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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고규홍의 ‘나무생각’] 사라진 전설과 인문학, 그리고 나무 |2018. 03.15

나무에 담긴 ‘사람살이’의 향기를 찾으려면, 나무와 더불어 그 곁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을 만나야 한다. 경북 상주의 사백 년 된 소나무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처음 나무를 찾아가서 팔순 넘은 노인에게 나무에 얽힌 흥미로운 전설을 들었다. 이 소나무에 얽힌 전설은, 나뭇가지를 꺾는다거나 줄기 껍질을 벗겨 내는 식으로 나무에 해코지를 하면 큰 벌을 받는다거…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청국장 |2018. 03.08

우리 선조들은 이미 삼국시대부터 콩을 활용한 장(두장, 豆醬) 만드는 솜씨가 뛰어났으며 이는 일찍이 중국에까지 전해졌다. 우리가 흔히 콩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두’로 백태 혹은 메주콩이라고도 한다. 대두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로 우리 땅 곳곳에서 잘 자라며 예로부터 쌀만큼이나 중요한 농작물로 여겨져 왔다. 이처럼 한반도는 두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이덕일의 ‘역사의 창’]식민사학계의 미투는? |2018. 03.01

그간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성폭행 사건에 대한 ‘미투’운동이 거세다. 촛불 혁명을 거치면서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는 우리 사회 무수한 ‘을’들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미투’ 운동이 성공하려면 성폭행에서 범위를 확대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든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역사학계에서 ‘미투’의 대상은 그릇된 학설이 하나뿐인 ‘…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 교감] 사피엔스의 덫 |2018. 02.27

방학이어서 국립광주박물관 뒷산인 매곡산에 몇 번 올랐다. 능선 따라 소롯하게 난 길을 왕복으로 걸으면 십여 리쯤 된다. 도심이 품고 있는 산치고는 수종이 다양하다. 햇볕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편백나무 숲이 참으로 오지다. 크기로 보아 30여년 정도 되는데 누가 무슨 목적으로 심었는지는 모르지만 올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오리나무는 지난해 씨…

[서효인의 ‘좌측담장’] 케미스트리를 부탁해 |2018. 02.22

케미스트리(chemistry). 우리말 뜻은 화학(化學)이다. 기계공학과, 자동차공학과, 화학공학과 할 때 그 화학. 그리고 영어사전의 세 번째 항목에는 ‘화학 반응’이라는 설명도 보이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끌리는 것을 가리킴’이라고 돼 있다. 이 경우 대부분 성적 끌림을 뜻한다고 한다. 이토록 과학적이지만 요사스럽게도(?) 보이는 이 영어 단어가…

[고규홍의 ‘나무생각’]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 |2018. 02.08

입춘이 며칠 지났다는 걸 의식했기 때문일까. 도시의 아파트 울타리를 둘러선 개나리 가지 위에 돋아난 꽃눈이 눈에 들어왔다. 겨울에도 따스한 볕이 며칠 이어질라치면 노란 꽃을 피우는 철부지 나무이건만, 꽃 한 송이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지낸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양이다. 다가오는 봄의 발걸음을 분명하게 알아채고, 비로소 본격적으로 봄을 채비하는 중이다. …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심야 식당을 찾는 고독한 미식가들 |2018. 02.01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혼자서 구매·수입·납품까지를 도맡아 하는 1인 무역회사의 사원이자 대표인 주인공. 그는 늘 혼자 식사를 한다. 까다로우면서도 소심한 성격 탓에 음식점 선택부터가 쉽지 않다. 이후의 과정은 말할 것도 없다. 만화는 그런 과정을 8페이지라는 짧은 분량 속에 차곡차곡 쟁여 넣었다. 그 짧은 분량 속에 음식점이 위치한 …

