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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학자 의병장 김천일 장군 |2018. 07.16

조선 시대의 기록인 ‘국조보감’은 역대 임금들의 선정(善政)을 기록한 책이다. ‘선묘보감’은 그 가운데 선조 때의 내용을 담았다. “임진왜란 때 나라의 뜻에 따라 의병들이 일어났으니, 의병의 소리만 듣고 감동받아 멀고 가까운 곳에서 모여들었다. 비록 큰 전공을 이루지 못한 경우도 있으나 백성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라의 운명 또한 그들에 대한 믿음으로 유지…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말이 칼이 되지 않게 |2018. 07.09

날마다 새롭게 탄생하는 신조어들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지독한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일까. 타인에 대한 존중은 물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실종된 느낌이다. 진지충, 설명충, 맘충···. 언어 표현의 수위가 위험으로 치닫고 있다. ‘맘충’은 언제부턴가 혐오 표현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82년생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가치의 가치를 모를 때, 궁금해지는 것들 |2018. 07.02

작품이 훌륭하다면 작가가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 있는가? 로맹 가리 혹은, 에밀 아자르가 한 말이다. 어떤 것이 훌륭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그 이상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것이다. 작품의 수준과 완성도보다 작가의 유명세에 따라서 다르게 보거나 값을 정하려는 속물적인 시선에 대한 비판이고 질타다. 로맹 가리는 ‘하늘의 뿌리’(1956)를 써서 프랑스…

[문요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르셋을 벗을까? 말까? |2018. 06.25

나는 몸을 통한 마음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언어가 아닌 움직임으로 치유에 접근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 의미로 만든 게 ‘치유 걷기’라는 프로그램이다. 간단히 말하면 신체 내부 감각을 통해 자신의 몸을 느끼면서 걷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사람들이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내 몸이 아니라 내면의 감각으로 느끼는 내 몸에 집중하는 시간…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공재 윤두서의 학문과 그림 |2018. 06.18

요즘 사람들은 정말로 책을 읽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안 읽기로 유명하다. OECD에 가입된 30여 개 국가 중에서도 한국은 독서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책을 읽지 않다 보니 지식이 너무 부족해 과거의 역사나 인물에 대하여 모르고 지내기 십상이다. 추사 김정희는 그의 학문이 너무 높아 당대의…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인생의 8할 |2018. 06.11

일 년에 한 번씩은 비행기를 타 보자고 했다. 열심히 적금을 붓고 알뜰하게 연가를 모아 친구들과 해외 도서관 탐방에 나선 것이 어느덧 세 해째다.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돕거나 좋아하는 이들, 책과 사람이 좋아서 인생의 8할이 독서 운동이 되어 버린 이들과 시작한 여행은 북유럽, 싱가포르,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이어졌다. 8박10일 동안 도서관과 미술관과 서점…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단 5분, 그 순간의 영원함에 대하여 |2018. 06.04

요즘 가장 만나기 어려운 사람은 바쁘지 않은 사람, 시간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정신없이 바쁘기만 하지 시간 있다는 사람은 없다. 지위와 나이, 성별에 상관없는 일이다. 신기한 것은 일에 매여 있는 사람이나 특별히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시간에 대해서 느끼는 이 절대적 결핍감의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영향은 확실하다.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꽁보리밥(麥飯)에 파국(蔥湯) 뿐이로다 |2018. 05.21

학자란 배운 사람이라는 뜻인데, 글을 알고 조금 배웠다고 ‘학자’라고 칭해 주지는 않는다. 깊은 학문을 지니고 특정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아주 특별한 사람에게만 불러 주는 호칭이 학자이다. 그래서 인물을 평가하고 인물들의 등급을 매기는 역사책에서도 학행(學行)편에 올라,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것처럼 영광스러운 일은 없다. 효행(孝行)·문행(文行) 등…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배고프지 않을 날들을 위하여 |2018. 05.14

어버이날이 가까워져 엄마를 보러 고향 집에 갔다. 출발한다고 전화를 드렸을 때는 낮잠 주무신다고 했는데 도착할 즈음엔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어린애처럼 달려가 엄마 품에 안기고 서로의 등을 토닥거렸다. 이대로 엄마 냄새 맡고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엄마는 급히 할 일이 있으니 쉬고 있으라 하셨다. 팔순의 엄마는 오랜만에 자식들이 집안에 북적거리니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배낭 하나면 충분하지 않은가 |2018. 04.30

부와 명성, 명예에 권력까지 이 모두 것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할까? 행복은커녕 더 불행하고 피폐된 삶을 사는 경우도 많다.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쥐고도 보통 사람들보다 더 고갈되고 더 가치 없는 삶을 사는 까닭은 이 조건들이 저절로 행복을 선물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술 더 떠서 상상조차 어려울 만큼 부…

[문요한 정신과 의사] 24%가 76%로 |2018. 04.23

얼마 전 대학 선후배 모임에서의 일이다. 동기 중 한 명이 운전한다며 술을 안 마셨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선배가 한마디 했다. “야! 대리하면 되잖아. 내가 대리 운전비 줄게. 네가 안마시니까 분위기가 흐려지잖아.” 동기는 그래도 마시지 않았다. 그러자 선배는 화를 냈다. “어울리지 않을 거면 뭐 하러 왔어! 야, 다음번에 이 녀석한테 연락하지 마. 선…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성리학 |2018. 04.16

조선 500년의 역사에서 나의 머릿속에 남아 특별하게 잊히지 않는 학자 두 분이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일생 동안 학문만 연구했던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과 호남의 장성에서 평생토록 학문만 연구했던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이 그분들이다. 거의 백 년의 터울로 성호는 18세기, 노사는 19세기의 인물이었다. 서로 지…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2018 책의 해, 무슨 책 읽어? |2018. 04.09

오래 전 우리 동네에 ‘책문화공간’을 만들면서, 천여 권의 책을 그곳으로 보냈다.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사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없는 살림을 쪼개어 한 권 한 권 마련한, 어여쁜 나의 책들이었다. 책에 내려앉은 먼지만큼이나 쌓인 추억과 삶의 흔적들 때문에 책과 이별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을의 서재를 함께 만들면서 책과 이별이 더 이상 아…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4월, 인간의 오만을 생각한다 |2018. 04.02

4월이다. 새순이 돋고 꽃들이 다투어 피는 계절이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뿌리를 품고 있다가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생명을 밀어 올리는 자연의 기억력이 경이롭다. 그런데 봄 잔치가 화사할수록 마음 한쪽이 무거워진다. 이 때쯤이면 새순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기억들 때문이다. 4월과 함께 돌아오는 기억들로는 가깝게는 4.16 세월호 참사, 조금 더 거슬러 …

[문요한 정신과 의사] 긍정적 중독은 없다 |2018. 03.26

여행 중독이란 것도 있을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찾은 G라는 여성이 그러했다. 그녀의 주된 문제는 지나친 해외여행으로 인한 카드 빚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일에 지쳐 한 번씩 다녀온 해외여행은 그녀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활력을 주었다. 덕분에 담을 쌓고 있던 외국어 공부도 덤으로 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올수록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