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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
아이들에게 마음을 기울이다 |2018. 12.03

어느새 계절이 지나가고 한 해의 활동을 갈무리하는 시간 앞에 섰다. 12월의 첫날, 도서관에서는 영화도 찍고 사진책도 만들었던 ‘어린이 문화 예술 워크숍’ 발표회가 열렸다. 봄에서 여름으로 건너가는 사이 ‘그림책, 영화가 되다’에 참여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 시사회를 열었고, 가을에서 겨울로 건너오는 길목에서 ‘사진 놀이터’를 진행했던 아이들은 독…

환대하는 용기에 대하여 |2018. 11.26

말과 문자는 쓰는 사람이 없으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환대’라는 단어도 쓰임새가 줄어드는 단어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나’와 ‘너’의 사이가 그만큼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환대는 어렵게 찾아온 낯선 사람을 내쫓지 않고 반갑고 따뜻하게 대접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대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오디세이아’를 통해서 볼 수 있다. …

내 맘 같지 않아도 괜찮아 |2018. 11.19

인간관계를 주제로 강의나 워크숍을 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당신에게 크게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대답을 한다.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들은 부모나 형제 그리고 배우자, 애인, 친구, 직장 상사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하나같이 가까운 이들이다. 그 질문을 듣고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 …

대유(大儒) 강항(姜沆)의 ‘간양록’ |2018. 11.12

며칠 전 영광에서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었다. 수은(睡隱) 강항(姜沆)(1567∼1618) 선생의 학덕(學德)을 기리고 또 그분의 애국 충절과 높은 기개를 찬양하기 위해서 열린 학회였다. 일본에서 ‘수은 강항 선생 연구회장’인 무라까미 쓰네오(村上恒夫) 씨가 참석하고, 국내에선 김덕진·안동교 교수 등이 함께하여 학술 발표와 열띤 토론이 전개된 매우 의미 깊은…

어린이를 생각하다 |2018. 11.05

해마다 요맘때 어린이와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다. 걸어온 길에 대한 성찰과 걸어갈 길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첫해에는 ‘미래 세대 책 읽기 문화 어떻게 도울까?’를 주제로 ‘학습된 무기력’을 넘어서 어린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독서 환경에 대해 논의했다. 두 해째는 ‘우리가 만나야 할 어린이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

지식인은 누구인가? |2018. 10.29

신문을 보다가 불쑥 시야에 들어온 ‘지식인’이라는 단어가 참 혼란스럽고 민망하던 참에, 지식인이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근 문재인 퇴진을 촉구하는) 320명의 이름으로 내놓았다는 ‘지식인 선언’에서 그 ‘지식인’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묻는다고 한다. 개념 오용이나 악용은 다른 어떤 일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위태롭다. 개념은 무엇보…

음식 중독 |2018. 10.22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는데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제목 같지만 묘하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를 앓는 20대 후반의 한 직장 여성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을 쓴 책이라고 한다. 기분부전장애는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우울증과 달리 기분의 높낮이가 뚜렷하지…

호남 서화(書畵)의 찬란한 맥(脈) |2018. 10.15

매천 황현(黃玹:1855∼1910)은 조선의 마지막 대표 시인이면서 우국지사였고 또 뛰어난 역사가였다. 그의 문집 ‘매천집’(梅泉集)을 읽어 보면 배울 것이 참으로 많다. 또한 그의 역사책 ‘매천야록’은 춘추필법에 의한 직필(直筆) 사관(史觀)으로 조선 말기의 역사적 사실의 진실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명저 중의 명저이다. 우리는 조선의 서화에 대한 이야기가…

독립출판 시대의 낭만 |2018. 10.08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왜? 무슨 일인데?’ 놀라서 답을 한 적이 있다. 연이어 날아온 한마디는 ‘이 책 읽고 싶다고!’였다. 아, ‘그게 책 제목이었구나’ 한바탕 웃었으나, 순간 걱정과 염려가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 책을 선물로 사서 보냈다. 책 제목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도 많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책이 있었나 …

참을 수 없는 복제의 욕망에 대하여 |2018. 10.01

뭔가 좀 괜찮다 싶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구별하기 어려운 비슷한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입고 먹는 일에서부터 취향과 여가를 보내는 방법까지 모두가 고만고만하다.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TV 속 세상은 더 그렇다. 어김없이 모두가 서로를 베낀 복제 천국이다. 예능은 ‘그냥 예능’이 아님을 보여 주기 위해서 유명 인물들로 자리를 채우고, 전문성을…

소는 먹으면서 개는 왜 안 돼? |2018. 09.17

지난 8월 10일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 달라’는 국민 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큰 논란이 일어났다. 이어 9월 15일 대법원은 전기로 개를 도살한 행위가 동물보호법을 위반 한 게 아니라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재판을 다시 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만 보면 조만간 …

금남(錦南) 최부(崔溥)의 학문과 삶 |2018. 09.10

고결하게 살았고,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독한 권력에 목숨을 잃었던, 뛰어난 학자의 죽음은 500년이 지나도 슬픔을 자아내게 해 준다. 1498년은 연산군 4년으로 무오사화가 일어난 해다. 그 무렵 45세이던 금남(錦南) 최부(崔溥)는 홍문관 교리(校理)와 예문관 응교(應敎)에 올라 벼슬길이 탄탄대로로 열리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사간원 사간(司…

독서가 미래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 |2018. 09.03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열리는 김해시에 다녀왔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자리가 전국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니 반가운 일이다. ‘독서가 미래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콘퍼런스가 열렸다. 미래학자, 뇌과학자, 사회학자, 철학자의 시선이 궁금해 객석에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뇌과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최고의 두뇌…

삶의 품위에 대하여 |2018. 08.27

어느새 일상과 인문학이 아주 친밀한 관계가 된 듯하다. 서로 상관없는 내용에도 인문학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이는 일이 허다하다. 곳곳에서 수많은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별별 종류의 인문학 강좌들이 시장에 새로 나온 계절 상품처럼 광고된다. 어디 그뿐인가! 수많은 강좌가 무료여서 강좌를 준비하는 쪽보다 고르는 쪽이 더 힘들고 고단한 처지다. ‘공짜’인 데다 ‘재…

66.6% 채식주의자 |2018. 08.20

오늘은 옛날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조선 시대에 한 남자가 야생 거위를 잡아다가 집에서 길렀다. 불에 익힌 음식을 먹이자 거위는 금방 뚱뚱해져서 날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이에 그 남자는 거위를 마당에 풀어놓았다.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서 거위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었다. 한 열흘쯤 굶었을까. 한결 몸이 가벼워진 거위는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 남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