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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일춘추
무엇을 위한 선거법 개정인가? |2019. 11.29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를 가동해 처리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사회의 제도는…

주한미군 주둔은 특혜가 아니다 |2019. 11.22

지난 20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은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으면서 입장 차이를 좁혀 가는 과정이다. 국가 간 협상은 이해관계의 정도와 협상 의지에 따라 합의되기도 하고 결렬되기도 한다. 동맹은 상호 존중의 자세와 가치를 공유하기에 일반 국가 관계와는 다르다. 하지만 미국은 다음 협상 날짜도 잡지 않고 협상장을 나…

기억하는 법 |2019. 11.15

스무 살 때 강원도의 어느 호수 안에 있는 무슨 섬으로 엠티(MT)를 갔었다. ‘바퀴벌레 한 쌍’이라고 불리던 두 친구의 언약식을 치러주었다. 너무나도 생생한 추억이다. 어이없게도 나만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동기들에 의하면, 우리는 그곳에 엠티를 간 적이 없었다. 대학 다니는 내내 ‘언약식’ 따위를 치러 준 커플이 전혀 없었단다. 순전히 나만의 기억이라…

언어의 힘 |2019. 11.08

주문한 시집이 도착했다. 시인을 알지만, 잘 모른다. 그와 알고 지낸 시간이나 함께 나눈 대화는 내 삶의 다른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하지만 이제 함께 보낸 시간의 길이가 앎의 정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정도는 알게 되었다. 내가 아는 시인은 퉁명스럽지만 따뜻하고, 거칠지만 정교하다. 그는 막연한 낙관이나 섣부른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그래서 현실과 …

대통령 집권 2년 반의 치명적 한계 |2019. 11.01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11월10일)을 맞이한다. 지난 2년 반 동안 문재인 정부는 몇 가지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첫째, 무능이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0)’를 ‘대통령 1호 지시 사항’으로 추진하고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다. 그동안 수십조 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일자리 참사가 벌어지고…

위기는 곧 기회다 |2019. 10.25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3일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면서 남측과 협의하여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남북 관계의 시금석인 금강산 관광 사업의 존폐와 직접 연계되어 있어 주목된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이후 거의 10여 년 넘게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진솔하지 않은 책들 |2019. 10.18

대개의 작가는 출판기념회 여는 것에 시큰둥하다. 행사를 준비해 본 분은 알 테다. 바쁜 사람 모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또 작가는 부조(책값)를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오히려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차비를 드려도 시원치 않다. 뷔페 정도는 불러야 한다. 가난한 것으로 소문난 작가는 출판기념회를 누가 열어 준다고 해도 기피할 수밖에 없다. 무슨 선거가 되었든…

지역축제와 지역문화 |2019. 10.11

축제는 지역문화의 꽃이다. 지역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지역의 다양한 축제를 접하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지역축제가 정말 많다는 점과, 그럼에도 그 많은 축제를 왜 하고 있는지 가끔은 궁금해진다는 점이다. 물론 지역문화의 확장과 맞물려 지역축제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전문가와 시민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획일적…

대통령의 존재 이유와 검찰 개혁의 본질 |2019. 10.04

조국 사태가 몰고 온 파장은 자못 크다. 몇 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본다. 대통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은 국민의 공복이고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정부를 통치한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고 갈등을 조정하여 국민 통합을 이뤄 내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이것을 토대로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 …

한반도 비핵·평화에 시동 건 정상 외교 |2019. 09.27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의 평화 구축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얻는 것과 동시에 ‘세계가 가치를 공유해야 할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하였다. ‘남북 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도 언급하였…

'존경하는’ 대신 ‘존중하는’ |2019. 09.20

진정서를 써 본 일이 있다. 지인이 갇혀 있기에 마땅한 죄를 지었지만, 부양하는 가장임을 긍휼히 여겨 집행유예로 봐주십사 애걸복걸하는 내용이었다. 반성문보다 더 쓰기 힘든 글이 남을 위해 쓰는 진정서임을 알았다. 무엇보다도 첫 문장 때문에 괴로웠다. 진정서를 어떻게 쓰는 건지 대략 알아보았는데, 하나같이 첫 문장이 ‘존경하는 판사님’이었다. 정말 존경하는…

공공의 존재 이유 |2019. 09.06

최근 다양한 영역에서 공공과 민간이 만나 협력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지방 분권’이 강조되면서 협치 혹은 거버넌스라는 형태의 구조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혁신’을 가능하게 하려면 민간의 역량을 공공 영역으로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공공과 민간이 만나게 되면 항상 불협화음이 생기곤 한…

무엇이 정의고 공정인가? |2019. 08.3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던진 충격과 파문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조명해 볼 수 있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이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신을 계승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촛불 정신이 지향하는 가치는 공정, 정의, 평등이다. 조 후보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은 이런 촛불 정신을 정면 부정한다. 조 후보자의 위선과 탐욕으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북한의 통미봉남은 구시대 발상이다 |2019. 08.23

지금 남북 관계는 참여의 기대를 높였던 작년과는 달리 경직된 상황이다. 북미 대화는 물론이고 남북 대화의 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엊그제 방한한 비건 미국 협상대표도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현재 협상을 앞둔 북미간 샅바싸움은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친서는 오고 가고 과거와 같은 위기 …

한국 소설에도 사랑을 |2019. 08.16

1998~2004년, 4단계로 허용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 그때엔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두려워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1965년)를 했다지만, 36년간 지배당한 억분(抑憤)함과 일본 정부의 일관된 뻔뻔한 작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가실 수가 없었다. 스포츠 ‘한일전’이 벌어지면 너무나도 애국적이지만, ‘일제’를 사용하는 것은 거리낌이 없고 심지어 자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