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월요광장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예학자 고산 윤선도 |2019. 03.18

‘장가(長歌)는 송강 정철, 단가(短歌)는 고산 윤선도’라는 말은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널리 알려진 말이다. 우리나라 가사(歌辭) 문학에는 장가와 단가가 있는데, ‘관동별곡’ 같은 장가에는 당연히 송강이 으뜸이요, ‘오우가’와 같은 단가에는 고산이 최고봉이라는 뜻이 담긴 말이다.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정봉남 전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시대를 읽는 사람들 |2019. 03.11

수시로 카톡 알람이 울리고, 열어 볼 때마다 새로 발견한 정보와 소식들이 올라온다. 어떻게 이런 걸 찾아냈는지 반가워서 댓글을 주고받다 보면, 공유를 통한 경험의 세계가 자꾸만 커진다. 순결한 영혼 윤동주를 만나러 일본으로 문학 기행을 다녀온 친구들의 단톡방. 전국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우리는 동시에 접속하고 의견들을 교환한다. 윤동주의 시를 좋아해서 여행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태어난다 |2019. 03.04

이제 곧 봄을 알리는 꽃들이 각양각색으로 피어나면서 팍팍한 일상에 조금은 생기가 돌지도 모르겠다. 그 꽃들 중 하나가 모습이 유난이 특이하고 색색으로 화려한 튤립이다.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꽃으로 잘 알려진 튤립은 본래는 야생화였다. 원산지는 텐산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아시아 고산 지대다. 페르시아와 터키를 거쳐서 16세기에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1639년경에 …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사단법인 도시재생연구소 이사] 광주다운 도시 경관 형성 |2019. 02.25

요즘 ‘풍경을 만지다’(風景にさわる)라는 책을 번역하면서 ‘경관이란 우리 삶 속의 소소한 모든 것에 담겨져 있다’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흔히 도시적 측면에서 재생이나 개발, 환경 등을 넓은 의미로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도시민의 삶에서 정리되고, 예뻐지고, 아름다워지는 그러니까 결론은 ‘경관으로 모든 것을 말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김인후와 유희춘의 스승 최산두 |2019. 02.18

호남의 유학에 관심을 갖고 당시의 유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분들을 살펴보면, 15세기에 호남에서 큰 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어 대단한 업적을 이룩한 사실을 알게 된다. 영암 영보촌으로 낙향한 연촌 최덕지(1384∼1455)와 태인으로 은퇴했던 불우헌 정극인(1401∼1481)이 선구적인 학문 활동을 하였고, 그 뒤를 이어 나주 출신이지만 처가 고을인 해남에서…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새로 고침’이 가능한가요? |2019. 02.11

마음 깊이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신다. 그분의 삶은 언제나 길을 잃은 것 같은 날, 어둠을 비추는 따스한 등불 같았다. 역사 교사이자 작가로 살아온 선생님은 얼마 전 교장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작별 인사를 띄웠다. 천성적으로 번거롭거나 격식 갖추는 것을 싫어해서 평소 생각했던 그분의 방식으로 작별을 전했다. 선생님의 이야기는 어떤 일을 마무리할 때의 자세에 …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전문가 주의와 아마추어 정신에 대하여 |2019. 01.28

지금은 참으로 전문가의 시대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일에도 ‘전문가에 따르면…’하는 어구가 곁들여진다. 크고 작은 일에 각양각색 전문가들의 의견과 설명들이 줄을 잇는 이유는 전문성이라는 것에 대한 과한 믿음에 있다. 이런 현상은 개인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을 미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전문가에 기대는 정도가 커질수록 개인들의 사고 …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사단법인 도시재생연구소 이사] 지역민을 위한 광주다운 도시 재생 |2019. 01.21

광주다움이란 광주의 고유함과 독특함을 발견해서 그것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 인권, 평화와 같은 중심 가치와 이를 실현시키는 문화, 역사, 도시경관 등 다양한 전략과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최근 지역 사회의 화두인 광주다운 도시 재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떠날 때의 아름다운 뒷모습 -연촌 최덕지가 은퇴하던 날 |2019. 01.14

어쩌다 유행가를 흥얼거리다 보면 뜻하지 않게 노랫말 어느 한 대목에서 ‘그게 진리로구나’ 감탄을 연발할 때가 많다.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물방아 도는 내력’이라는 노래의 가사 한 절이다. 세상에 좋은 것이 벼슬이고, …

[정봉남 순천 기적의도서관장] 그 한 사람의 마음 |2019. 01.07

새벽을 달려 남도의 바닷가로 ‘해마중’을 갔다. 꽁꽁 얼어 있는 어둠을 부드럽게 밀어내고 우뚝 솟아오른 해는 믿음직한 언약 같았다. 아픔과 차별과 눈물을 거두고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빌었다.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았다. “앞으로 나는 내 자신에게 무엇을 언약할 것인가. 포기함으로써 좌절할 것인가. 저항함으로써 방어할 것인가…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익숙한 것들과 이별하기 |2018. 12.24

자연의 순리와 변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는 인디언족에게 12월은 ‘다른 세상의 달’ 또는 ‘침묵의 달’이다. 12월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준비하거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조용하게 차분하게 지내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월이면 마음이 더 조급해지거나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진다. 도대체 그 많던 시간은 어디에 다 썼으며, 굳…

[문요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몸으로 돌아오라 |2018. 12.17

얼마 전 한 단체에서 ‘치유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열심히 걷는 것이 아니라 걷기를 통해 몸을 자각하고 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중간에 ‘아픈 몸과 대화하기’ 순서가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아프거나 불편한 몸의 부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몸의 부위를 의인화시켜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입니…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옥봉 백광훈 집안의 4문장 |2018. 12.10

한 집안에서 시문으로 뛰어난 문장가 한 사람만 나와도 이름난 집안으로 대대로 칭송을 받기 마련이다. 한데, 호남의 장흥과 해남에 살던 옥봉(玉峯) 백광훈(白光勳:1537∼1582) 집안에서는 4문장(文章)이 나왔으니 그 명성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더구나 옥봉의 아들로, ‘난중일기’에 이순신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나오는 송호(松湖) 백진남(白振南:156…

[정봉남 순천기적의도서관장] 아이들에게 마음을 기울이다 |2018. 12.03

어느새 계절이 지나가고 한 해의 활동을 갈무리하는 시간 앞에 섰다. 12월의 첫날, 도서관에서는 영화도 찍고 사진책도 만들었던 ‘어린이 문화 예술 워크숍’ 발표회가 열렸다. 봄에서 여름으로 건너가는 사이 ‘그림책, 영화가 되다’에 참여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 시사회를 열었고, 가을에서 겨울로 건너오는 길목에서 ‘사진 놀이터’를 진행했던 아이들은 독…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환대하는 용기에 대하여 |2018. 11.26

말과 문자는 쓰는 사람이 없으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환대’라는 단어도 쓰임새가 줄어드는 단어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나’와 ‘너’의 사이가 그만큼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환대는 어렵게 찾아온 낯선 사람을 내쫓지 않고 반갑고 따뜻하게 대접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대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오디세이아’를 통해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