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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예의 |2016. 03.02

미술관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아이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웃음소리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미술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이었다. 그러고 보니 참 이상한, 미술관이었다. 그 흔한 그림 한 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수영장을 연상케 하는 50m 길이의 레인이 건물 중앙에 자리하고…

가지 않은 길 |2016. 02.24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어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 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

누가 호남을 대변할 것인가? |2016. 02.17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이 진검승부를 치르게 되기 때문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 지역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호남에서 야권이 양분된 것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새천년민주당이 맞선 지 12년 만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사활을 걸고 호남에서 맞붙게 됨에 따라 유권자들은 제대로 ‘대접’받게 …

근사한 이웃을 사귀는 방법 |2016. 02.03

성진기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카페 필로소피아’를 꾸린 건 딱 20년 전이다. 첫 출발은 학동에서였다. 전남대 정문 앞과 대인동 등을 거쳐 지난해 전남여고 정문 앞에 작은 둥지를 틀었다. 널찍한 책상이 있는 방에 다양한 책과 오디오 시설을 갖춘 이곳에서는 다양한 철학 강의가 열린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함께 읽기도 한다. 지난…

[송기동 문화2부장]아버지라는 그 이름의 무게 |2016. 01.27

#은행에서 26년간 재직하다 명예퇴직한 ‘만년 대리’ 아빠에게 삼남매가 감사패를 만들어 전달한다. “…아빠의 딸로서 아들로서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해서, 좋아하시는 술 한잔 함께 마셔 드리지 못해서, 먼저 안아 드리지 못해서, 사랑한다 말하지 못해서, 아빠라는 그 이름의 무게를 헤아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

20대 총선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2016. 01.20

본보와 춘추사(전국 대표 지방지 9개사)로 연을 맺고 있는 대구 지역 ‘매일신문’의 한 기자가 쓴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9월에 실린, 한참 지난 칼럼이지만 작금의 호남에 던지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호남과 DJ, TK와 박근혜’라는 제목의 글인데 내용은 이렇다. 기자는 매일신문의 ‘DJ(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 마크맨’…

누리과정 예산 해법은 없나 |2016. 01.13

요즘 가장 관심을 끄는 뉴스는 아무래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일 것이다. 열린우리당 바람 이후 12년 만에 야권의 지각변동이 진행 중이고 그 핵심에 호남이 있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을 잡아야만 야권의 주도권을 쥘수 있다는 생각에 신당 세력과 더민주당 간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야권의 일당독재에 지친 지역 유권자들에겐 오랜만에 주어진 관전의…

문화전당, 지역에 뿌리내리려면 |2016. 01.06

아는 사람 중에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인문학 프로그램의 팬이 된 이가 있다. 어제 문화전당에서 열린 ‘산해경(山海經·중국 풍물·지리, 신화집)과 놀기, 그리고 신화의 귀환’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도 그가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였다. 평소 판타지와 신화에 관심 많았던 그는 “국내 신화·설화 전문가들의 강연을 광주에서도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문화전…

지역 ‘파이 키우기’의 전략은 상생 |2015. 12.30

며칠 전 광주 지역 공기업에 근무하는 있는 중견 간부들과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었다. 그 중 타 지역 출신 인사가 지극히 사견임을 전제로 조심스레 말을 건네왔다. “이 지역(광주) 사람들은 정의감이 강해서인지 상대에 대한 문제 제기나 진정이 많은 것 같다. 좋게 볼 수도 있으나 양보나 합의가 적고, 다른 지역보다 훨씬 치열한 것 같다.” 듣는 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2015. 12.23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본사를 나주로 이전 한 지 1년이 지났다. 이를 계기로 광주전남 빛가람혁신도시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초광역 혁신도시로 탈바꿈 하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할 만한 변화다. 한국 전력을 비롯한 14개 공공기관이 이전(2개 기관 내년 이전)하면서 허허벌판이었던 나주 금천·산포면 일대가 지역경제 중심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야권의 총선 승리 방정식 |2015. 12.16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모든 야권 진영이 총결집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결국 분당의 수순을 밟아 가고 있다. 기어이 탈당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끝까지 기득권을 놓지 않은 문재인 대표에게 이제 호남 민심이 어떻게 응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혁신과 통합을 통해 총선 승리의 길을 개척하라는 민심의 요구를 외면한 두 사람의 선택은 경제학…

너희가 컬렉션을 아느냐? |2015. 12.09

언제부턴가 제주도는 미술의 섬으로 불린다. 어느 곳을 가든지 각양각색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볼 수 있으니 그럴 만하다. 제주의 역사를 보여 주는 자연사박물관에서부터 동심을 설레게 하는 곰인형박물관 등 줄잡아 90여 곳이나 된다. 그럼에도 기자는 제주에 대한 이러한 세간의 좋은 평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는 편이었다. 제주현대미술관이나 이중섭 미술관 등 색깔…

공천하(共天下) |2015. 12.02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별반 달라지지 않는가 보다. 겉모습이야 첨단 과학기술 발전으로 상전벽해를 이뤘다지만 사회를 이루고 꾸려가는 ‘사고의 틀’은 특별히 변할 게 없으니, 역사적인 상황도 주인공만 다를 뿐 비슷한 상황이 두고두고 되풀이되곤 한다. 지금 우리 정치판에서 펼쳐지고 있는 각종 정략들도 과거의 역사 속에서는 전혀 드문 일이 …

호남, ‘감동’ 없으면 표도 없다 |2015. 11.25

내년 4월 제 20대 총선 승부처는 단연 호남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변수도 많겠지만 현재 정국 흐름을 놓고 보았을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근거는‘호남 맹주’ 부재 상황에 있다. 지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호남 표의 향배에 총선 판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대적으로 영남이나 충청 표는 비교적 흔들림이 없다. 아직 호남엔 새정치…

축제가 끝난 뒤 |2015. 11.18

얼마 전 광주극장에서 처음으로 스웨덴영화제가 열렸다. 8편의 상영작 중 ‘동창회’와 ‘호텔’ 같은 작품은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주한 스웨덴 대사관은 서울과 부산에 이어 새로운 개최도시를 물색하다 이번에 광주를 점찍었다 한다. 개막식 날은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500여 명이 참석, 대성황을 이뤘다. 영화 ‘호텔’을 보러 간 날 우연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