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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포럼
[김정남 언론인] 일 한번 냅시다 |2018. 04.17

“나는 북쪽에서보다는 남쪽에서 먼저 민중의 승리가 오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 국민의 새롭고 자발적이며 집단적인 열정의 폭발로써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이 나라에 찾아오는 아테네의 봄입니다. 이 아테네 봄날의 압력에 따라 분단된 북쪽에서도 서서히 자기 나름의 평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반도의 북쪽에 찾아오는 …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영웅의 시대는 갔다 |2018. 04.10

에디스 해밀턴의 ‘신화’가 취합한 영웅들 중 단연 우뚝한 인물은 아테네 왕 테세우스다. 가령 헤라클레스가 종종 충동적이고 쉽게 감상에 젖기도 하는 반면, 테세우스는 전사의 용맹성에다 지적인 신중함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함께 지녔던 영웅이었다. 그는 신들에 농락되거나 스스로의 성정을 못 이겨 이모저모의 비극을 겪었던 여타 영웅들과 달랐으니, 많은 경우 …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6분 20초, 그 끔찍했던 총기 사건 |2018. 04.03

지난 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퇴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사 등 17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때 걸린 시간은 고작 6분 20초였다고 한다. 이 짧은 시간에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으니 총기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위험한 총기 소지를 엄…

[김태희 다산연구소장] 뒤늦은 합격 통보 |2018. 03.27

2015∼2016년 한국가스안전공사 공채에 응시했던 지원자가 최근 합격 통보를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3년 만에 뜻밖의 전화를 받은 지원자는 ‘혹시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뒤늦은 합격 통보는 2∼3년 전 채용 비리의 피해자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취업 실패에 자존감이 상해 있었는데, 그래도 정의는 살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반…

[유지나 동국대교수·영화평론가] 여성 독립 존재 |2018. 03.20

계절의 변화는 놀라운 자연의 축복이다. 무거운 코트를 벗고 봄바람 스치는 가벼운 차림으로 거리를 나서면 하루하루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봄바람과 함께 부는 미투운동 바람은 오랫동안 침묵의 카르텔로 봉인해 왔던 곪아 터진 권력의 민낯을 보여 준다. 한때 대중음악에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고 애달프게 이별 노래를 불렀지만, 이젠 여자도 배가 되어 자…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가상통화와 법정통화 |2018. 03.13

지난해 겨울, 가상통화(crypto currency)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열풍이 한국 사회 전역을 뒤흔들었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가상통화 강국에서도 가상통화 버블과 가상통화 가격의 급등락이 커다란 화젯거리가 되었다. 사실 화폐는 우리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늘 따라다니지만 정작 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김정남 언론인] 1987,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2018. 03.06

영등포 교도소에서 한병용(한재동,전병용)을 통해 내게 보낸 이부영의 편지는 “박(종철) 군 건으로 구속된 조(한경), 강(진규) 건은 완전 조작극이야”로 시작, 별지로 된 추신(追伸)을 통해서는 박종철 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나머지 고문 경관 3명의 이름과 직위를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은폐 조작의 경위와 함께 2월 27일에 검사 안상수가 교도소로 찾…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친밀함, 가해와 위선의 그늘 |2018. 02.27

중세는 엄정한 신분 사회였지만 관계의 친밀성이 제도화됐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도 중세 천년의 역사가 만든 관행에 빚진 것이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시절이라, 사회는 신체나 가족이 그런 것처럼 하나의 전체로 엮인 유기체였고, 전체의 유지를 위해 행하는 기능에 따라 역할이 주어진 개인은, 신이 부여한 위계질서 속에 태생적으로 편입됐었다. 위와 아…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대동(大同) 사회와 소강(小康) 사회 |2018. 02.20

지난 1월에 다산연구소가 주관하는 중국 광동성(廣東省) 인문 기행에 다녀왔다. 광동성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문학적 유산이 무수히 많다. 이곳에 유배된 소동파의 유적, 태평천국을 건립한 홍수전의 옛집, 중국의 아픈 상처가 서린 아편전쟁 기념관,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삭발수계(削髮受戒)한 광효사(光孝寺) 등이 있고, 변법자강운동(變法自疆運動)…

[김태희 다산연구소 소장] 중국 기행에서 만난 인물들 |2018. 02.13

광동(廣東, 광둥)성에 간 까닭은 그곳이 따뜻해서였다. 송재소 교수의 중국 인문기행을 겨울에 하면서, 장강을 따라 서진하던 코스는 남쪽으로 선회했다. 광동성은 영상 20도 정도로 따뜻했다. 중국 남쪽의 관문인 광동성은 성도가 광주(廣州, 광저우)이고, 홍콩·마카오가 인접해 있다. 이번 기행지에서 접하게 된 인물이 임칙서(林則徐, 린쩌쉬, 1785∼185…

[유지나 동국대교수·영화평론가] 미투 파장, 성 평등 사회로 가는 청신호 |2018. 02.06

지난주 광주에 강연하러 갔던 길에 송정역 근처 시장에 들렀다. 그때 동행해 준 고마운 지인이 한 골목길에서 ‘이곳은 직업여성들이 살던 곳’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그 말을 들으며 ‘저도 직업여성인데요’라고 답했다. 순간 우리는 세월따라 흐르는 언어 변화를 느끼며 같이 웃었다. 실제로 ‘직업여성’은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을 뜻하지만 ‘주로 유흥업…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연금 제도를 다시 생각한다 |2018. 01.30

고령화와 금융화(financialization)가 묘하게 맞물려 서로 상승 작용을 하는 가운데, 21세기 초반을 살아가는 지구촌 현대인들은 연금(pension)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경우, 국민연금은 늘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으며 직장에서는 서구식 기업연금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허리띠를 더 졸라매어 개인연금…

[김정남 언론인] 1987,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2018. 01.23

지난 1월 11일, 남양주시 별내에 있는 범하(凡下) 이돈명(李敦明) 선생 묘소에 다녀왔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그날이 바로 이 변호사의 서거 7주기 날이었다. ‘인권변론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이 변호사와 나와는 남모르는 사연이 하나 있다. 1986년 5월 3일의 인천 사태로 당시 많은 사람이 수배되어 쫓기고 있었다. 그때 이부영이 내게 찾아와 …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매우 영국적인 쿠데타’ |2018. 01.16

‘기록의 나라’ 영국의 정치인들은 학계와 전문 서평자들의 주목을 받는 저술들을 끊임없이 세상에 내놓는다. 그 종류도 전기, 자서전, 회고록이나 편지와 일기는 물론이고 순수문학과 장르소설에 이르기까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다양하게 넘나든다. 지난 연말 전자책으로 읽었던 소설 ‘매우 영국적인 쿠데타’(A Very British Coup)는 텔레비전 시리즈…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2018. 01.09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에 진도 5.5 규모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주택, 공공건물, 학교 등이 피해를 입어 62명이 부상당하고 15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잠정 피해액이 522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이번 지진의 피해는 심각했다. 종교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