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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고규홍의 ‘나무 생각’] 가장 오래된 철학, 신화와 전설 |2018. 10.25

사람과 더불어 이 땅에서 오래 살아온 거개의 나무에는 그 나무의 생김새와 특징에 어울리는 전설이 함께 전하기 십상이다. 줄기 안에 천년 묵은 이무기가 산다고도 하고, 나라에 큰일이 생기면 웅웅 거리며 울음을 운다고도 하며, 나뭇가지를 꺾으면 천벌을 받는다고도 한다. 흔하디 흔하게 전하는 큰 나무의 전설들이다. 경북 상주 상현리에는 4백 년 넘게 살아온 소…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가을 갈치 |2018. 10.18

할머니는 늘 생선을 발라 주셨다. 그래서 난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생선 바르는 일에 서툴다. 행여 바닷가에서 살아온 분들과 식사라도 할라치면 눈치가 이만저만 보이는 게 아니다. 먹는 걸 업으로 삼다 보니 밥 굶을 일은 없다. 아니, 오히려 평균적인 한국인보다 훨씬 잘 먹고 다닌다. 특히 취재를 목적으로 음식점을 다니다 보면 도처에서 할머니를 만난다. 공장…

[교단에서- 김진구 일신중 교감] ‘일미동’ 학생들 |2018. 10.16

우리 학교 벽에 앙증맞은 여우가 꼬리를 세우고 나타났다. 버섯구름 같은 바오바브나무가 들어서더니 장미꽃도 피어났다. 금빛 머리 어린왕자의 노란 목도리가 길게 너울거리고 그 위에 학생들의 웃는 모습이 놓여 있다. 학생들이 ‘어린왕자’를 소재로 벽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1학기 동안 동아리 시간에 밑그림을 그리고 역할 분담을 하고 나서 점심시간이나 방…

[꿈꾸는 2040-최회용 위민연구원 상임이사·세무사] 이제는 정치 개혁이다 |2018. 10.15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현재까지 신문 방송에선 단 하루도 적폐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제는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다. 양승태 대법관의 사법 농단은 나라가 다시 한 번 뒤집어질 내용이지만 나에겐 무디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얼마 전 6·13 지방 선거는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우리 지역의 모든 단체장, 그리고 한 …

[이덕일의 ‘역사의 창’] 중·일의 역사 도발과 남북 대화 |2018. 10.11

중국은 1996년~2000년의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을 필두로 여러 역사공정들을 진행해왔다. 하상주단대공정은 그간 전설상의 왕조로 치부해 왔던 하(夏)나라와 상(商:은나라)의 역사를 실제 역사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북공정’(東北工程:2002~2007)은 요녕성·길림성·흑룡강성에서 전개된 고조선·고구려·발해사를 중국사로 편입시…

[서효인의‘좌측담장’] 그깟 ‘가을 야구’ |2018. 10.04

정규 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KBO리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와 들쭉날쭉한 날씨의 영향으로 아직 정규 리그가 진행 중이지만,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가려지고, 가을 잔치의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나란히 91승 71패를 거뒀다. 두 팀은 ‘타이 브레이커’라는 이름의 …

[고규홍의 ‘나무 생각] 제사상에 밤을 올리는 이유 |2018. 09.27

한 톨의 씨앗을 잉태하고, 여물도록 잘 키워 맺은 뒤, 더 넓은 자리에 퍼뜨리는 일은 나무들이 이 땅에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시작은 꽃이다. 꽃만 보고 어떤 모양, 어떤 크기의 씨앗과 열매가 맺힐지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엄지손톱 크기로 작게 피어나는 꽃이 진 뒤에 어른 주먹보다 크게 맺히는 열매가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솜털처럼 자잘하…

[박상현의‘맛있는 이야기’] 쌀밥의 서사 |2018. 09.20

수확의 계절이다. 일 년 내내 다양한 작물이 수확됨에도 불구하고 굳이 가을에 ‘수확의 계절’이란 관용구가 붙는 것은 쌀이 수확되기 때문이다. 쌀은 한반도의 농업에서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봄의 시작과 함께 못자리에 모를 키우고, 늦봄이 되면 모내기를 한다. 지루한 장마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 속에서 벼는 성장하고, 사나운 태풍을 이겨 냄으로써 비로소 나락으…

