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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포럼
[유지나 동국대교수·영화평론가] 미투 파장, 성 평등 사회로 가는 청신호 |2018. 02.06

지난주 광주에 강연하러 갔던 길에 송정역 근처 시장에 들렀다. 그때 동행해 준 고마운 지인이 한 골목길에서 ‘이곳은 직업여성들이 살던 곳’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그 말을 들으며 ‘저도 직업여성인데요’라고 답했다. 순간 우리는 세월따라 흐르는 언어 변화를 느끼며 같이 웃었다. 실제로 ‘직업여성’은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을 뜻하지만 ‘주로 유흥업…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연금 제도를 다시 생각한다 |2018. 01.30

고령화와 금융화(financialization)가 묘하게 맞물려 서로 상승 작용을 하는 가운데, 21세기 초반을 살아가는 지구촌 현대인들은 연금(pension)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경우, 국민연금은 늘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으며 직장에서는 서구식 기업연금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허리띠를 더 졸라매어 개인연금…

[김정남 언론인] 1987,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2018. 01.23

지난 1월 11일, 남양주시 별내에 있는 범하(凡下) 이돈명(李敦明) 선생 묘소에 다녀왔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그날이 바로 이 변호사의 서거 7주기 날이었다. ‘인권변론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이 변호사와 나와는 남모르는 사연이 하나 있다. 1986년 5월 3일의 인천 사태로 당시 많은 사람이 수배되어 쫓기고 있었다. 그때 이부영이 내게 찾아와 …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매우 영국적인 쿠데타’ |2018. 01.16

‘기록의 나라’ 영국의 정치인들은 학계와 전문 서평자들의 주목을 받는 저술들을 끊임없이 세상에 내놓는다. 그 종류도 전기, 자서전, 회고록이나 편지와 일기는 물론이고 순수문학과 장르소설에 이르기까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다양하게 넘나든다. 지난 연말 전자책으로 읽었던 소설 ‘매우 영국적인 쿠데타’(A Very British Coup)는 텔레비전 시리즈…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2018. 01.09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에 진도 5.5 규모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주택, 공공건물, 학교 등이 피해를 입어 62명이 부상당하고 15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잠정 피해액이 522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이번 지진의 피해는 심각했다. 종교계…

[김태희 다산연구소장] 새해엔 좀 더 여유로운 삶을 |2018. 01.02

지난해 말 취업 포털들의 신조어 소개가 흥미롭다. ‘직딩이’(직장인)들의 고단한 ‘직장살이’를 엿볼 수 있다. ‘다사다망’(多事多忙)!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오늘 제때 퇴근할 수 있을까? 답변은 ‘야근각’. “아마 야근하게 될 것 같다”는 뜻이다. 휴식을 포기한 족속이며(‘쉼포족’), 땅에 묶인 혼령처럼 사무실을 떠나지 못한다(‘사무실 지박령(地縛靈)’…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미래 위한 ‘사회 투자’ 확대해야 |2017. 12.26

2017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탄핵 정국 때만 해도 정치 사회 혼란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고 경제성장률도 2% 후반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반도체 특수 수출 호조로 2017년 경제성장률이 3%를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에 비해 고용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의 고용 창출 효과…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찬바람 속 열기, ‘김지영 씨 현상’ |2017. 12.19

이마에 닿는 찬바람이 싸하게 정신을 깨운다. ‘삼한사온’이 깨지고 ‘십한이온’으로 변한 현상은 강추위가 열흘 이상 이어지다 이틀 정도 따뜻해지는 것이다. 이런 기후 변화 원인은 지구온난화 탓인데, 이런 지구 생태계 변화가 나 자신을 포함한 인류 탓인 것을 어떻게 부인하겠는가? 하여 찬바람을 타며 맑아지는 머리로 한 해를 돌아보노라니 뜨겁게 터져 나온 젠…

[김정남 언론인] ‘인권의 날’에 생각나는 두 가지 |2017. 12.12

“사형이 구형되었다. … 김병곤의 최후진술이 시작되었다. 첫마디가 ‘영광입니다’ 아아! 무슨 말인가. 이게 무슨 말인가. 사형을 구형받자마자 ‘영광입니다’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나는 엄청난 충격 속에 휘말려 들기 시작했다. 죽인다는데, 죽는다는데, 일체의 것이 종말이라는데, 꽃도 바람도, 눈매 서늘한 작은 연인도, 어여쁜 놀 가득히 타는 저 산마을의 푸르…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기억의 기만(欺滿) |2017. 12.05

사회이론과 종교사회학 분야에 방대한 저술을 남긴 미국 사회학자 피터 버거(Peter L. Berger, 1929∼ )는 70년대 중엽 펴낸 ‘희생의 피라미드’라는 책에서 전후 사회주의 발전 경로를 겪었던 중국과 자본주의를 택했던 브라질의 두 대국을 비교하며 근대화의 비용을 계산한 바 있다. 에세이 풍의 사유로 풀어낸 그의 주장을 정설로 못 박을 수는 없겠지…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영란법’ 이야기 |2017. 11.28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의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어느 명절날 부친께서 술 한 병을 주시면서 담임 선생님께 갖다 드리라고 하셨다. 통칭 ‘정종’이라 불렀던 2리터짜리 청주 술병이었는데 나는 그걸 들고 교무실로 가서 담임 선생님께 전해드렸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살아 있는 닭 한 마리를 들고 담임 선생님 댁으로 찾아간 적도 있었다. 그때 선생…

[김태희 다산연구소 소장] 정약용이 꿈꾼 나라 |2017. 11.21

100년 전, 1917년 10월 러시아혁명은 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나라를 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약소국의 뜻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나라의 꿈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100년이 채 되지 않아 각국의 공산주의 정권은 민주화 요구에 직면하여 종식되었다. 인간과 제도에 대한 이상과 과신이 인간을 억압하는 경직된 제도를 만들어 내다니. 이제는 인류에게 경험적 …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소득 주도 성장은 혁신 경제의 발판 |2017. 11.14

소득 주도 성장은 케인스주의 수요 확대 정책이어서 단기 경제 활성화 효과는 있지만, 성장 잠재력을 근본적으로 올리지는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경제 침체 원인 중 하나가 총수요 부족이기 때문에 소득 주도 성장이 총수요 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소득 주도 성장의 전부는 아니다. 차별·저임금·장시간 노동 소득 주도 성장은 …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자연의 메신저 고흐의 그림 |2017. 11.07

꿈틀대며 타오르는 붓의 흔적, 그 흐름을 타고 피어오르는 별, 꽃, 나무, 밀밭, 까마귀, 그리고 사람들 이미지가 시선을 끌어들인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휴대전화, 방석 , 컵 받침, 가방, 스웨터 등등 온갖 일상용품에 복제되어 전시된다. 미치도록 그림을 그리며 정신병까지 앓다 37세에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은 영화, 음악, 뮤지컬…

[김정남 언론인] 신명 김덕수 |2017. 10.31

올해로 김덕수가 광대가 된 지 60주년이 된다. 다섯 살 때인 1957년, 조치원에서 남사당의 난장축제가 열렸을 때 남사당 아저씨들이 김덕수를 안아 그들의 어깨 위에 새미로 세웠다. 김덕수는 어머니의 흰 광목천을 목에 걸치고 어른의 어깨 위 맨 꼭대기에서 앉고 일어서기, 물구나무서기를 했다. 얼마 전 나는 김덕수로부터, 그가 광대로 출발했던 바로 그날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