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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잡지 ‘샘터’ |2019. 11.07

“비록 갇혀 있는 처지이지만 사회에 남아 있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겠습니다. 반드시 샘터를 계속 내 주십시오.” 서울 ‘샘터’ 본사로 어느 재소자가 보낸 장문의 편지 중 일부다. ‘샘터’ 홈페이지에 실린 김성구 발행인의 글 ‘약속’에 등장하는 사연들을 읽는데 마음이 싸해졌다. 잡지 ‘샘터’ 홈페이지에 6일 올라온 ‘2020년에도 샘터는 계속 발행됩니다’라는…

약무호남 시무독도 |2019. 11.06

울릉도·독도 개척사에서 전라도 사람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 조정은 왜구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섬을 비우게 하는 ‘쇄환정책’(刷還政策)을 추진했다. 섬 주민을 뭍으로 이주시키는 정책에 따라 울릉도도 조선 전기 이후 빈 섬이 됐다. 하지만 거문도·초도 등 여수와 고흥을 중심으로 한 전라도 뱃사람들은 해마다 춘삼월이면 쿠로시오 해류…

자전거 사랑 |2019. 11.05

40대 남성 K씨는 평소 가까운 데는 자전거를 타고 오간다. 주말에는 광주천변을 따라 화순 너릿재 옛길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한다. 고갯길은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기에 자전거를 타기에 좋다. 그렇게 그는 자전거 타기를 통해 나름 하체 단련 등 건강을 챙긴다. 순천시를 찾은 젊은 여행자라면 ‘온누리’라는 이름을 붙인 무인 공공 자전거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

대중의 각성 |2019. 11.04

대중이 ‘깨어남-각성(覺醒)’에 이르기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사회를 지탱해 온 기존 운영 방식이 잘못되어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가 생겨야 한다는 사실을 대중이 깨닫기 위해선 ‘폭발력과 상징성이 있는’ 사건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대중이 각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 운영 시스템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선 기존에 사회를 유지해 왔던 힘…

황금빛 공을 잡아라 |2019. 11.01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이 2019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다. 그는 UEFA 챔스리그 8강전에서 혼자 세 골을 넣으며 우승 후보 맨시티를 격침시키고 팀의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고 대회 골든볼의 주인공이 된 이강인도 21세 이하 선수들에 주는 발롱도르 ‘코파 트로피’ 후…

검찰 개혁 2 |2019. 10.31

대학 졸업 후 친구 몇몇이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갔다. 대학에서도 오로지 법전만 파고 살았던 이들은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3~5년 만에 ‘바늘구멍’을 모두 통과했다. 합격 후 사법연수원에 들어감과 동시에 이들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수 있게 됐을 정도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곳곳에서 ‘맞선’ 요청…

‘광장 정치’ |2019. 10.30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로 대한민국이 좀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여전히 시끄럽다. ‘조국 사수’와 ‘조국 퇴진’ 두 진영으로 나뉘어 팽팽한 세 대결을 벌였던 광장의 목소리도 잦아드나 싶더니 또다시 시작이다. 조국 장관이 물러났는데도 여전히 한쪽에서는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를, 또 한쪽에서는 ‘공수처 반대’와 ‘문재인 대통령 퇴진’까지 주장하며 세 대결을 펼…

‘설리 법(法)’ |2019. 10.29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25·최진리)의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혐오성 악플(악성 댓글)의 폐해를 막기 위한 입법 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최근 인터넷 준실명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개정안은 댓글 아이디의 풀네임·IP를 공개해 온라인 댓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

논공행상 |2019. 10.28

조선의 선조는 7년에 걸친 임진왜란이 끝나자 공적에 따라 상을 내리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을 단행한다. 이에 따라 이순신을 비롯해 권율·원균 등 모두 18명이 선무(宣武) 공신의 칭호를 받았다. 선무 공신은 무공을 세운 공신을 뜻한다. 문제는 칠천량해전에서 조선의 수군을 궤멸에 이르게 했던 원균이 이순신과 동일한 급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

배 추 |2019. 10.25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는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이다. 배추는 애초 지중해 채소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추와 관련된 중국 문헌의 기록들은 기원전 주·한·진나라 시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나라 시대 ‘남방초목상’의 기록이 최초이고, ‘제민요술’에는 배추 심는 법이 적혀 있다. 이 기록들에 따르면 7세기 …

귀로 읽는 책 |2019. 10.24

소극장 무대 위.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대신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다. ‘입체낭독극장’ 무대에서 배우들이 차분히 읽어 나간 작품은 칼국수집 딸이었던 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칼자국’(소설집 ‘침이 고인다’ 수록)이었다. 칼국수집 ‘맛나당’을 운영하며 가족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였던 엄마의 장례식장을 지키는 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억척스럽지만…

○○찬스 |2019. 10.23

로마시대 최고의 전성기를 ‘오현제(五賢帝) 시대’라고 한다. 네르바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까지 다섯 명의 현명한 황제가 다스리던 시기(서기 98~180년)다. 에드워드 기번이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 흘렀던 시기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태평성대의 비결 가운데 하나는 부자 세습이 아닌 양자 상속에 있었다. 오현제 시대를 연 네…

금동신발 |2019. 10.22

마치 종이를 오려낸 듯하다. 투조(透彫)기법으로 구리판을 자유자재로 도려내 다양한 무늬를 형상화했다. 자세히 보면 반복되는 육각형 모양 속에 여러 가지 문양이 넝쿨처럼 디자인돼 있다. 봉황, 기린, 인면조(人面鳥)와 같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압권은 왼쪽 금동신발 등에 달린 용머리 장식이다. 지난 주말, ‘나주 복암리 정촌고분-마한사람들, 큰 무덤에 함께…

노벨위원회의 통찰 |2019. 10.21

“김대중은 강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인권을 제약하는 기도에 대항하는 보편적 인권의 수호자로 동아시아에서 우뚝 섰다. (중략) 김대중은 햇볕정책을 통해 남북한 사이에 50년 이상 지속된 전쟁과 적대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북한 방문은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는 과정에 주요 동력(動力)이 됐다. 이제 한반도에는 냉전이 종식되리란 희망이 싹…

‘3무’ 축구 |2019. 10.18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 교류의 물꼬는커녕 무관중, 무중계, 무득점의 ‘3무(無)’ 경기로 진행돼 실망이 컸다. 외신들도 ‘텅 빈 관중석 앞에서 열린 기이한 경기’ ‘가장 비밀스러운 월드컵 예선’ ‘기괴한 경기로 결과는 부차적이었다’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계방송이 없는 ‘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