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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아! 백범 김구 |2019. 08.19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드높여 과시할 만한 휘황한 깃발이 아니었다. 쫓기고 쫓겨나고 뭍에서 뭍에서 이리저리 피난하며 가까스로 지켜 온 찢겨진 깃발이었다. 누더기였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내릴 수 없는,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투쟁의 상징이었다.” 김별아의 소설 ‘백범, 거대한 슬픔’은 위대한 인간이 운명처럼 맞서야 했던 역사적 행…

죽음의 계곡 |2019. 08.16

전국적으로 이름난 계곡이 많지만 광양 백운산 계곡만큼 크고 아름다운 곳은 드물다. 전남도가 ‘시원하게 빠져 보는 남도 여행’을 테마로 백운산 계곡을 7월 관광지로 추천한 것만 봐도 이곳이 피서지로서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백운산 계곡은 성불·동곡·어치·금천 등 4대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0여㎞에 걸쳐 남과 동으로 흘러내리며 기암괴석의 …

‘못난 조상’ |2019. 08.15

아주 오래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다큐 ‘낮은 목소리’(1995·변영주 감독)를 봤을 때 가장 마음에 남는 이는 김순덕 할머니였다. 조용조용한 성품의 할머니는 항상 웃는 얼굴에 늘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 그린 ‘그림’을 접하곤 마음이 착잡해졌었다. 꽃피는 어느 날,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

386 꼰대론 |2019. 08.14

요즘 유행하는 ‘꼰대 판별법’이 있다. “우리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바로 꼰대라는 것이다. 이러한 꼰대 판별법에 의하면 386세대들도 꼰대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386세대는 1960년대 태어나 19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다. 이들이 30대이던 1990년대 만들어진 말로, 50대가 된 지금은 이들을 가르켜 586이라고 부르지만…

동네 미술관 |2019. 08.13

그림 속에서 할머니 두 분이 햇빛을 가리기 위한 큰 모자를 쓰고 대파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한 분은 쭈그려 앉아 대파를 뽑는데 다른 한 분은 선 채로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작업을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간다. “허리 아픈디 앉아서 뽑지 그라요?” “앉아서 일하믄 무릎이 더 아픈께요잉-” ‘농부 화가’ 김순복(62) 씨의 그림에 담긴 농촌의…

투사(投射) |2019. 08.12

타인을 평가한다는 것은 결국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남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분명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비공개적으로, 그리고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이뤄지게 마련이어서 점수도 박한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은 원래 불완전한 데다, 평가라는 작업 자체가 ‘갑의…

방사능 올림픽 |2019. 08.09

올림픽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제 스포츠 축제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한데 모여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기량을 겨룬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젊은이들이 정정당당히 싸우는 스포츠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BC 77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된 고대 올림픽은 1896년 근대 올림픽으로 부활해 내년 도쿄에서 32회째를 맞…

무한의 가치, 섬 |2019. 08.08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영토 분쟁이 발생한 지역은 대략 60∼70곳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인도의 국경 분쟁과 인도·파키스탄의 카슈미르를 제외하면 대부분 섬과 관련돼 있다. 영국·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중국·베트남·필리핀의 난사 군도, 중국·일본의 조어도(센카쿠), 러시아·일본의 쿠릴 열도 등이 대표적이다. 섬이 뒤늦게 분쟁의 대상이 되는 이유…

표현의 부자유 |2019. 08.07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로 꼽히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강제로 중단됐다. 일본 정부 및 정치권의 압박과 극우 단체의 협박으로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함께 지키던 소녀상은 전시 사흘 만에 강제 철거되고, 해당 전시도 중지됐다. 이번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 그 후’라는 주제로 소녀상 등 일본 정부의 외압과 제재로 그동안 제대로 전시…

오만과 경쟁 |2019. 08.06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고질(痼疾)인 ‘오만병(病)’이 다시 도질 태세다. 경쟁 상대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로 바닥을 헤매면서 민주당 독점 구도가 다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내년 총선 ‘호남 싹쓸이’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과거의 공식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

‘가마우지 경제’ |2019. 08.05

중국 계림의 이강 인근에서는 예로부터 ‘가마우지 낚시’가 성행했다. 가마우지는 물새의 한 종류로, 부리의 끝이 구부러져 있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헤엄을 잘 친다. 낚시꾼들은 가마우지의 이런 특징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다. 목 아래 부분에 끈을 묶어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우려했던 대로 일본은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

페티켓 |2019. 08.02

애완동물 전성시대이다. 고양이와 개는 이미 노년 인생들의 자식을 밀어내고 반려동물의 자리를 꿰찼다. 아이들이 강아지를 기르자고 졸라도 좀체 들어주지 않았다. 굳이 하나를 기르라면 고양이보다 개를 택하겠지만 그마저 마뜩잖았다. 하지만 초등학생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말티즈 강아지를 서너 달 기른 적은 있다.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고양이는 어딘가 섬뜩한 …

누군가의 ‘처음’ |2019. 08.01

1920년 프랑스 파리. 6층 건물 창문에 서 있던 만삭의 여인이 몸을 던진다. 잔 에뷔테른(1898~1920)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고 만 것이다. ‘목이 긴 여자’를 주로 그렸던, 그녀의 남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는 바로 전날 세상을 떠났다. 아내를 모델로 한 ‘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

전남의 보물, 섬 |2019. 07.31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다. 3352개의 유·무인도가 있는데 이중 65%인 2165개가 다도해로 불리는 전남에 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섬으로만 이뤄진 곳은 신안·완도·진도 등 세 곳이다. 국내에서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은 ‘1004’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며 일찌감치 ‘천사 섬’이란 브랜드를 선점했다. 하지만 실제 섬 개수(個數…

한국영화의 명암 |2019. 07.30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지금까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모두 24편(한국 영화 18편, 외국 영화 6편)이다. 2003년 12월 개봉한 ‘실미도’(감독 강우석)가 처음으로 관객 1000만 명을 기록한 후 매년 1~2편씩 ‘천만 영화’가 탄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관객(1761만3682명)이 든 영화는 2014년 7월 개봉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