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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포럼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신사임당의 예술 재능 어디서 왔나? |2019. 11.14

신사임당은 우리 역사를 장식하는 대표 인물이지만 이 땅에 와서 머문 시간은 50년도 채 안되었다. 길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는 이후 500년이 다 되도록 계속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그동안 나올 이야기 다 나왔을 테고, 자료 또한 한계가 있을 터인즉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란 없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임당과의 연결성이 전혀 없어 …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그들만의 세상에서 인간-되기 |2019. 11.12

최근 세상의 변화를 촉발하는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되고 있다. 전업주부 엄마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한 여성의 일상을 다룬 소설 ‘82년생 김지영’(조남주)이 각색 영화(2019·김도영)로 확장되면서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출산 (초)고령화라는 인구 절벽에 직면한 한국에서 아이 엄마는 고마운 존재일 수 있다. 그런데 남편이 벌어다 주…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아, 슈리성 |2019. 11.05

지난 10월 31일, 오키나와의 슈리성(首里城)이 전소되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1989년부터 올해 초까지 30년간 정성을 기울여 복원한 류큐왕국의 혼이 불타 버린 것이다. 슈리성 곳곳에 화마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여러 장식들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아연실색했고, 많은 한국인들도 10여 년 전 남대문 화재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철희·표창원 의원에게 박수를 |2019. 10.29

더불어민주당의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분 다 당 안팎의 신임이 두터운 초선 의원으로 내년 총선에서 당의 공천이 거의 확실시되는 터여서 이번 불출마 선언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식에게 물려주기도 아깝다’는 국회의원직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불출마의 변을 들어보자.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

[성염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 십자가를 장검으로 휘두르는 ‘증오의 종교’ |2019. 10.22

필자가 다니는 조그만 성당의 주일미사 중 있었던 일이다. 대표신자들이 자유로이 기도문을 지어 염송하는 ‘신자들의 기도’ 시간이었다. 한데 북핵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여선지 어느 청년이 “김정은 일가가 하루빨리 몰살당해 북한이 망하고 이 땅에 평화가 오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을 올렸다. 미사를 집전한 사제는 미사 후 청년을 따로 불러 “우리 크리스천은 기…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늙은 여자들의 시간 |2019. 10.15

“지금까지 이룬 게 없으면 이후에도 이룰 게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면 이제 그만해도 돼!” 연로한(?) 연구자들 사이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주변에는 정년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안 하던’ 공부를 해서 대작을 내겠노라 수선을 피우는 이들이 적지 않고, 공부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책 속에서 몸을 빼지 못하는 ‘천생 서생’들도 더러 있다. …

[김태희 실학박물관 관장] 조국을 넘어 |2019. 10.08

“거 봐라. 자기들만 착한 척, 옳은 척하더니.” 별반 다르지 않은 그들의 위선을 새삼 확인한 듯한 분위기였다. 다른 한쪽에선 실망과 당혹감에 빠졌다. “도덕성이 자산인데, 더 악화되기 전에 얼른 대통령이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정권 차원 이상의 고려도 담겼다. 이에 대해 언론과 야당의 의혹 제기가 아직은 확인된 게 없지 않느냐는 반론도 조심스럽게 나…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다중의 지모를 믿었던 세계주의자 최한기 |2019. 10.01

혜강(惠岡) 최한기(崔漢綺)는 한국 실학사의 대미를 장식한 존재이다. 그는 1803년에 태어나서 조선 왕국이 근대적 세계로 문을 연 개항이 이루어진 이듬해인 1877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학문은 자기 시대를 대변하듯 개방적 성격을 강렬하게 띠었다. 전 지구가 하나로 소통하는 ‘만국일통’을 고도로 강조하고, 온 누리에 안녕이 깃드는 ‘우내녕정’(宇內寧…

[김세종 다산연구소장] 다산의 ‘악경’ 복원과 고악의 회복 |2019. 09.24

다산의 학문은 참 넓고도 깊다.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그의 시문과 책 속에는 당쟁시대 권력에 눈멀어 백성들의 곤궁한 살림은 아랑곳하지 않던 시절, 성인의 글을 근본 바탕으로 삼고 현인의 글을 거울삼아 경전을 재해석하고, 사회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진단하며, 해결 방책을 열거한 대목을 보면 그저 경외감이 들 뿐…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2019. 09.16

 태풍이 할퀴고 간 들판이 휑하니 황량하다. 원래부터 생각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작정을 하고 만든 것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그 파괴력이 의외로 커서 오랫동안 생각을 같이 해 왔던 사람들을 갈라놓았다. 링링이 아니라 조국 이야기이다. 태풍의 눈은 자녀 교육과 재산 문제를 넘나들었고, 최종적으로는 문제 해결 방안이 대학 입시제도 개혁으로 귀착된 듯하지…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트럼프를 어이할까? |2019. 09.10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일삼는 묘한 인물이다.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면서도 늘 술에 취한 듯 붉은 얼굴로 쏟아 내는 그의 말들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마치 개구리처럼 어디로 뛸지 모른다. 그가 이번에 또 ‘트럼프 빨대’라는 기상천외의 일을 저질렀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선거본부가 대통령의 이름(T…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고정관념과 세대 차이 |2019. 09.03

9월의 서늘한 가을바람이 반갑기만 하다. 에어컨 바람으로 폭염을 견뎌 냈던 일상이 보다 트인 공간으로 변하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인류 산업 발전이 몰고 온 지구 온난화에도 불구하고 계절 변화가 지속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 길목에서 최근 접한 지난해 출산율 관련 정보는 세상 변화의 세대 차를 절감하게 한다. 동네에서 아이들보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

[성염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 아직도 8월 |2019. 08.27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문구, 웬만한 지식인이면 들어서 아는,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의 명제가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 시국이다. 어떤 사람이 흔히 쓰는 단어와 어법과 어조는, 그 사람의 지적 능력과 지식수준뿐만 아니라 그가 속해 있는 정신적 혈통과 종족, 사람됨, 그가 사는 세계를 결정(結晶) 짓는다는 뜻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우리는 아직도 8월이다…

[김태희 실학박물관 관장] 일본은 왜 패망했는가? |2019. 08.20

제국 일본은 왜 패망했는가? 그것은 ‘근대의 부족’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우리에게 그토록 뿌리 깊게 근대화 콤플렉스를 심어 준 일본이 근대성이 부족했다니. 일본 도쿄대 법학부 정치학과 학생인 마루야마 마사오는 한참 논문을 쓰고 있었다. 1944년 7월 초 갑자기 그에게 군대 소집 영장이 날아왔다. 남은 기간은 겨우 일주일. 서둘러 논문을 마무리…

[김정남 언론인] 일본은 적인가 |2019. 08.13

지난달 4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 세 가지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한국을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함으로써 이제 한국과 일본은 사실상 경제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그날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과 함께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