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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
독서 모임, 그 둥글고 고요한 공간 |2017. 08.14

한 달에 한 번, 달빛 책방에 간다. 친구들과 모여 함께 읽기로 한 책의 밑줄 친 구절들을 서로에게 읽어 준다. 다른 이는 어디에 마음이 닿았는지, 왜 그 문장 앞에서 흔들렸는지, 어떤 단어들과 마주했는지를 듣는다. 뜻하지 않은 섬세한 감각으로 타인의 마음자리에 새겨진 삶의 결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밑줄 그은 부분이 같아서 반가울 때도 있고, 그냥 스쳐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모방된 욕망은 어떻게 폭력을 부르는가? |2017. 08.07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욕망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욕망은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 자기 보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다. 욕망하는 것은 지금 살아 있음에 대한 가장 자연스럽고 구체적인 증거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며, 어떤 일에도 의욕을 갖지 않는다면 더 나은 미래도, 당당한 어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욕망이 삶을 이끌어 가는 추동력이 되는 것은 아…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 상대가 힘들 때 잘해 주자 |2017. 07.31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이다. 중산국(中山國)의 왕이 신하들을 불러 잔치를 벌였는데 그만 음식이 부족하고 말았다. 모두 양고기 탕을 먹었지만 유독 사마자기(司馬子期)의 몫이 없었다. 그는 심한 모멸감을 느껴 그날로 초(楚)나라에 망명을 했다. 그리고 초나라 왕의 마음을 움직여 중산국을 치게 만들었다. 중산국의 수도는 함락되었고 중산국 왕은 목숨이 위태로운…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조선 후기 ‘호남의 3대 천재’ |2017. 07.24

조국이 광복된 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그 이전이야 우리들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해방 후의 역사는 우리 연배들도 대충은 아는 부분들이 많다. 우리들이 아는 범위로만 한정하더라도,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독재가 진행되던 시절, 우리 호남인들은 얼마나 천대를 받았고 수모를 당하면서 살아왔던가. 호남 출신이라면 서울에서 하숙집을 구…

여행, 여기서 행복하기 |2017. 07.17

아래꽃섬길을 걸었다. 이름도 이쁜 섬에서, 돌담에 그려진 물고기만큼 사랑스러운 작은 섬에서, 참으로 ‘다솜한’ 시간을 보냈다. 그저 걷고 그저 보고 그저 내맡기고 특별한 목표도 없이 시간을 쓰고, 그러다가 압도적인 풍경 앞에 넋을 잃으면 가벼워지고 행복해지는 기분. 뭔가가 회복되고 건강해지는 시간이었다. 꿈결 속에 있는 것처럼 조금만 더 이렇게 있고 싶을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계몽의 역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2017. 07.10

“계몽이란 스스로 마땅히 책임져야 할 미성년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말한 계몽의 정의다. 이에 따르면 계몽은 미성숙 상태에서 벗어나서 성숙한 단계로 나가는 것이다. 미성숙을 극복하는 힘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이성에서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이성이 있는 사람이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

[문요한 정신과 의사] 나는 운동을 반대한다 |2017. 07.03

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 사이에 체중이 많이 늘었고 얼굴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후배도 이미 몸의 이상 증후를 느껴서 6개월 전에 헬스클럽에 등록했다고 한다. 다만 병원 일에 시달리다 보니 빠지는 날이 너무 많다고 했다. 비단 그 후배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운동의 필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새해에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호남의 3걸(傑)을 아는가 |2017. 06.26

“우리 호남 지역은 옛날 이래 충신(忠臣)·의사(義士)들의 연수(淵藪)였다” 200년 전 강진에 귀양 살던 다산 정약용이 했던 말이다. ‘연수’란 연못과 숲이라는 뜻이니 물고기가 모여 있는 연못이자 짐승들이 모여 사는 숲속으로 충신·의사들이 떼를 지어 살아가던 곳이라는 뜻이다. 다산은 또 말했다. “호남 사람들은 나라에 큰 난리가 있을 때마다 의병을 일으켜…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부모라는 이름의 외로운 별들 |2017. 06.19

초등학교 엄마들은 젊고 의욕적이다. 아이 교육에 관심이 높아 학교 일이나 학부모 모임, 좋은 정보 찾기에 열정을 쏟는다. 대체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하지만 딱 하나 해 주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 주고 자기만의 시간 속에 내버려 두는 일이다. “주말에 아이가 친구 생일 파티에 간다고 하는데, 아무…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분노, 그 용기와 폭력의 위험한 경계 |2017. 06.12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분노에 관한 시구로 시작한다. 최고의 영웅들을 통해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다루는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의 ‘분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그리스 연합군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장군이지만 전투에 나가지 않는다. 총사령관 아가멤논…

[문요한 정신과 의사]사람은 언제 바뀔까? |2017. 06.05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학창 시절의 추억에 이어 가족들 이야기로 넘어갔고 이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주제로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그때 오랜만에 모임에 나온 친구 녀석이 “와∼! 우리 나이가 벌써 쉰이 넘은 거야!”라고 소리쳤다. 건너편의 또 다른 친구가 “왜 그래, 쉰 넘은 지가 언제인데…. 네 나이도 몰라?”라면서 면박을 주었다. 그는 정말 자신의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호남 사람들 |2017. 05.29

역사란 참으로 엉뚱한 경우가 많다. 일제 식민지의 불행한 시대에 왜놈 헌병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독립투사들이나 고발하던 반역자들이 어떻게 잘못되어 독립유공자로 변신한 뒤 세상에서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혁혁한 업적과 지대한 공을 세웠지만 기록이 자세하지 못하고 자료가 보관되지 않아 역사에 전혀 이름을 전하지 못하는 억울한 처지에 놓이고 마는…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오월의 기쁨 한 송이 |2017. 05.22

인디언 달력으로 5월은 ‘오래전에 죽은 이를 생각하는 달’이라고 부른다. ‘큰 잎사귀의 달, 기다리는 달, 씨앗과 물고기와 거위의 달’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지만 나는 왠지 이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이라서,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 내는 5월이라서, 멀리 떠난 이들이 더욱 그리워…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진정한 광장을 위하여 |2017. 05.15

“어느 경로로 광장에 이르렀건 그 경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그 길을 얼마나 열심히 보고 얼마나 열심히 사랑하느냐에 있다.” 최인훈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광장’(1960)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이 특별한 울림을 주는 까닭은 거칠고 사나웠던 겨울바람을 이겨 낸 광장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제 광장은 긴 산고 끝에 ‘광장의 대…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꿀벌에게 배운다 |2017. 05.08

과연 민주주의는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꿀벌 사회는 흔히 여왕벌이 통치하는 왕정체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꿀벌 사회는 놀라울 만큼 민주주의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꿀벌들이 미래의 보금자리를 결정할 때의 과정을 보자. 먼저 정찰대 벌들이 나서서 새 둥지에 알맞은 곳을 알아보러 다닌다. 그리고 돌아와서 일벌들에게 후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