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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빵과 서커스 |2021. 06.27

고대 로마의 지배층은 도시의 부를 장악한 부유층이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이 쌓아 올린 막대한 부의 모퉁이를 허물어 대규모 공공건물을 지었다. 로마 곳곳에 목욕탕·극장·도서관을 지어 기증하거나, 상하수도와 도로 등을 건설해 도시를 정비하기도 했다. 또한 굶주린 시민들에게 수시로 식량을 나눠 주고 검투사 경기를 오락물로 제공함으로써 민심을 얻었다. 오늘날 에…

21세기 질병 |2021. 06.25

한때 배가 나오거나 살이 찐 사람을 부러워하던 시기가 있었다. 6·25전쟁 이후 먹고사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시기에는 살집이 좀 있는 사람이나 덩치 큰 사람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부 국가의 남성은 아직도 약간 배가 나오고 피부 톤이 밝아야 인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살이 과도하게 찐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인식이 바…

함바와 재개발 |2021. 06.24

함바(飯場)라는 단어가 있다.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간이식당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일제는 과거 한반도를 집어삼킨 뒤 일본 기업과 일본인에게 이권을 주기 위해 곳곳에 대규모 공사판을 벌였다. 그리고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식사를 위해 함바를 지어 운영했다. 해방된 지 76년이 지났지만 함바라는 말은 여전히 살아 있다. 함바를 운영하…

지방의회 30년 |2021. 06.23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이름으로 부활된 지방의회는 30년간 민의의 소통 창구 및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 등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여전히 함량 미달의 일부 지방의원들의 물의가 이어지면서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방의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민주당 위기론 |2021. 06.22

‘민주당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역전당한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30대 이준석 대표 체제를 만들어 내면서 변화와 혁신을 선점한 상황이다. 특히 전국 각 지역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 열풍이 거세지…

고래 |2021. 06.21

고래잡이를 모티브로 한 장편소설 ‘모비 딕’(1851)은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다.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은 향유고래에게 받혀 침몰한 포경선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다. 흰고래인 ‘모비 딕’은 ‘백경’(白鯨)으로도 번역되는데 한편으로는 ‘자연’이나 ‘신화’를 상징한다. 에이허브 선장은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뒤 오로지 ‘모비 딕’이라는 고래를 잡기 위해…

카타르 가는 길 |2021. 06.18

브라질·독일·이탈리아·아르헨티나·스페인. 월드컵 본선대회 단골 출전국이자 매번 우승을 다투는 축구 강국들이다. 이들 나라에 이어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세계에서 단 여섯 개 국가만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기록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인 셈이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지만 그동안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과…

할머니 전성시대 |2021. 06.17

오랜만에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찾아보았다. 할머니의 그림은 언제 봐도 편안하고 사랑스럽다. 76세 되던 해, 손자의 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안나 마리 로버트슨 모지스 할머니는 101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행복한 화가’로 살았다. 할머니가 남긴 그림은 1000여 점이 넘는다. 대표작 ‘설탕 만들기’는 14억 원에 팔렸다. …

‘남도한바퀴’ |2021. 06.16

전남 지역 관광지를 광역 순환버스로 둘러보는 ‘남도한바퀴’라는 상품이 첫선을 보인 것은 2014년 5월이었다. 전남도와 금호고속이 손을 잡고 내놓은 일종의 시티투어 상품인데 이후 전남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됐다. 한 지역만 관광하는 시티투어만 있던 시절, 버스 한 대로 여러 시군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45…

‘방랑 식객’ |2021. 06.15

지난 2017년 7월 27일부터 이틀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간담회. 이때 식탁에 오른 황태절임과 바지락비빔밥은 임지호 셰프가 자신의 철학을 담아 선보인 음식이었다. 한겨울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황태와 각자를 존중하며 하나를 이루어 내는 비빔밥처럼,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상생’하면서 ‘공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

줄과 사다리 |2021. 06.14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가 있다. 사다리를 타거나 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둘 다 똑같이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줄은 하늘에 기원을 두고 사다리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점이 첫째다. 줄은 누군가 은혜롭게 내려 줘야 하지만 사다리는 자신이 수고해 가며 세워야 한다…

가사 도우미 |2021. 06.11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부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출근 시 애를 맡아 줄 사람이 있다면 천운이다. 흔히 친인척을 찾거나 그도 안 되면 가사 도우미를 구하는 게 보통이다. 가사 도우미는 아이를 돌봐 주고 집안일을 대신해 주는 등 그 중요도만 놓고 보면 가족 구성원과 다를 바 없다. 도우미는 과거 식모로 불렸을 만큼 천시받거나 차별…

관료제 |2021. 06.10

정부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다른 부처 장관이 기재부 사무관에게 직접 연락해 정책과 사업을 논의할 정도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또한 기재부 담당 공무원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서니 이른바 ‘갑중의 갑’인 셈이다. 담당 직원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기재부 공무원들은 국가 곳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 엘리트라는 자부심도 강하다. …

변화맹시(變化盲視) |2021. 06.09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현재 여권의 위기 상황을 ‘변화맹시’(變化盲視, change blindness)라는 한마디 말로 규정했다. ‘변화맹시’는 주변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선행적 경험이나 주관적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해 의도적으로 한 부분을 변화시켜도, 눈앞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여당인 더불…

이준석 돌풍 |2021. 06.08

오는 11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준석 돌풍’의 현실화 여부다. 그는 예비경선을 압도적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타 후보에 비해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본선은 예비경선과는 달리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이 30%로 줄어들고 당원 투표가 70%나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