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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포럼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제왕적 대통령’ 담론 유감 |2017. 09.05

한국이 유신과 전두환 체제에서 경험했던 ‘대통령 간선제’는 개인의 권력욕이 빚은 것이었고, 짧은 ‘의원내각제’ 실험은 변변한 교훈을 얻기도 전에 쿠데타로 막을 내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6월 항쟁이 안겨 준 ‘대통령 직선제’만으로도 민주주의를 다 이룬 듯 흥분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치권 안팎에선 ‘제왕적’ 대통령을 탓하며 다시 정부 형태를 문제 삼는…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교육 독립선언’ |2017. 08.29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0일 동안 국정 전반에 걸쳐 실로 의욕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 주었다. 이 개혁 의지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 문제인 교육 개혁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듯 보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교육 문제는 워낙 복잡하…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제국의 몰락 |2017. 08.22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인상이 좋았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인상적이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가 방문한 중서부 지방의 조그만 도시 사람들은 인사성 바르고 친절했다. 넓은 미국을 여행하는 것도 즐거웠다. 국내선 비행기는 고속버스 타는 것만큼 간단했다. 어디선가 분쟁으로 소란할지라도 그곳은 평화스러웠다. 그러나 9·11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좀…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포용적 금융’으로 금융 개혁을 |2017. 08.15

2017년 상반기 은행산업의 영업 실적을 보면 당기순이익이 8조 원을 넘고 있다. 금융산업이 이렇게 막대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외환 위기 이후 금융 정책이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모피아(옛 재무부 관리를 마피아에 빗댄 용어)들은 금융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형화가 필요하다면서 은행 간 합병으…

[유지나 동국대 교수, 영화평론가] 아픔을 알리는 기록의 힘 |2017. 08.08

“오늘 밤 우연히 라디오를 켤 때/ 당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잊은 줄 알았었는데/ 잊혀졌다 했는데/ 당신은 노래를 만들었네요 … 부르지마 부르지마 옛 노래를/ 하고픈 말이 있어도 … 추억은 남아 있잖아” (‘부르지마’, 김목경 작사·작곡) 해질 녘 라디오를 켜니 이 노래가 나온다. 라디오 듣기는 내 취향이니, 우연히 라디오를 켰던 것은 아니다. 그런…

[김정남 언론인]적폐 청산은 무엇으로 하는가 |2017. 08.01

지난 7월 25일,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만 참석한, 문재인 내각의 첫 국무회의가 열려 문 대통령의 말대로 ‘이제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 됐다. 문재인 내각을 놓고 교수 내각이니 현역 의원이 5명이나 발탁됐다느니, 여성 장관 30%라는 공약이 실현되었다는 등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러나 가장 아픈 것은 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공자의 꿈, 청년의 꿈 |2017. 07.25

공자가 만년에 “심하도다, 나의 노쇠함이여! 오래되었도다, 내가 다시 주공(周公)을 꿈속에서 뵙지 못한 지도.”(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라 탄식한 것이 ‘논어’ 술이(述而) 편에 보인다. 주공은 중국 고대 주(周)나라의 이상 정치를 실현한 인물로 공자가 가장 존경한 성인 중의 한 분이다. 말하자면 주공은 공자의 ‘롤 모델’이었던 셈이다. 공자는…

[김태희 다산연구소장] 시대에 따라 힘쓸 일 |2017. 07.18

며칠 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다녀왔다. 창사는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의 도시였다. 그곳에는 마오가 청소년기를 보낸 학교가 있었다. 창사(長沙)를 가로지르는 샹쟝(湘江) 가운데 떠 있는 섬, 주쯔저우(橘子洲)에는 거대한 마오의 흉상이 우뚝하다. 곳곳에 마오의 기념물이 있었다. 창사에서 약간 떨어진 사오산(韶山)에 있는 마오의 …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제러미 코빈 |2017. 07.11

유럽 중도좌파 정당들이 일제히 쇠락의 길에 들어선 시점에 영국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68·Jeremy Corbyn) 당수가 진보정치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빈은 1983년 총선을 통해 하원에 발을 들인 이래 34년 동안 런던 이즐링턴 노스에서 내리 9선을 했다. 그는 처음 집권당 의원이 됐던 1997년 이후에만 530여 차례 당론을 거역했던 …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길 위의 인생, 또 다른 여정을 찾아 |2017. 07.04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두 시간 강의를 하려고 왕복 열 시간 이상을 거리에서 보내는 날이면 마중 나온 분들이 내게 하는 인사다. “나라도 크지 않은데… 그리 먼 길도 아니고 즐겁게 온 걸요.” 이렇게 답하면,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라며 상대방도 공명의 파장을 전해 준다. 1980년대 말 이후, 북한을 제외한 세계여행 자유화가 가능해지면서,…

[김정남 언 론 인]빨갱이 장사는 제발 이제 그만 |2017. 06.27

자유한국당 7·3전당 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 지사가 “문재인 정권은 주사파 운동권 정부이기 때문에 오래 못 간다”고 한 데 대해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이 “언제까지 빨갱이 장사를 해서 보수의 수명을 연장할 거냐? 한물간 종북 몰이 카드는 그만두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중앙일보 6월 20일 자) 이제 막 출범한 정부를 향해 협…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공공 일자리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충격 흡수해야 |2017. 06.20

소득 주도 성장은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을 증대시켜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통화신용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감세 정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해 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기에, 문재인 정부에 남아 있는 거시경제 정책 수단은 정부지출 확대뿐이다. 2014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의 취업유발…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도시재생 뉴딜사업, 재정융자 방식 바람직 |2017. 06.13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가계소득 증대를 바탕으로 소비를 촉진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침체에 빠진 직접적 이유는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 침체에 의한 내수침체 때문이다. 내수를 늘리려면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수다. IMF와 OECD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한국에 권고하는 것도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함으로써…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봄날은 간다 |2017. 06.0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봄은 왔고 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봄날은 가고 있다. 복사꽃, 살구꽃, 진달래, 라일락이 피어나는 봄은 찬란하고 아름답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식(蘇軾)은 “봄밤 일각(一刻)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春宵一刻値千金)”라고 했다. 봄이 그토록 찬란하고 아름답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태희 다산연구소 소장]관중이 비록 그릇은 작았지만 |2017. 05.30

올해는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이 되는 해다. 다산 정약용은 ‘경세유표’에서 군주를 중심으로 한 일원적 관료 체제 정비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었다. 그 밖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제도 개혁안(考績法·田制· 賦貢制 등)은 ‘용인’(用人)과 ‘이재’(理財)의 둘로 압축할 수 있다. ‘용인’과 ‘이재’는 각각 ‘상서’에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