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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포럼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처칠을 생각한다 |2018. 05.22

전쟁은 진보 정치를 죽이기도, 회생시키기도 한다. 민족과 애국의 깃발 아래 사회주의는 힘을 잃지만, 국가 주도의 전시 동원과 그 체제가 준 공동체 경험은 전후 재건의 시기에 좌파 정치가 약진하는 발판이 된다. 영국 노동당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정치가 혼돈과 위기를 겪던 1920년대에 두 차례(1923, 1929)나 (소수)정부를 구성하며 창당 2…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인류의 멸망 |2018. 05.15

얼마 전에 작고한 영국의 천재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의 멸망을 이끄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면서 우리에게 경고한 바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핵전쟁, 지구 온난화, 슈퍼 바이러스, 인공지능 로봇, 소행성과의 충돌 등이 인류 멸망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 중 소행성과의 충돌을 제외하면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 낸 재앙이다. ‘인류 멸망’이라는 거대 …

[김태희 다산연구소장] 변하고 통하는 길만이 활로다 |2018. 05.08

지난주 금요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편리하게 이용하는 비행기이지만 이착륙 때는 약간 긴장된다. 사실 하늘을 나는 게 범상한 일인가. 처음 하늘을 날 생각을 했던 사람은 몽상가라 해야 할 것이다. 몽상이 몽상에 그치지 않았던 것은 현실주의자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서였다. 시행착오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수정과 재도전이 이어졌기에 마침…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냉면, 맛의 차이와 다양성 |2018. 05.01

5월 첫날. 4·27 판문점 선언이 보여 준 분단 드라마의 급진전 파장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의지에 대한 리얼미터 여론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관한 신뢰도가 14.7%에서 64.7%로 급격히 높아졌다는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이름 그대로 평화의 의미를 깨우쳐 주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불어온 봄바람 속에…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공적 연금, 건전하게 운용하려면 |2018. 04.24

국민연금 급여가 아무리 박약한 용돈 수준이라 할지라도 전 국민의 노후 보장 제도로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 관련 이슈에 대해 늘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저출산·고령화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과연 국민연금이 지속가능한 제도로서 굳건히 유지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김정남 언론인] 일 한번 냅시다 |2018. 04.17

“나는 북쪽에서보다는 남쪽에서 먼저 민중의 승리가 오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 국민의 새롭고 자발적이며 집단적인 열정의 폭발로써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이 나라에 찾아오는 아테네의 봄입니다. 이 아테네 봄날의 압력에 따라 분단된 북쪽에서도 서서히 자기 나름의 평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반도의 북쪽에 찾아오는 …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영웅의 시대는 갔다 |2018. 04.10

에디스 해밀턴의 ‘신화’가 취합한 영웅들 중 단연 우뚝한 인물은 아테네 왕 테세우스다. 가령 헤라클레스가 종종 충동적이고 쉽게 감상에 젖기도 하는 반면, 테세우스는 전사의 용맹성에다 지적인 신중함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함께 지녔던 영웅이었다. 그는 신들에 농락되거나 스스로의 성정을 못 이겨 이모저모의 비극을 겪었던 여타 영웅들과 달랐으니, 많은 경우 …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6분 20초, 그 끔찍했던 총기 사건 |2018. 04.03

지난 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퇴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사 등 17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때 걸린 시간은 고작 6분 20초였다고 한다. 이 짧은 시간에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으니 총기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위험한 총기 소지를 엄…

[김태희 다산연구소장] 뒤늦은 합격 통보 |2018. 03.27

2015∼2016년 한국가스안전공사 공채에 응시했던 지원자가 최근 합격 통보를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3년 만에 뜻밖의 전화를 받은 지원자는 ‘혹시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뒤늦은 합격 통보는 2∼3년 전 채용 비리의 피해자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취업 실패에 자존감이 상해 있었는데, 그래도 정의는 살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반…

[유지나 동국대교수·영화평론가] 여성 독립 존재 |2018. 03.20

계절의 변화는 놀라운 자연의 축복이다. 무거운 코트를 벗고 봄바람 스치는 가벼운 차림으로 거리를 나서면 하루하루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봄바람과 함께 부는 미투운동 바람은 오랫동안 침묵의 카르텔로 봉인해 왔던 곪아 터진 권력의 민낯을 보여 준다. 한때 대중음악에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고 애달프게 이별 노래를 불렀지만, 이젠 여자도 배가 되어 자…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가상통화와 법정통화 |2018. 03.13

지난해 겨울, 가상통화(crypto currency)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열풍이 한국 사회 전역을 뒤흔들었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가상통화 강국에서도 가상통화 버블과 가상통화 가격의 급등락이 커다란 화젯거리가 되었다. 사실 화폐는 우리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늘 따라다니지만 정작 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김정남 언론인] 1987,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2018. 03.06

영등포 교도소에서 한병용(한재동,전병용)을 통해 내게 보낸 이부영의 편지는 “박(종철) 군 건으로 구속된 조(한경), 강(진규) 건은 완전 조작극이야”로 시작, 별지로 된 추신(追伸)을 통해서는 박종철 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나머지 고문 경관 3명의 이름과 직위를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은폐 조작의 경위와 함께 2월 27일에 검사 안상수가 교도소로 찾…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친밀함, 가해와 위선의 그늘 |2018. 02.27

중세는 엄정한 신분 사회였지만 관계의 친밀성이 제도화됐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도 중세 천년의 역사가 만든 관행에 빚진 것이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시절이라, 사회는 신체나 가족이 그런 것처럼 하나의 전체로 엮인 유기체였고, 전체의 유지를 위해 행하는 기능에 따라 역할이 주어진 개인은, 신이 부여한 위계질서 속에 태생적으로 편입됐었다. 위와 아…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대동(大同) 사회와 소강(小康) 사회 |2018. 02.20

지난 1월에 다산연구소가 주관하는 중국 광동성(廣東省) 인문 기행에 다녀왔다. 광동성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문학적 유산이 무수히 많다. 이곳에 유배된 소동파의 유적, 태평천국을 건립한 홍수전의 옛집, 중국의 아픈 상처가 서린 아편전쟁 기념관,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삭발수계(削髮受戒)한 광효사(光孝寺) 등이 있고, 변법자강운동(變法自疆運動)…

[김태희 다산연구소 소장] 중국 기행에서 만난 인물들 |2018. 02.13

광동(廣東, 광둥)성에 간 까닭은 그곳이 따뜻해서였다. 송재소 교수의 중국 인문기행을 겨울에 하면서, 장강을 따라 서진하던 코스는 남쪽으로 선회했다. 광동성은 영상 20도 정도로 따뜻했다. 중국 남쪽의 관문인 광동성은 성도가 광주(廣州, 광저우)이고, 홍콩·마카오가 인접해 있다. 이번 기행지에서 접하게 된 인물이 임칙서(林則徐, 린쩌쉬, 1785∼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