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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일춘추
하얀 제비꽃 |2020. 05.29

모처럼 데레사 수녀님이 공주에 왔다는 전갈에 서둘러 외부 일정을 마치고 ‘루치아의 뜰’로 갔다. 루치아의 뜰은 공주의 옛 거리에 있는 찻집으로 오래된 한옥 하나를 고쳐서 만든 찻집이다. 공주의 바닥 사람들에게보다는 외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잘 알려진 찻집이다. 왜 루치아의 집인가 하면 찻집 주인의 세례명이 루치아이기 때문이다. 짐작하시겠지만 루치아는 천주…

한 사람의 힘 |2020. 05.22

이탈리아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는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2020)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전염병은 어쩌면 지금 꼭 필요한 ‘생각으로의 초대’일지도 모른다. 유예된 활동, 격리된 시간들은 그 초대에 응할 기회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느냐고? 우리는 단지 인간 공동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 섬세하고 숭고한 생태계에서 우리야…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의 길 |2020. 05.15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5월10일) 집권 3년을 맞이했다. 이제 집권 후반기로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국정 운영 지지도는 71%(한국 갤럽 5월 1주 조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과거 조사한 역대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무렵 지지도는 박근혜 대통령 42%, 이명박 대통령 43%, 노무현 대통령 27%, 김대중 대통령 27%, 김영삼 대통령 …

가짜뉴스는 공공의 적이다 |2020. 05.08

중국 고전 삼국지의 명장면은 누가 뭐라 해도 적벽대전일 것이다. 수백만 대군을 이끌고 손권의 오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조조는 수군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거짓 항복한 방통의 조언대로 배들을 쇠사슬로 묶었다. 묶인 배들 간의 왕래는 자유로왔으나 손권-유비 연합군의 불화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결국 전쟁에서 참패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이른바 ‘연…

좋아요 어법 |2020. 05.01

최근 몇 년, 청소년들을 만나고 젊은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아니, 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일상생활이기도 했다. 거의 날마다 전국의 중학교나 공공기관을 찾아다니면서 문학 강연을 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 특히 10대나 20대 젊은이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새롭게 느끼고 배운 것이 있다. 그들의 어법이 매우 분명하고 깔끔하다는…

뉴노멀 사회와 수축사회 |2020. 04.24

우리는 과거의 일상(normal)을 잃어버렸고,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뉴노멀’이 일종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중요한 개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상황은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분야 혹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전방위…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나라 |2020. 04.17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 들어서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민주당이 전례 없는 압승을 했다. 국민들은 코로나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을 택했다. 민주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를 포함해 네 차례 연속 승리한 최초의 정당이 됐다. 180석의 ‘슈퍼 여당’이 된 …

동·서독 보건의료 협력의 교훈 |2020. 04.10

북한은 지난 3월17일 평양에 종합병원을 짓기로 하였다. 착공식에 직접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면서 올해 내로 이를 완공할 것을 지시하였다. 연설 중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의 최고지도자 스스로가 “수도인 평양에마저 현대적인 의료 보건 시설이 없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실토한 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

사랑의 거리 |2020. 04.03

예전, 젊어서 고향에 살 때의 기억이다. 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로 가끔 청둥오리 사냥을 가는 젊은 축들이 있었다. 그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백조에 대한 것이다. 백조는 우리말로는 고니라고 불리는 몸집이 크고 털 빛깔이 새하얀 새이다. 녀석들은 갈대숲이나 습지에 무리 지어 앉아 있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어김없이 사람이 다가간 거리만큼 뒤로 물러난다고 한다. 살…

어둠 속의 희망 |2020. 03.27

“미래는 어두운데, 내 생각에는 이것이 대체로 미래가 띨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다.” 1915년 1월18일, 버지니아 울프가 쓴 일기의 한 대목이다.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때이다. 지금처럼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왠지 위로가 된다. 재난과 위기에만 그런 것은 아니고 미래는 항상 어두운 것이다. ‘코로…

국민은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하나 |2020. 03.2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한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접촉 선거운동이 금지되면서 ‘깜깜이 선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첫 시행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함께 ‘위성 비례정당’ 출연으로 유권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여야 모두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과 혼란이 지배하는 미증유의 선거가 되고 있다. 이번 총선…

비전통적인 안보 분야의 남북 협력 |2020. 03.13

25년 전인 1995년 이맘때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 발표를 한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심각한 체제 위기에 직면했었다. 80년대 말 탈냉전의 격변기에다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과 대기근 발생, 배급제 붕괴로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1994년 추진했던 남북 정상회담의 기대…

슬럼프에 대하여 |2020. 03.06

가끔 문학 강연을 하면서 젊은 친구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글쓰기에 대해서, 독서에 대해서, 더러는 인생에 대해서. 한결같이 쉽게 대답해 줄 수 없는 무거운 문제들이다. 가장 까다로운 질문은 사랑에 관한 것이고 그다음은 슬럼프에 관한 것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니 경험도 있고, 그런 경험 가운데 사랑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알고 있겠고, 슬럼프 극…

코로나19와 봄이라는 기적 |2020. 02.28

매년, 그리고 매일,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다짐하고 계획한다. 그리고 대부분 새로운 삶을 만들기보다는 실패하고 만다. 본인의 의지와 실패는 사실상 무관하다. 실패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삶을 위한 계획에 내적 의지만 있을 뿐 외부 환경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은 저녁 회식을 줄이거나 취침 시간을 앞당겨야 하는데…

통합 보수 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 |2020. 02.21

최근 자유한국당, 새보수당, 전진당이 합당해서 ‘미래통합당’(통합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보수가 뿔뿔이 흩어진 지 3년 만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한국당 체제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기존 한국당의 김형오 공관위원장 체제도 이어받기로 했다. 이는 일단 야권 정계 개편의 가장 큰 축이 마련됐다는 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