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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모스크바를 아세요? |2013. 06.05

1988년 늦은 가을쯤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광주현대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봤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1981년 제작)라는 다소 ‘비장한’ 제목의 영화였다. 지방에서 모스크바로 상경한 여공 3명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해피엔딩 스토리다. 워낙 오래 전에 봐서인지 자세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소련판…

광주판 페이스북 성공신화를 꿈꾸다 |2013. 05.29

지난 17일 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혁신’ 연수차 미국 실리콘밸리 페이스북 본사를 방문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주간 토론을 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들은 터라 내심 기대했는데 도착해보니 이미 토론은 끝난 이후였다. 하지만 페이스북 직원들이 ‘해피아워’라 부르는 파티타임에 함께 참여하게 …

통합? 멀어도 한 참 멀었다 |2013. 05.22

해마다 5월이면 광주는 고독한 섬이 된다. 1980년 5월, 그날을 반추하며 걸어보는 금남로에서는 “또다시 광주만의 5·18이냐”는 탄식이 솟구치는 듯하다. 5·18의 참뜻이 담겨있는 노래도 한 입으로 부르지 못하고, 광주를 딴나라 취급하는 이들 때문에 광주는 외롭다. 왜곡과 편견으로 점철된 독설은 공수부대의 총칼과 발길질보다 더 아리다. 대통령도 추모…

광주문화재단과 광주시 |2013. 05.15

요즘 경남지역 문화계가 시끄럽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문화단체 통폐합을 선언해서다. 경남도는 시 출연기관인 경남문화재단,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3곳을 묶어 ‘경남문화예술진흥원’(가칭)을 설립키로 하고, 16일 관련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경남 민예총 등 지역 문화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당장 예산 절감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통폐합을 …

올림픽 정신, 레슬링 정신 |2013. 05.08

“상대를 들어서 메치고, 안아 넘기기 같은 큰 기술을 사용해 이겼을 때 짜릿하고 통쾌합니다.” 유도가 아닌 레슬링 이야기다. 지난 3일 광주체육중학교 오륜관 2층 레슬링 훈련장에서 만난 주장 이현봉(15·3년)은 초등시절 배구선수로 활약하며 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중학교에 진학하며 대표적 남성 스포츠인 레슬링으로 종목을 바꿨다. 아…

‘손톱밑 가시’ 빼랬더니… |2013. 05.01

신군부의 서슬 퍼런 탄압 아래 5·18의 생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던 1981년 늦가을, 광주시 북구 운암동 소설가 황석영씨 집 2층 구석방에 지역 연행(演行)예술운동패 회원들이 모였다. ‘빛의 결혼식’으로 이름 지어진 노래극 ‘넋풀이’ 제작을 위한 비밀 회합이었다.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다 산화한 고(故) 윤상원 열사와 …

호남의 변신, 민주당, 그리고 … |2013. 0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국회 입성 여부가 오늘 결정되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진화과정을 지켜보면 자못 흥미롭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주변의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곧바로 대선 무대에 직행했다. 그러나 여론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아마추어적 처신과 한계로 뜻을 접어야 했다. 이…

대기업의 꼼수와 경쟁력 |2013. 04.17

불황의 골이 깊어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골목상권 할 것 없이 모두가 울상이다. 국내 소비시장 트렌드 역시 구매나 소유를 절제하는 이른바 ‘절약형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영업을 제한하자 유통기업이 ‘신수(神의 한수)’라고 …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2013. 04.10

4월, 봄 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정국은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이 왔어도 진정 봄을 느낄 수 없는 현실에 국민의 속만 타들어 가는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박근혜 정부가 보여준 인사 ‘참사’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들고 있다. 장·차관급 인사만 7명이 잇달아 낙마했으며, 청와대 비서관까지 포함하면 …

문화가 있는 삶 |2013. 04.03

지난 2010년 여름, 취재차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나는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한 야외레스토랑을 찾았다. 현지에선 비어가든(beer garden)으로 불리는 레스토랑은 잔디밭 위에 수십 여개의 테이블을 비치해 말 그대로 정원에서 만찬을 즐기는 느낌을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맥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방인의 마음…

때아닌 교육감선거 논란에 부쳐 |2013. 03.27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교육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내년 광주시 교육감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다. 1년 3개월이나 남은 선거를 논한다는 게 뜬구름처럼 느껴졌다. 원론적인 대답을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또 얼마지않아 중등 교장 출신 인사가 전화로 똑같은 질문을 했다. 필자의 의문은 커졌다. 현 교육감의 임기가 아…

‘소통 결핍’ 대통령, ‘예스맨’ 참모 |2013. 03.20

일방통행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다. 박근혜 정부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의 반응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개월이 다 돼지만 내각 구성이 지연되면서 곳곳에서 국정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협상이 늑장 타결된 탓이다. 곡절 끝에 타결은 됐지만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은 ‘네 탓’ 공방을 하며 생채…

학부모에게 물어보라 |2013. 03.13

이례적이다. 최근 광주시교육청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선거가 1년 넘게 남아있지만 장외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논란은 지난달 말 박표진 전 부교육감이 사퇴하며 내뱉은 쓴소리에서 촉발됐다. 사실상 선거 출마를 밝힌 그는 장휘국 교육감의 광주교육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광주지역 학생들의 학력저하 우…

법정 스님과 ‘베토벤’ |2013. 03.06

오랜만에 광주의 클래식음악감상실 ‘베토벤’에 들렀다. 주인장 말이 며칠 사이, 먼 곳에서 손님들이 많이 다녀갔단다. 설날 TV를 통해 방영된 다큐 영화 ‘법정 스님의 의자’를 본 사람들이었다.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대학교수가 된 한 남자의 회고담이다. 당시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그는 스님을 찾아가 질문을 던진다. “대학을 꼭 다녀야 합…

광주FC, 브래드퍼드에서 배우라 |2013. 02.27

지난 25일 새벽 벌어진 영국 프로축구 리그컵(캐피털원컵) 결승전은 많은 축구팬을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와 4부리그(리그 2) 브래드퍼드 시티의 대결은 결승 진출이 결정된 한 달 전부터 축구팬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4부리그에 속한 브래드퍼드가 1부리그 강호들을 차례차례 연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칼레의 기적’을 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