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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디지털 세상살이의 힘겨움 |2018. 12.12

최근 딸아이가 아침 밥상머리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늘 밤 11시쯤 광주 광산구에 있는 대학교로 데리러 와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광주에서 첫 개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월드 챔피언십’ 4강전을 보러 간다는 것이다. 이 인터넷 게임의 객석을 확보하기 위해 딸아이는 이미 엄마와 줄다…

‘10년 지기’ 형(조선대)에게 |2018. 12.05

형을 처음 알게 된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10년 전인 2009년 봄이 맞을 겁니다. 어찌 이전에 ‘조선대’(朝鮮大)라는 형의 이름 석 자를 몰랐을 것이며, 그 넓고 아름다운 캠퍼스를 한 번이라도 거닐어 본 적이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동생이 대학 출입 기자라는 신분으로 만난 스무 살 연상의 형은 출생 사연부터 성장 과정이 워낙 남달라, 당시 크게 …

지천명 맞은 광주은행, 더 박수 받으려면 |2018. 11.28

향토 은행인 광주은행이 지난 20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하늘의 뜻과 타고난 운명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다. 광주은행의 타고난 운명은 지역에 ‘돈’을 공급하는 일이다. 광주은행의 그 업은 광주·전남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사회를 발전시켜 왔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필자도 그 같은 여정을 보며 성장했다. 광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

문재인 정부 신발 끈 고쳐 매야 |2018. 11.21

문재인 정부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데다,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불안 심리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간에서는 당장 내년 상반기가 고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구조적으로 민생 경제가 갑자기 좋아질 수 없는 데다 북한 비핵화 문제도 쉽게 풀리기 어렵다는…

광주형 일자리, 광주의 미래 |2018. 11.07

“우리 경제가 언제 안 어려운 적이 있었나?” 지난 수십 년간 정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며 힘들게 살아 온 호남 지역민들이 어려운 지역 경제 상황을 이야기할 때마다 자조하듯 내뱉어 온 말이다. 하지만 살기 어려운 것이 우리 호남만은 아니었나 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다…

지젝 읽는 소년, 니체 읽는 할머니 |2018. 10.31

주최측도 놀란 모습이었다. 광주에서 열린 강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건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이다. 모집이 시작되자 마자 200명 예약은 순식간에 마감됐고, 현장에는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선 사람들도 보였다. 참가자는 남녀노소 다양했다. 지난 7월 광주비엔날레에서 열린 GB(광주비엔날레) 토크 현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은 슬로베니아 출신 스타 철학자이자…

70년, 멀고 먼 해원(解寃)의 길 |2018. 10.24

“어린 시절 늘 부모님한테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을 듣고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여순사건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고, 지역의 명예를 회복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10월 20일 오후 2시 순천역 앞 광장. 박소정 여순 10·19 특별법 제정 범국민연대 대표가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광주형 일자리 누가 발목 잡나 |2018. 10.10

요즘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말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는 정확히 말하면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투자하는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 사업’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각각 21%와 19%의 지분을 투자해 합작 법인을 만든 후 빛그린산단에 연간 1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광주시가 민선 6기 4년 동안 국내에 없던 새로운 일자…

‘법대로’에는 정의가 없다 |2018. 10.03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여셨네요.” 최근 아는 사람이 전화를 통해 건네 온 걱정 섞인 말이다. 그는 아마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5·18 단체들에게 110억 원대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광주일보 기사를 보았던 모양이다. 그의 말에는 난맥처럼 얽힌 이 문제를 푼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짙은 우려가 담겨 있었다. 5월 단체들은 지난…

걱정된다 5·18 진상조사위 |2018. 09.19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14일부터 시행됐지만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 조사위원 추천이 미뤄지면서 특별법 자체가 무력화되고 있다.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할 주체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뚜렷한 이유 없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다. 조만간 추천에 나서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

병상 아래서 쪽잠 자는 사람들 |2018. 09.12

“정신을 차리자 내가 어머니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엄마를 때리다니,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러고도 네가 아들이야!’ 어머니는 소리를 지르며 두 주먹을 움켜쥐고 덤벼들었다. (중략) 나는 다시 어머니의 뺨을 때렸다. (중략) 어머니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온 뒤에야 정신이 들었다. ‘엄마를 때리다니, 이 미…

모병제 도입은 어떤가 |2018. 09.05

2018년 인도네시아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축구 팀이 천신만고 끝에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 한국 축구의 우승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결승에서 일본과 맞붙게 된 극적 재미도 있었지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손흥민 선수의 병역 면제 여부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년 27세가 되는 손흥민의 병역 면제는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 마지막 기회였다…

브랜드 공연의 경제학 |2018. 08.29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물랑루즈’ ‘금면왕조’…. 평소 공연을 즐기는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외국의 소문난 브랜드 공연 이름이다. 뉴욕이나 런던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브로드웨이의 ‘시카고’와 웨스트엔드의 ‘빌리 엘리어트’는 놓치면 후회할 수밖에 없는 ‘인생 뮤지컬’이다. 과거엔 유명 관광지를 수박 겉핥듯이 둘러보는 게 유행이었지만 요즘은 그 …

호남 정치엔 봄이 왔다지만 |2018. 08.22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호남 방문이 이달 들어 부쩍 늘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며칠 안 남았으니 지지세 확산을 위해 다급해진 것이다. 언론사에 있다 보니 지역 여론을 살피려는 이들 후보와의 대화 자리도 덩달아 많아졌다. 여럿이 만나는 자리이니 만큼 돌아가며 한마디씩 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주화의 성지이자 정권의 심장부, 광주를 찾으신 것…

‘책의 해’ 도서관이 미래다 |2018. 08.15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말이다. 최근 순천 기적의도서관을 찾았을 때 책가방을 맨 채 도서관 문을 밀치고 들어가는 한 초등학생을 봤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닐 텐데 학교가 끝나자마자 종종걸음으로 도서관에 들어서는 어린 학생의 뒷모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