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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수녀님의 선물방 |2016. 12.28

꼭 한 번은 가 보고 싶었던 ‘그곳’을 드디어 찾았다. 환한 미소의 그녀는 보자마자 선물 보따리부터 안겼다. 인상적인 건 선물로 준 책과 함께 놓인 붉은 산다화 한 송이였다. ‘아!’ 짧은 감탄사와 함께 ‘걸어다니는 선물 가게’답다 싶었다. 2003년 첫 인터뷰 후 꼭 13년 만의 방문이었다. 당시 그녀의 작은 천가방에선 책이며 양초·엽서·조개껍질 등이…

새로운 ‘전라도 1천년’ 도약을 위하여 |2016. 12.21

나주시 과원동 금성관내에는 ‘사마교비’(駟馬橋碑)가 서있다. 조선 효종 때 ‘사마교’ 다리를 고치고 세운 비이다. ‘사마’는 한 채의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을 의미한다. ‘사마교’는 나주로 피난 온 고려 8대 왕 현종이 개경으로 돌아갈 때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건넜다 해서 붙여진 다리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다리는 남아 있지 않지만 주민들…

회색 코뿔소(Gray Rhino)가 달려오고 있다 |2016. 12.14

국가 부채 폭증, 가계 부채 폭탄, 극심한 불황, 소비 절벽, 고용 절벽, 수출 부진, 조선·철강 침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트럼프노믹스, 중국 사드 반발…. 대통령과 비선 실세가 만들어 낸 막장드라마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 경제의 키워드들이다. 그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것은 없으며 온통 위기의 신호들뿐이다. 미국의 싱크탱…

청문회, 특검, 탄핵, 퇴진… 그 후는? |2016. 12.07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광주 금남로와 서울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 집회 참가자가 국민의 분노를 반영하듯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법원도 청와대 앞 900m에서 시작한 시위 한계선을 급기야 100m 앞까지 허용할 정도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야권 공조가 흔들리자 촛불은 곧바로 여의도로 향해 탄핵 표결일인 9일에는…

정권 놀음에 헤매는 문화전당 |2016. 11.30

“개관 1주년 특수를 누려도 시원찮을 판에 정부가 이번에도 도와주질 않으니….” 지난 25일 개관 1주년 행사를 앞두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만난 한 직원이 푸념을 늘어놓았다.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야외 축제와 새 전시를 마련하는 등 관람객 맞이를 준비 했는데, 분위기가 영 아니라는 말이었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쓰나미’ 때문에 문화전당 개관…

지자체들의 살아남기 |2016. 11.23

전남 지역 시·군 중에서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지자체는 어디일까? 물론 개인의 선호도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완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답은 간단하다. 잘 사니까. 주민 대부분이 양식업이나 관광산업에 종사해 개인 실질 소득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특산물인 전복 관련 산업 총생산액이 5000억 원이나 되며, 광어·해조…

지역 은행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산다 |2016. 11.16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보면서 하나에 얽매여 좁게 보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많은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이달 말께 결정되는 광주시 금고 선정을 앞두고 그런 말이 떠올랐다. 아마도 광주시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격언이지 않나 싶어서다. ‘행토불이’(行土不二: 은행과 지역민은 둘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위기 극복의 동력은 촛불이다 |2016. 11.09

이 정도면 한계를 넘어섰다. 새로운 국정 농단 정황과 사례가 매일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대로 한 편의 막장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노와 한숨을 넘어 헛웃음만 나온다. “이게 나라냐”는 말은 이제 자연스럽다. 국정의 중심이 돼야 할 대통령은 민심의 신뢰를 상실했다. 지지율 5%의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를 얘기할 수 없는 처지다. 오히려 2…

비엔날레에서 맥주를 마시다?! |2016. 11.02

매월 첫째 주 금요일 밤 8시. 뉴욕 맨해튼 5번가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밀려드는 인파로 뜨겁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퍼스트 프라이데이 콘서트’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첫선을 보인 이 콘서트는 디제잉, 록, 재즈, 와인,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미술관=전시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런던의 사우스 켄싱턴에 자리한 빅토리아 …

짓밟힌 정의 |2016. 10.26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펴낸 정치철학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문장이다. ‘분배’와 관련된 정의(Justice)를 다룬 이 책은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에 휩싸인…

녹두서점과 ‘소년의 서(書)’ |2016. 10.19

“그날,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모두가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지, 우리가 꿈꿨던 거, 갈망했던 거 다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리들 목숨을 포함해서요.” 물기 어린 낮은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유난히 마음에 남는 대목이 있다. 대개는 어떤 의미 있는 단어나 특별한 에피소드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데, 그녀…

갈 곳 잃은 호남 표심 “쿼바디스!” |2016. 10.12

총성은 터졌다. 내년 12월 20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전쟁(힘겨루기)이 시작됐다. 지난달 개회한 정기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이 불러온 파행. 이를 대선 전초전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차기 대선 구도는 매우 혼미하다. 주요 정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의 3각 체제를 기본 골격…

‘산수다락’과 광주 구도심 재생 |2016. 10.05

“오늘은 꿀풀·사계국·공작초로 압화(押花)를 해 보겠습니다. 첫날에 종이를 한번 정도 더 바꿔 주고 나서 3∼4일이면 꽃이 충분히 말라요.” 최근 찾은 광주 동구 산수동 ‘협동조합 산수다락’. 배선아(48) 강사의 말이 떨어지자 주민 8명이 하얀 종이 사이에 색색의 꽃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손으로 쓸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해 매주 금요일마다 갖고 있는 …

김영란법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2016. 09.28

김영란법. 정확히 말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오늘 발효됐다. 지난여름 한국사회의 최대 화두였던 이 법은 공직사회와 교육계 그리고 언론계까지 학습의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부정 청탁과 부패를 방지하자는 간단한 취지임에도 이 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공직자 등 400만 명은 이 법이 간단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각 공공기관은…

무너진 공교육, 누가 책임질 것인가 |2016. 09.21

몇 년 전 광주 유명 공립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장은 재학생들의 대학 진학 결과에 대해 보고하면서 무겁게 입을 뗐다. “존경하는 선후배 동문 여러분. 우리 학교가 드디어 올해 서울대에 한 명도 입학시키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보고를 마친 교장은 고개를 숙였고 동창회에 모인 쟁쟁한(?) 선배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는 고교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