[은펜칼럼 - 김진구 우산중 교감] 축제를 위하여 |2018. 01.30

새해를 맞이한 지 한 달이 되어 간다. 주고받은 덕담이 아직도 가슴에 따스하게 남아 있을까. 연초에 다짐한 계획들은 잘 실천되고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포기하고 작년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극작가 버나드 쇼가 자신의 묘비명에 남긴 글이다.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논란이 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전해주…

[이덕일의 ‘역사의 창’] 물리적 통일과 화학적 통일 |2018. 01.25

우리 역사에는 ‘후삼국’이라고 불리는 시대가 있다. 신라 말기 진성왕 6년(892) 견훤이 후백제 왕이라고 일컫고, 궁예가 신라 효공왕 5년(901) 고려(후고구려) 왕을 칭해서 신라와 함께 후백제·후고구려가 세워진 때였다. 이때는 이미 백제·고구려가 신라에게 멸망한 지 230년 이상 지난 때였다. 장구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런 나라들이 다시 등장했다…

[서효인의 ‘좌측담장’]귀향 스토리 |2018. 01.18

팀에서 내쳐진 베테랑 야구 선수들의 모습은, 원치 않은 퇴사를 앞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계약에 따라 어긋남 없이 일했지만, 남은 것은 부담스러운 나이뿐. 같은 회사(팀)에는 그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이들이나, 연봉이 더 저렴한 후배들이 차고 넘친다. 회사의 계획은 치밀하고 합리적이다. 개인은 회사의 엄밀한 계획성 앞에 체스 판의 …

[고규홍의 ‘나무생각’] 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이 말하는 나무 |2018. 01.11

눈보라 몰아치는 바람 찬 들녘에 사람이 남긴 온갖 말들이 사라지고 말 없는 나무만 홀로 남았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이 몸을 움츠린 고요의 계절, 나무는 매운바람에 맨살을 드러냈다. 말없이 서 있는 나무라고 해서 찬 바람 눈보라가 반가울 리 없다. 땅속 깊이 파고들어 추위를 피하는 짐승들에 비하면 한번 뿌리내린 자리에서 평생을 꼼짝하지 못하고 사는 나무에게…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김치와 김장 |2018. 01.04

채소를 채집에 의존하던 시절 이후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는 한 가지 과제가 있었다. 겨울을 대비해야 했다. 땅이 얼어 더 이상 작물을 거둘 수 없는 시기에도 인간은 채소를 섭취할 필요가 있었다. 경험을 통해 두 가지 해법을 찾는다. 첫째는 갈무리한 채소를 말리는 방법이고 둘째는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다. 채소의 저장성을 높이는 인류의 보편적 방식은 한반도…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학교 교감] 개띠 |2018. 01.02

올해는 간지로 무술년 개띠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한 연도의 띠가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아마도 58년 개띠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잔치하는 분들이 드물지만 이들이 금년 회갑이다. 87년 6월 항쟁 때에는 퇴근 후 젊은 넥타이부대로 이름을 날렸고, 10년 후 외환 위기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자 사오정의 선두 희생양이 되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50대에 닥…

[이덕일의 ‘역사의 창’] 새해의 바람 |2017. 12.28

인천 낚싯배 참사의 통곡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제천 화재 참사의 통곡 소리가 또다시 이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상흔도 채 가시지 않았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인천 낚싯배·제천 화재 참사 사건을 현 정권의 직접 책임으로 규정하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를 박근혜 정부의 직…

[서효인의 ‘좌측담장’]스토브리그를 지내는 방법 |2017. 12.21

나처럼 매일 같이 야구를 보는 인간은 겨울은 자기 계발의 기회가 된다. 하루에 꼬박 네 시간, 거기에 이기는 날은 꼭 본다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시청 시간까지 합하면 다섯 시간 정도를 야구에 팔려 있었으니, 그 시간 다른 할 일이 오죽이나 많겠는가? 아이들을 돌볼 때에도, 야구를 틀어 놓고 스코어를 살피면서 정신이 산만할 때보다 지금이, 더욱 깊은 유대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