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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감염병 리더십 |2020. 03.27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이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이 평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국가 간 분쟁이 많았던 시기에는 전쟁에서의 리더십이 강조됐다. 자연히 위대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겨 국가를 지켜야 했고, 승리를 위해서는 지형과 기후·날씨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다. 승승장구하며 세계 역사를 바꿔 나갔…

‘쓰레기책’을 읽고서 |2020. 03.26

어제 시내 카페에서 오월 관련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작가와 기획자를 인터뷰하며 커피를 주문했다. 원래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일회용 컵에 음료를 내준다는 설명이 있었다. 기획자는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냈고 나도 텀블러에 커피를 받았다. 요즘에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마…

‘동학개미운동’ |2020. 03.25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상실감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개인 주식투자자(개미)들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주가가 한 달 사이에 30%가량 폭락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이전에도 주가 대폭락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단기간에 급락한 경우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

아름다운 행동들 |2020. 03.24

“빛바랜 천으로 만든 마스크/ 마스크를 못 사는 국민들에게 보탬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손수 바느질했다는 83세 할머니는/ 그렇게 만든 20여 개의 마스크를 수줍게 전달하고 사라졌습니다.” 최근 해외문화홍보원이 유튜브에 올린 홍보 영상 ‘참 이상한 나라’(Korea, Wonderland)의 도입부다. 지난 17일 올려진 4분11초 길이의 이 …

만병통치약 |2020. 03.23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고통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병(病)은 조금 결이 다르다. 약으로 고치거나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세상에는 만병통치약에 대한 갈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명의 허준(許浚)을 둘러싼 설화에 만병통치약이 등장한다. 조선 철종 때의 야…

감정의 해방구 |2020. 03.20

멈췄다. 모든 경기가. 코로나19 광풍으로 스포츠 경기는 지금 ‘올 스톱’ 상태다. 유럽에선 축구 리그가 모두 중단됐고 유로2020도 연기됐다. 손흥민은 오랜 부상에서 회복해 토트넘에 복귀했지만 뛰지 못하고, 이강인의 소속 팀 발렌시아는 선수단의 35%가 확진 판정을 받아 뒤숭숭하다. 구단들은 “수입도 건강만큼 중요하다”며 시즌 강행 욕심을 드러내지만, 이…

‘빛나는 광주’ |2020. 03.19

현대 도시계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아마도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일 것이다. 그는 거주·여가·노동·교통 등 네 가지 도시 기능을 한곳에 모으는 방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그가 활동한 1920년대 도시는 밀집에 따른 환경의 악화, 계급·계층 간 분열, 범죄 및 질병 등으로 외곽 개발이 본격화됐던 시점이었다. 그는 주변 확장이 아…

권리당원 |2020. 03.18

당원(黨員)은 정당에 소속된 사람, 즉 정당의 구성원이다. 정당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당원은 크게 진성당원(眞性黨員)과 일반당원으로 분류된다. 진성당원은 당비를 납부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당원을 말한다.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는 진성당원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으로, 미래통합당은 책임당원이라는 이름으로 달리 부른다.…

전략적 선택 |2020. 03.17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진보 진영의 심장 역할을 했던 호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각종 전국 선거에서 전략적 선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 왔다. 2002년 영남 후보 노무현을 선택, 기적 같은 정권 재창출을 이뤄냈고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바람의 핵심 동력이 됐다. 18~19대 총선에서는 거대한 보수 여권에 맞서는 방파제 역할을 했…

옥중 편지 |2020. 03.16

고통은 인간이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제 가운데 하나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역경을 이겨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인들 중에는 특히 유배와 수감이라는 역경을 헤쳐 온 이들이 많다. 강제로 힘든 고립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유배와 수감은 그러나, 세상과의 절연을 통해 본래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

빈자일등(貧者一燈) |2020. 03.13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은 수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선뜻 쾌척하고, 보통 사람들도 돼지저금통을 털어 나온 동전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진정한 기부와 정성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일화로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빈자일등’이 유명하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은 ‘가난한 자의 등불 하나’라는 뜻이다. 불경인 ‘현우경’(賢…

아무튼, 일상 |2020. 03.12

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클래식 방송을 들으시네요?” 보통 다른 기사들은 교통방송을 듣는 경우가 많기에 건넨 말이었다. 그는 클래식 방송이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며칠 전에도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전곡을 들었으니 이만한 호사가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오늘은 어떤 음악이 나올까 …

마스크 |2020. 03.11

마스크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대 로마시대다. 필리니(서기 23~79년)라는 박물학자는 유해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동물의 방광으로 만든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중세에는 콜레라와 흑사병 등 질병 예방용으로 사용됐다. 효과는 알 수 없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는 새 부리 모양의 마스크가 등장한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원나라 궁정의 시종들이 수건…

매화를 보다 |2020. 03.10

뒤안의 고매(古梅)에 붉은 꽃망울이 점점이 맺혀 있다. 집을 에워싼 대숲은 꽃과 대조적으로 초록 빛깔이다. 마당에 선 소년은 대나무를 쪼개 만든 홈통을 타고 바위로 떨어지는 물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맑은 물소리, 바람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목운(木雲) 오견규(74) 화백의 수묵담채화 ‘개울물 소리를 듣다’라는 그림 속 풍경이다. 작가는 화제(畵題)로…

종교의 사회적 의무 |2020. 03.09

신정국가(神政國家)를 표방하는 중동의 이란, 이라크, 사우디 등지에서 무슬림(신에게 항복한 사람)들은 신의 뜻에 따라 훌륭하고 책임 있는 생활을 하기 위해 다섯 가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른바 ‘이슬람의 다섯 기둥’이 그것이다. 첫 번째는 ‘샤하다’. “신 이외의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알라의 예언자다”라는 신앙 고백을 암송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