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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탄압하면 뜬다는데 |2021. 01.13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럽 여행의 1번지로 꼽는 도시는 단연 ‘파리’일 것이다. 그곳에 도착하면 맨 먼저 에펠탑이 눈에 띈다. 파리를 관광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차례 만나게 되는 탑이다. 몇 해 전 대학생들과 함께 파리 문화기행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첫 방문지가 에펠탑이었다. 그곳에서 가이드로부터 파리 시민들은 우리 생각과는 달리 에펠탑을 무조건 좋아하지만은…

신축년, 호남 정치의 과제 |2021. 01.05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그 무엇보다 정치와 민생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우선 4월에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내년 3월 치러지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4·7 보궐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 대선 주자들은 대권 도전 티켓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갈 것이다.…

‘오지호미술상’ 이의 있습니다 |2020. 12.30

지난 2016년 4월, 국내 미술계의 시선은 온통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으로 쏠렸다. 양구 출신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로 황재형(68) 화백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황 화백이 1회 수상자로 선정되자 미술계 전반에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보성 출신으로 중앙대 미대…

당신의 입술로 더 많은 ‘오월’을 들려주세요 |2020. 12.16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 시간. 기립 박수 속에 배우들이 나와 인사를 하는데, 젊은 남자 배우 한 명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1980년 현장에서 죽은 친구의 이름을 외치며 역시 도청에서 최후를 마친 야학생 역할을 한 배우였다. 교련복 차림의 그는 눈이 벌게져 있었다. 꾸벅 인사를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그는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것이었다. 그런 그…

권력의 충돌 |2020. 12.09

지난 1973년 8월 하순.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 총리는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은행 강도에게 붙잡혀 인질이 된 은행 직원 네 명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틴 엔마크(여성·당시 23세)였다. 엔마크는 총리에게 “납치범과 함께 은행을 떠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거절당하자 끝내 불만을 터뜨렸다. “당신은…

마한 문화, 르네상스를 보고 싶다 |2020. 12.02

“발견된 유물은 금동관, 금동신발, 대도, 도자, 도끼, 창, 화살, 톱, 이식, 구옥, 관옥, 여러 면옥, 소옥 등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는 바야흐로 세밑이고 또한 연일 눈이 내려 두텁게 쌓이므로 충분한 조사를 실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유감스럽지만 잠시 조사를 중지하고 다음 해를 기약하며 귀청 길에 올랐다.”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회가…

4차 방정식 ‘광주공항 이전’ 해법을 찾아라 |2020. 11.25

광주·전남 상생 과제 가운데 최대 난제는 광주공항의 전남 이전 문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이 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섰지만 2년 반 가까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항 이전 해법 찾기가 어려운 이유는 자치단체와 정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공항은 민간공항과 함께 소음 피해의 주범인 군공항 이전까지 겹쳐…

민선 체육 시대에도 여전한 ‘완장’ |2020. 11.11

강진군 체육회장이 공무원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보성군 체육회장이 공무원에 대한 폭언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강진·보성 체육회 사태는 본질적으로 체육계의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외피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저 ‘완장 찼다고 갑질하는 체육회장 개인의 행태’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바로 자치단체와 연…

‘김원기 선생님’을 찾습니다 |2020. 11.04

누구나 사는 동안 잊지 못하는 사람 한둘은 있을 것이다. 인생의 진로를 밝혀 준 스승이나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멘토, 부족한 나를 당치않은 믿음으로 지지해 준 친구…. 낙엽이 떨어지는 이맘때면 첫사랑 순이도 있겠고, 부모나 배우자를 여읜 사람이라면 의당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시지 않은 채 이 가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30년 전인 대학교 2학년 때였…

‘한국판 뉴딜’ 광주·전남 미래 좌우한다 |2020. 10.28

‘거목’(巨木)의 영면(永眠)은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깨닫게 한다.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초일류 기업으로 일궈낸 성공의 이면에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정경유착, 무노조 경영 등 어두운 부분도 있지만, 그가 한국 경제를 주도했던 인물이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가 이룬 ‘신화’는 기술 경쟁력을…

2020 건축학 개론 |2020. 10.21

올 초, 광주일보 연재물 ‘문화를 품은 건축물 열전’ 취재를 위해 세종시에 다녀왔다. 행정수도답게 새로 지은 오피스 빌딩과 아파트들이 즐비했다. 근래 광주 도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도 많았다. 굳이 양쪽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광주보다 ‘스케일’이 조금 작은 정도랄까. 세종시라 해서 특별한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전국 어디를 가…

모진 겨울 견뎌 내는 인동초처럼 |2020. 10.07

요즘 우리 정치권을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둔 1987년 9월 8일의 광주역 앞 광장이 떠오르곤 한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평화민주당 대표가 구름처럼 몰려든 수십만 명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독재 정권을 이긴 것은 국민이요, 광주 시민이요, 망월동의 넋’이라며 사자후를 토해 내던 그 현장이다. 광장을 가득 메운 채 …

나를 감동시킨 ‘삶의 한 순간’ |2020. 09.23

좋아하는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서문에서 이런 대목을 발견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누군가의 주장을 듣고 있을 때보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보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될 때에 더 크게 설득되고 더 큰 경이감이 찾아온다.” 시인의 생각에 동의한다. 때론 나를 감동시키는 것, 나를 이해시키는 것은 장황한 설명이나 명료한 논리가 아닌 ‘누…

통권 300호, ‘예향’(藝鄕)의 역사를 만들다 |2020. 09.16

“33년 만이네요. 전율이 옵니다!” 지난 2018년 여름, ‘나무 심는 출판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조상호 나남출판 회장을 인터뷰할 때 일이다. 장흥 태생인 조 회장은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내 사옥을 찾아간 기자를 반기며 33년 전 ‘인연’을 얘기했다. 알고 보니 당시 출판업에 뛰어든(1985년) 지 6년째였던 조 회장은 신생 잡지였던 월간 ‘예향’…

‘위드 코로나’ 시대,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한다 |2020. 09.09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삶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 코로나라는 생소한 감염병이 등장한 지 벌써 8개월째다.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달 중순 재확산 되면서 코로나 퇴치는 당장은 먼 일이 됐다. 오히려 코로나와 함께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에서 지금을 ‘위드(with) 코로나’ 시대라고들 한다. 코로나는 국가와 기업·가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