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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종교의 사회적 의무 |2020. 03.09

신정국가(神政國家)를 표방하는 중동의 이란, 이라크, 사우디 등지에서 무슬림(신에게 항복한 사람)들은 신의 뜻에 따라 훌륭하고 책임 있는 생활을 하기 위해 다섯 가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른바 ‘이슬람의 다섯 기둥’이 그것이다. 첫 번째는 ‘샤하다’. “신 이외의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알라의 예언자다”라는 신앙 고백을 암송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살…

야구장의 봄날 |2020. 03.06

“내 몸에는 다저스의 파란 피가 흐른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에서 20년간 감독을 맡았던 토미 라소다의 명언이다. ‘영원한 다저스 맨’인 라소다 감독은 박찬호의 양아버지를 자처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그가 지론처럼 야구에 대해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에겐 동업자가 둘 있다. 신과 미디어다. 신은 날씨 때문이다. 아무리 야구를 잘하면 뭐 하나…

외교 수난 |2020. 03.05

약소국이 감내해야 할 설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강대국은 아량·배려보다는 아집·독식에 더 익숙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협약을 체결하면서 불평등한 내용을 강제하는 등의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옹졸하고 뻔뻔한 그들의 행위에도 생존이 최우선인 약소국들은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다. 춘추전국시대 오패, 즉 패권을 잡은 다섯 명의 …

사회적 거리 두기 |2020. 03.04

알베르 카뮈의 장편소설 ‘페스트’는 1940년대 프랑스의 작은 도시 오랑이 배경이다. 인구 20만 명의 도시에 전염병 ‘페스트’가 발생하고, 외부와 철저히 봉쇄된 도시에서 시민들이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인간들의 이별과 상처, 좌절과 절망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페스트를 극복하…

‘퍼펙트 스톰’ |2020. 03.03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 현상과 겹쳐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것을 말한다. 원래 기상 용어였던 퍼펙트 스톰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에 달러 가치 하락과 유가 및 물가 상승 등이 맞물려 세계 경제가 공동 몰락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일컫는 경제 용어로 진화했다. 최근 신종…

신천지 |2020. 03.02

신천지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984년 교주 이만희에 의해 창립된 신천지는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한자어에서 비롯됐다. 정식 명칭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 성전’인데 ‘증거장막’이란 계시록이 이루어진 실상을 보고 듣고 증거 하는 장막을 뜻한다고 한다. ‘성전’은 하나님을 모시고 …

기생 동식물 |2020. 02.28

온 세상이 ‘코로나19’에 갇혔다. 확진자 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매일 뉴스를 본다. 짜증 나는 뉴스 속에 그나마 아직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영화 ‘기생충’ 얘기는 다소나마 우리의 숨통을 틔게 해 준다. 제작 관련 뒷얘기나 인터뷰, 해외 관객 순위 갱신 등의 뉴스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뿌듯한 마음이 커서인지 심지어 트…

영화음악의 힘 |2020. 02.27

아카데미상 수상작 영화 ‘기생충’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부잣집 안주인 조여정이 송강호를 운전사로 소개받는 대목이었다.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이런 대사에 이어 경쾌한 바로크풍 음악이 흐르는 7분간은 대사 없이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 빠른 장면 전환, 편집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베드로 지파 |2020. 02.26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신천지교회가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신천지 대구 교회 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탓이다. 25일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893명 가운데 신천지 관련자는 501명으로 56%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확진자 9명 중 4명도 신천지 신도다. 외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신천지를…

공포의 전염 |2020. 02.25

지난 2003년 봄, 홍콩에 출장갔을 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봤다. 버스에 탄 승객이든 거리를 걷는 사람이든, 굳은 표정으로 마스크를 단단하게 착용하고 있었다.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가 한창 창궐하던 때의 홍콩 시내 풍경이다. 공포의 사전적 의미는 ‘두려움’(恐)과 ‘무서움’(怖)이다. 인간은 수만 년에 걸…

철가면 |2020. 02.24

검은 벨벳으로 만든 가면(mask)을 쓴 루이14세는 바스티유 감옥 벨트디엘 탑 3층의 한 감방에 도착했다. 작은 감방 구석에 놓인 침대에는 철가면을 쓴 남자가 베개에 머리를 대고 축 늘어져 있었다. 가면은 얼굴 전체를 푹 뒤덮고 있었고 그것을 벗기기 위해선 열쇠가 필요했다. 가면의 눈과 코 부분엔 작은 구멍이 나 있어, 보거나 숨 쉬는 데는 그런대로 문제…

수구초심 |2020. 02.21

‘나는 생각한다. 고로 플레이한다’. 제목이 데카르트를 연상시키는 이 책은 이탈리아 축구선수 안드레아 피를로의 자서전이다. 날카로운 킥, 왕성한 활동량, 안정적인 볼 배급, 정교한 롱패스, 터프한 수비, 강력한 슈팅. 이 모든 능력을 갖춰 ‘그라운드의 철학자’로 불리는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올려놓았다. 그렇다면 피를…

‘일레븐 브리지’ |2020. 02.20

전남 연안의 바다를 다도해(多島海)라 부르는 것은 섬이 많기 때문이다. 전국에는 모두 3153개의 섬이 있는데 이 가운데 62.5%인 1969개가 전남에 산재해 있다. 이 때문에 섬을 브랜드로 내세워 관광객을 유치하는 자치단체까지 등장했다. 신안군은 관내에 섬이 1004개 있다 하여 ‘천사 섬’이란 네이밍을 내세운다. 여수는 365개의 섬이 있다며 1년 …

‘이름 팔이’ 정치 |2020. 02.19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봉황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나치게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이력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과거 각종 선거에서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많았다. 특히 광주와 전남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

사과의 방법 |2020. 02.18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임미리 교수를 고소했다가 취하했지만 계속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어느 일간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여권이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임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