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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화숙최난(畵孰最難) |2021. 10.15

한비자(韓非子)에 ‘화숙최난’(畵孰最難)이라는 제목의 우화가 나온다. 화숙최난은 ‘무엇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라는 뜻이다. 제나라 왕의 식객 가운데 화가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왕이 화가에게 물었다. “무슨 그림을 그리기가 가장 힘든가?” 화가는 “개나 말을 그리는 것이 어렵습니다”라고 답한다. 왕이 재차 묻는다. “그렇다면, 무슨 그림을 그리기…

북동의 선택 |2021. 10.14

요즘 광주에서 올라가고 있는 건물은 모두 아파트다. 천편일률적으로 높고 네모반듯한 디자인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브랜드건 지역 브랜드건, 아파트 외관은 비슷비슷하다.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늘어만 가는 잿빛 건물에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문화도시라는 광주에 반문화적인 건물만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경관은 모두의 자산이다. 유럽의 도시…

치킨게임 |2021. 10.13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동차를 마주 보고 달리는 ‘치킨 게임’이 유행했었다. 두 대의 차량이 서로 마주 보며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핸들을 꺾어 방향을 트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충돌을 피한 차량의 운전자는 겁쟁이로 몰려 무시를 당하기 마련이다. 영어 ‘치킨’(chicken)에는 겁쟁이라는 뜻도 있는데, 서양에서는 닭을 겁이 많은 동물로 여…

오징어 게임 |2021. 10.12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우리나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83개국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넷플릭스 출범 이후, 특정 영화나 드라마가 서비스 국가 전체에서 1위를 기…

‘왕’(王) |2021. 10.11

정암(靜庵) 조광조(1482~1519)는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주창한 인물이다. 당시 지지 기반이 미약했던 중종은 훈구파를 견제하기 위해 사림파를 근위세력으로 끌어들였다. 자연스럽게 정암은 중앙정치 한복판에 서게 된다. 조광조는 향약 실시 등 민간 중심의 이상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당파싸움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이른바 ‘주초위왕’(走肖爲王…

부적 |2021. 10.08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배트와 헬멧 그리고 신발에 참을 ‘인’(忍) 자를 새겨 넣었다.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한 이래 ‘많은 것을 참아야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참을 ‘인’ 자와 함께 30년 가까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자기 분신처럼 소중한 모자나 배트에 …

생활한복 |2021. 10.07

세대 차이를 느끼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고등학생들의 ‘교복’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1983년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면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교복을 입은 세대다.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모두 노란색 양철 단추를 단 ‘검정 교복’을 입었을 터다. 반면 동년배 여학생들의 교복은 좀 더 다채로웠다. 그래서 교복을 보면 어느 학교 여학생인지 …

개 식용 금지 |2021. 10.06

복날이 한참 지났는데 때 아닌 개고기 논쟁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라고 발언한 이후 개고기가 다시 사람들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동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 논의를 앞두고 나왔다. 정부는 앞으로 유기 반려동물 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행 축…

맨드라미 |2021. 10.05

“보름달 아래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 놓고 자식을 위해 빌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장독대 곁에는 맨드라미가 피어 있었다.” 지난 2005년 고향집을 찾았던 화가는 장독대 곁에 피어 있는 맨드라미를 봤다. 그 꽃에서 장애를 가진 자신을 위해 새벽마다 치성을 드리던 어머니를 떠올렸다. 이때 맨드라미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은 작가는 그 꽃을 작품 모티브…

버려진 아이 |2021. 10.01

“흉년이 되면 입 하나 덜기 위해 어린아이를 버리기 일쑤였다. 원치 않은 아이를 낳았을 때, 청계천에 유기하는 일도 있었다.”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실린 내용이다. 이처럼 조선 후기 서민들은 흉년과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자식마저 버리는 일이 잦았다. 부적절한 관계로 태어난 아기들을 개천이나 다리 밑에 유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현대에…

개발 전면 금지 |2021. 09.30

쉽게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 대부분은 부동산과 관련된 특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쉽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여전하고, 투기로 부를 일군 이들은 이를 자랑하기 바쁘다. 이제 불로소득 환수는 아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문제는 부동산 …

여론조사 |2021. 09.29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여 앞둔 가운데 여야의 경선 레이스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선 여론조사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2개월간 등록된 관련 여론조사만 120여 건이나 된다. 하지만 매일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들쑥날쑥해 이를 보는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재명 경…

호남의 선택 |2021. 09.28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대선 경선 결과를 보면 호남의 민심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듯하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승리해 추격의 불씨를 살리도록 하는 한편 전북 경선에선 이재명 경기 지사가 과반 지지로 1위를 차지하도록 함으로써 대세론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일단 호남 민심은 두 사람의 손을 모두 들어준 모양새다. 하지만 호남 전…

대통령의 아들 |2021. 09.27

조선은 국가의 안전과 왕권 강화를 위해 장자 계승 원칙을 견지했다. 세자는 보위를 계승하고 종묘사직을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존재였다. 국가적 대사였던 세자 교육은 태교를 비롯해 유모 선발 및 유년기 인성 교육 등에 걸쳐 폭넓게 이루어졌다. 왕세자로 책봉된 뒤에는 학식과 덕망이 높은 스승이 개인 교습을 실시했다. 조선 왕조 514년간 재위했던 왕은 모두 2…

격년제 월드컵 |2021. 09.24

FIFA(국제축구연맹)의 글로벌축구발전위 위원장인 ‘전략가’ 아르센 벵거의 새로운 ‘전략’이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월드컵 축구를 4년이 아닌 2년마다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육상·체조·수영 등 다른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 격년제 시행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에 비해 축구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4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