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데스크시각
메이홀과 ‘와우북’ |2014. 03.05

지난해 10월31일 밤, 광주시 동구 남동 인쇄거리 입구에 자리한 ‘메이홀’(May hall). 고상한 이름과 달리 낡고 허름한 5층 건물에서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100여 명의 관객들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바라다보이는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음악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팝페라…

보난자(bonanza) |2014. 02.26

빛과 그림자가 떨어질 수 없듯이 승리의 영광 뒷길에는 반드시 좌절과 패배의 쓰라림이 있게 마련이다. 지난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작된 골드러시(gold rush)는 이곳으로 몰려든 수많은 사람에게 크고 작은 부를 가져다주었지만, 발견된 모든 금의 합법적 소유자이자 한 때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사업가였던 요한 아우구스트 수터(Johann Au…

‘데자뷰(deja vu) 1987’? |2014. 02.19

지난 1987년 대통령선거가 떠올려진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정국이 그렇다는 말이다. 혹자는 이를 ‘데자뷰 1987’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어인 데자뷰는 기시감(旣示感)을 뜻한다. 처음 본 것을 마치 이미 본 것처럼 느끼는 현상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연합’으로 양분된 야권이 새누리당과 3각 대결을 벌이는 작금의 흐름은 1987년 …

광산구청의 '화난 원숭이' |2014. 02.12

혹시 ‘화난 원숭이’에 대해 들어보셨는지. 광산구청에 있다는 ‘화난 원숭이’를 만난 사연은 이렇다. 현재 문화부에서는 젊은 문화기획자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창작활동은 활발하지만 판을 짜는 설계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뚝딱뚝딱 프로젝트를 만드는 이들을 만나면 재미있다. 어떤 기획자의 말처럼 “이게 문화가 될까 하는 게 문…

히말라야 바람이 전하는 말 |2014. 02.05

해발 3000m를 넘으며 어느 정도 고소에 적응해갈 즈음, 로지(여행자 숙소) 난로 가에 옹기종기 모인 도보 여행자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고소가 없는 걸 보니) 혹시 조상 중에 고산족(高山族)이 있는 것 아냐?” “내가 고산(孤山) 윤선도 14대손일세.” “우리 동네 앞산이 고산(高山)이요….(웃음)” 최근 15박16일 일정으로 …

‘풀뿌리 축제’까지 정쟁터로 삼나 |2014. 01.22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6회째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선거전에 축제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기대감의 투영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자치의 선량(選良)들을 내 손으로 뽑는다는 설렘이다. 자치단체장까지 온전히 주민이 직접 선출한지 올해로 20년째로 접어든다. ‘성년 자치시대’의 개막…

안철수 신당이 제대로 되려면… |2014. 01.15

박빙의 선거에서 그 결과란 “하늘도 모른다”고 했다. 과거 노무현 후보가, 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선거 직전까지는 하늘도 모를 일이었다. 이회창, 문재인 후보는 다 된 밥이라고 여겼으나 결과적으로 설익은 밥이 된 것이다. 날씨와 전체 투표율, 연령대 투표율, 보수와 진보세(勢)의 변화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하지만 호남…

지역민이 보는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 |2014. 01.08

광주·전남 시도민의 손으로 창립한 광주은행이 전북을 기반으로 한 JB금융 품에 안겼다. 지난달 31일 광주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B금융이 선정되면서 광주은행의 지역자본 인수가 물거품 됐다. JB금융은 5000억 원에 달하는 입찰가를 써내 신한금융과 부산의 BS금융이 제시한 3000억 원 이내와 큰 차이를 보이며, 광주은행을 인수하게 됐다. 전북은행…

광주, 아 유 레디? |2013. 12.11

지난 11월3일은 광주와 대구에겐 매우 뜻깊은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9월6일∼11월3일)와 대구 시립미술관(이하 대구미술관)의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전(7월16일∼11월3일)이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도시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거식기, 머시기’를 주제로 디자인산업화에 초점을 맞춘 디…

亞문화전당, 악샤르담에서 배워라 |2013. 12.04

신문사 창 너머로 바라다보이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은 하루가 다르게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공정률이 70%를 향해가면서 세부적인 윤곽 또한 뚜렷해지고 있다. 매일 이를 바라보며 문화수도 광주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도 광주에 사는 즐거움이자 특권이라 하겠다. 공사가 순조롭다면 2014년 말 완공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이제 그 위대한 탄생을 기원하…

‘모범생 출사표’는 필요없다 |2013. 11.27

언제부터인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은 출사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기업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육성’ 그리고 ‘인재 키우기와 일자리 창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20년 동안 변함없는 모범답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실천됐다면 모든 지자체는 주민이 잘 살고 관광객이 북적거리며, 똑똑한 인재가 넘쳐나는 이상향으로 탈바꿈했어야 맞다. …

황재형과 최민식 |2013. 11.20

며칠 전 화가와 인터뷰를 하고 돌아온 후배 기자가 그림 한 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참을 바라본 초상화의 눈동자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하더군요. 인터뷰 기사에서도 인상적인 대목이 많아 꼭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린 ‘광부화가’ 황재형(61)의 전시 ‘삶의 주름, 땀의 무게’(12월8일까지) 개막 행사에 다녀왔…

정부가 지방 전문체육 육성 나서라 |2013. 11.13

#사이클 윤진규(광주체고 3년)는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고부 경륜에서 10년 만에 광주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하지만 광주에 사이클 실업팀이 없어 결국 타지역 직장 팀으로 진로를 모색해야 했다. 인천 전국체전 69㎏ 급 용상에서 171㎏을 들어올리며 대회신기록을 세웠던 역도 이인우(완도수산고 3년) 역시 완도수산고의 마이스터교 전환에 따라…

‘각자도생’ 광주·전남 정치권 |2013. 11.06

바람 끝이 시리더니 어느새 입동(立冬)이다. 올 겨울엔 동장군이 일찍 찾아오고, 눈도 잦으리라는 예보다. 겨울의 문턱에서 마음자리가 스산해지는 건 비단 날씨 탓만은 아니다. 갈수록 움츠러드는 광주·전남의 정치적 위상과 현실 정세가 또 다시 ‘겨울공화국’을 예감하게 하기 때문이다. ‘호남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8개월이 지났건만 …

이제 ‘지역차별’을 말하자 |2013. 10.30

개인이 어떤 지역과 연결될 때 흔히 편견을 경험하게 된다. 전라북도 사람이 어떻고, 광주는, 목포사람은, 광양사람은 어떻고 하는 것은 좋든, 나쁘든 선입견일 뿐이다. 그러나 지역차별로 범위가 커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거기엔 부정적 이미지인 편견이 난무하게 된다. 전라도를 상정해 보자. 적어도 1997년 12월 호남 출신의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