[이덕일의 ‘역사의 창’] 재상의 무게 |2018. 09.13

서인들이 광해군을 내쫓은 이른바 인조반정 당시 이에 대한 반발이 극심했다. 인목대비 폐위 등의 문제점은 있었지만 대다수 백성들에게 인조반정은 국가 재건에 힘쓸 시기에 발생한 불필요한 정치적 소요에 불과했다. 반정 일등공신인 이서(李曙)는 반정 직후의 상황에 대해, “갑자기 광해군을 폐출하고 새 임금을 세웠다는 소식을 들은 나라 사람들은 새 임금이 성덕이 있…

[교단에서-김진구 일신중 교감]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2018. 09.11

공립 학교 교원은 대체로 4년 정도 근무하다가 다른 학교로 옮긴다. 그러니 교직에 들어와서 7, 8개 학교를 오가면 정년 가까이 된다. 떠난 학교에서는 가장 오래 머문 고참이었지만, 새로이 전근 간 학교에서는 신참이다. 학교를 옮기면서 느끼는 감정이야 각자 다르지만 대체로 만족하기 보다는 아쉬움이 많다. 교직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선배들이 재직 시절을 돌아…

[서효인의 ‘좌측담장’] 무등산 폭격기, 한때 전설이었으나… |2018. 09.06

요즘이야 무등산 홍보 대사라고 하면 양현종 선수가 떠오르지만 80~90년대에는 선동열 감독이 그 역할 이상을 맡았었다. 오죽하면 별명도 ‘무등산 폭격기’였을까. 투수 선동열이 불펜에 나와 몸만 풀어도 상대 선수들이 위축되었다는 이야기는 어찌 들으면 과장된 전설 같지만, 그게 사실이라는 걸 올드팬들은 안다. ‘국보급 투수’는 국내 리그를 완전히 제패하고 일본…

[김대현 위민연구원장·시사평론가] 선거 제도 개편은 정치 개혁의 핵심 |2018. 09.03

조선시대 27명의 임금 중 연산군 다음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왕이 선조이다. 그 이면에는 임진왜란에 대한 전후 대처와 파벌로 인한 붕당 정치의 폐해 그리고 정쟁(政爭)이 시작된 시기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과거제도의 인재 등용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등용했던 천거제의 활성화나 이황·이이를 포함한 수많은 인재들이 등용…

[고규홍의 ‘나무 생각’] 태풍 앞에 선 도시의 나무 |2018. 08.30

처음 뿌리내린 자리에서 일생을 보내야 하는 나무에게 태풍은 큰 위협이다. 일부 지역에서 피해를 남긴 태풍 솔릭도 나무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예보대로 한반도를 관통했다면, 나무들이 겪어야 했을 피해는 훨씬 컸을 게다.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태풍 대비책을 마련하지만, 나무는 고스란히 태풍을 맞이해야 한다. 벼락도 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연 현상이긴 하다. 하지…

[박상현의‘맛있는 이야기’] 한반도의 밥상을 점령한 고춧가루 |2018. 08.23

대항해 시대가 열리던 초기, 포르투갈에 선수를 뺏긴 에스파냐 왕실은 초조했다. 바로 그때 구세주처럼 그들 앞에 나타난 인물은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였다. 콜럼버스는 금과 향신료가 넘치는 인도를 포르투갈에 앞서 에스파냐에게 바치겠노라며 엄청난 후원과 이권을 요구했다. 에스파냐의 이사벨 여왕은 고심 끝에 콜럼버스의 제안을 수락하고 후원자가 되어 …

이덕일의 ‘역사의 창’ 광복 73년, 분단 73년 |2018. 08.16

1945년 8월 15일 중국 서안에서 일제의 패망 소식을 들은 백범 김구는 “그것은 내게 기쁜 소식이라기보다 차라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일이었다”라고 한탄했다. 대한민국이 참전국의 지위를 얻지 못한 채 종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김구의 불길한 예감처럼 광복 후 정국을 외세가 주도한 결과 남북한은 분단의 비극을 맞았다. 분단 후 남북한은 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