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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합장(合掌) 논란 |2019. 05.27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우리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자기 신앙이 있다고 한다면 그 신앙의 그릇에 다른 사람의 신앙을 담아내야 한다.” 강원용 목사(1917~2006)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종교 간 대화 운동이다. 1963년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설립한 고인은 교단 내 벽을 허물고, 종교 …

포스트맨 |2019. 05.24

‘우체부 조셉 롤랭’이라는 고흐의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1889년 고흐가 프랑스 아를에 머물 때 그린 우체부 초상화다. 자신의 귀를 자르는 등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고흐에게 일생을 통틀어 마지막까지 남아 준 두 사람이 있었는데, 고흐의 친동생 테오와 우체부 조셉 롤랭이 바로 그들이다. 고흐와 떨어져 지내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테오, 고흐…

전남의 신성장 |2019. 05.23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의 ‘신성장 이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노동과 자본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보는 전통 경제학과는 달리 연구·개발(R&D)로 축적된 기술과 인적 자본 및 혁신이야말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전통 경제학에서의 생산 3요…

젠더 갈등 |2019. 05.22

두 살 터울의 딸과 아들이 차안에서 말다툼을 했다. 대학 1학년인 남동생이 군복무에 대해 썩 내키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복무 기간이 18개월밖에 안 되는데 뭘 그러냐”고 한 누나의 말이 화근이 됐다. 동생은 “그러면 니가 가지 그래”라고 반말로 응수하며 화를 냈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20대 젊은이들의 젠더(성별)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겠구…

루브르 피라미드 |2019. 05.21

미국 소설가 댄 브라운이 지난 2003년에 쓴 ‘다빈치 코드’는 시작과 끝이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데, 바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다. 기호학 교수인 랭던은 우연하게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사건 현장에 남겨진 기호를 단서 삼아 누명을 벗기 위한 여정을 이어 간다. 그리고 그 뒤를 경찰이 뒤쫓는다. 이 소설은 2006년에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흔들리는 재킷 |2019. 05.20

서기 676년 중국 당나라의 사찰 제지사(制止寺)에서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절 마당에서 펄럭이는 깃발을 두고 사람들이 두 패로 나뉘어 시비가 붙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깃발이 흔들린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바람이 흔들린다’고 맞섰다.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이 나지 않자 사람들은 때마침 이 절에 묵고 있던 선종(禪宗)의 대종사 혜능(慧能)…

5·18 시나리오 |2019. 05.17

‘5·18 사전 기획설’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품어 왔던 의혹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장세동이 있다. 전두환의 최측근이자 특전사 작전참모였던 그가 5·18 1주일 전인 1980년 5월 10일쯤 광주에 와서 27일까지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한 그의 행적은 아직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왜 비밀리에 광주에 왔고 어떤 작전을 수행했을까?…

‘광주’를 기억하는 법 |2019. 05.16

전시장 책상에 놓인 엽서 중 한 장을 선택하고 펜을 들었다. 수신인은 서울 사는 친구.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 대신 손글씨로 엽서를 쓰려니 영 어색했다. 나중에 차분히 쓰자 싶어 ‘오월 광주 옛 전남도청’ 소인이 찍힌 엽서를 챙겨 들고 밖으로 나왔다.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 가면 ‘오월 안부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다. 전남도청, 전일빌딩 등 ‘광주’를…

민생 국회 |2019. 05.15

대한민국 국회가 수개월째 ‘공전’(空轉) 중이다. 20대 국회는 출범부터 ‘민생(民生) 국회’를 외쳤고,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3당 대표들은 갈등의 구시대적 정치를 한국 정치사에서 영원히 종식시키겠다고 했지만, 모두 구두선(口頭禪)에 그쳤다. 민생은 여전히 뒷전이고 갈등의 구시대적 정치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국회는 일반 국민의 생활이나 생계 등…

‘문빠’와 ‘달창’ |2019. 05.1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이라 지칭했다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문빠는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과 열렬한 지지자를 뜻하는 ‘빠’를 합친 말이다. 달창은 ‘달빛 창녀단’의 준말이다. 극우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 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은어로 여성 비하의 의미도 담고 있다. 나 원내대표…

송가인 |2019. 05.13

얼마 전 막을 내린 트로트 오디션 ‘미스 트롯’이 장안의 화제다. 지난 2일 최종회 시청률이 평균 18.1%로 종편 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을 기록했다. 가요계의 비주류인 트로트를 무명 가수들의 오디션 방식으로 풀어 낸 이 프로그램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추억과 감동을 안겨 주었다. 비단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도 편곡과 같은 다양한 변주를 통해 트로…

삭발 |2019. 05.10

헤어스타일은 사람의 머리 모양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용모와 첫인상까지 좌우한다.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대에도 머리 모양은 패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에 반해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미는 삭발은 아름다움을 포기한 행위로, 결연한 의지의 표출 혹은 세속적인 삶과의 결별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

흑산도 엘레지 |2019. 05.09

수많은 공전의 히트곡을 남긴 국민 가수 이미자 씨가 올해 가수 데뷔 60년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소식이다. ‘동백 아가씨’를 비롯해 ‘섬마을 선생님’ 등 그녀의 노래들은 사랑·이별·그리움 등을 담아내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애절한 가사와 곡조를 타고 전해지는 명징한 목소리는 단연 압권이었다. 이미자의 이름 앞에 붙어 다니는 수식어로 ‘엘레지의 여왕’…

광주 ‘대표 음식’ |2019. 05.08

광주에는 특정 음식점들이 모여 거리를 형성한 곳이 많다. 유동 오리탕 골목, 송정동 떡갈비 골목, 지산동 무등산 보리밥집이 있다. 오리탕 골목은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70년대 유동 옛 광주고속 터미널 앞에 식당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은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유독 오리탕이 주 메뉴로 뜬 것은 들깨 향의 진한 국물과 푸짐한 미나리가 미식…

71년 만의 해원(解寃) |2019. 05.07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과 마래 2터널을 잇는 해안도로변을 주의 깊게 살피면 ‘만성리 형제묘’가 눈에 띈다.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자리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한글로 ‘형제묘’라 쓰인 돌비와 한자로 ‘원혼비’(寃魂碑)라 쓰인 작은 나무 비를 만나게 된다. 봉분은 제대로 형태를 갖추지 못해 펑퍼짐하다. 이곳에는 1949년 1월 13일, 군인들에게 학살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