수 |2020. 10.14

과거 농경사회에서 농사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만 의존했다. 빗물에 의지해 경작하는 천수답(天水畓)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농사를 망치는 일이 허다했다. 이 때문에 남의 논물을 몰래 빼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여기에서 유래된 사자성어가 ‘아전인수’(我田引水)다. 자기 논에 물을 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을 자기에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