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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서효인의 ‘소설처럼’] 지극히 한국적인 리얼리티의 자랑스러움 |2019. 08.08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모국어로 된 소설 읽기의 재미가 얼마나 충만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작품이다. 자연스러운 구어체와 정갈한 문어체가 혼용됐는데, 비문이 없는 단정한 구조 안에 자리 잡은 2019년 한국의 비속어나 유행어, 한국적 뉘앙스를 알아야 비로소 웃거나 울거나 판단내릴 수 있는 유머 같은 것. 이는 아무리 대단한 소설이라도 해…

[고규홍의 ‘나무 생각’]백범이 향나무를 심은 뜻은 |2019. 08.01

1946년 8월, 백범 김구 선생은 충남 공주 마곡사를 찾았다. 일제 침략자들이 이 강토에서 물러가자 조국에 돌아온 선생은 침략자들에 항거한 투쟁의 역사가 담긴 곳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선생이 마곡사에서 특별 강연을 한 건 수감 생활을 했던 인천 감옥에 이어 두 번째 대중 집회였다. 백범 선생에게 마곡사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인천감옥에서 탈옥한 …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짱뚱어탕 |2019. 07.25

짱뚱어. 이름과 생김새는 물론 생물학적 특징과 생활양식, 심지어는 잡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독특한 생선이다. 우선 된소리가 이어지는 명칭 자체가 한 번만 들어도 머리에 쏙 들어온다. 이걸 순화한답시고 ‘장둥어’라 점잖게 불렀다가는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 유난히 큰 머리 위에 두 눈이 툭 불거져 있고 생김새나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

이덕일의 ‘역사의 창’ |2019. 07.18

일본어 ‘혼네’는 본심(本心)이란 뜻인데, 일본인들은 이 혼네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혼네에는 바른 마음, 양심이란 뜻도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큐슈(九州) 남부 미야자키(宮崎)현의 사이토바루(西都原) 고분군을 답사하다가 크게 놀랐다. 1912년 발굴 당시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발굴단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서기 3세기 말에서 6세기…

[서효인의 ‘소설처럼’] 여기 산 자들이 있다 |2019. 07.11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다. 토요일 오후 겁도 없이 서울역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하필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노조 집회가 있었더랬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고, 집회가 벌어지는 현장도 아니었음에도 가는 길에 차가 꽉 막혀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중간에 내려 전철을 타야 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택시 기사님은 멀찍이 보이는 집회 행렬에 대고 무한정한…

[고규홍의 ‘나무 생각’] 평양에 간 모감주나무의 안부가 궁금하다 |2019. 07.04

요즘 샛노란 모감주나무 꽃이 한창이다. 이른 봄 초록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는 개나리 영춘화와는 달리, 초록 잎이 무성하게 뻗어 오른 가지 끝에서 작은 꽃송이가 고깔 모양으로 조롱조롱 모여 피어나는 모감주나무 꽃은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는 신호다. 이제 여름이다. 충남 태안의 안면도에는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다. 무려 400…

[꿈꾸는 2040-김병수 위민연구원·광산구청 인권팀장] 저출산은 국가 재난이다 |2019. 07.01

2000년 초부터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인 문제로 선포하고 정부가 저출산 극복 대책을 수립했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국가 예산을 100조 원 넘게 쏟아 부었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8로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역설의 미학, 홍어 |2019. 06.27

목포종합수산시장 초입에는 전국 각지로 홍어 택배를 보내는 전문점이 즐비하다. 택배 박스에 홍어를 담기 위해 썰고 있는 아주머니 옆에서 삭힌 홍어 두어 점 얻어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맛있는 홍엇집을 찾겠다고 왜 그런 수고를 했는지 허무해진다. 모름지기 음식은 많이 먹어 본 사람들이 잘 만든다. 홍어 삭히는 솜씨로는 목포 사람들의 감각을 따를 수…

[이덕일의 ‘역사의 창’ ] 남북한이 바라보는 ‘임나=가야’설 |2019. 06.20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야사 복원’에 대해 언급했다. 가야의 강역은 경상 남·북도보다 넓었다면서 가야사 복원이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니 정책 과제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고대 가야사 복원과 영호남 화합이란 좋은 취지로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야사 복원이 영호남 화합이란 목적…

[교단에서-김진구 일신중 교감] 절망의 깊이 |2019. 06.18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는 인간의 우여곡절한 삶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 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이 문장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만들고, 주제에 따라 확산하여 적용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이 제각기 다르다…

[서효인의 ‘소설처럼’ ] 다른 세상을 꿈꾸는 디스토피아 -조남주 ‘사하맨션’ |2019. 06.13

‘휴거’라는 말이 있다. 옛말로 주공아파트라 할 수 있는 도시주택공사의 아파트 브랜드 ‘휴먼시아’와 실제로 그러한 처지의 사람은 현재에는 많이 없지만 가난에 대한 멸칭인 ‘거지’의 합성어라 한다. 주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라고 하니 더욱 충격적이다. 임대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가령 빌라나 연립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두고서는 ‘빌거’라고 칭한단…

[고규홍의 ‘나무 생각’]나무에 담긴 한국전쟁의 자취 |2019. 06.06

‘평화의 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다. 물론 식물분류학에서 붙인 이름은 아니고, 일반에 통용되는 이름도 아니다. 나무 곁에서 나무를 소중히 여기며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붙인 이름이다. 식물학에서 부르는 나무 종류는 ‘왕버들’이고, 나무가 서 있는 곳은 대전 중촌동 아파트 단지 한 귀퉁이다. 나무에 ‘평화의 나무’라는 이름…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검은 반도체’ 김을 위한 헌사 |2019. 05.30

어머니는 연탄아궁이 위에 석쇠를 올리고 김을 구우셨다. 검고 얇은 김은 민감했다. 조금만 연탄과 가까워지면 누렇게 탔고 조금만 연탄과 멀어지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김은 불이 아닌 불기운으로 익히는 음식이다. 김이 구워지기에 적당한 거리와 시간. 그것은 오로지 경험으로만 측정 가능한 찰나의 순간이었다. 검고 불투명한 색이 빛이 통과할 정도로 투명한 녹색으…

[이덕일의‘역사의 창’]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역사 인식 |2019. 05.23

일이관지(一以貫之)는 하나로써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뜻이다. 일관(一貫)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는 공자가 제자 삼(參), 즉 증자(曾子)에게 한 말로써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에 나온다. 공자가 “삼아, 내 도는 하나로써 꿰뚫었다”라고 말하자 증자가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공자가 나가자 문인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증자는 “…

[김진구 일신중 교감] ‘포기’라는 미끼 |2019. 05.21

5월은 일 년 중 기념일이나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31일 바다의 날까지 10여 개가 넘는다. 학교도 체육 대회, 수학여행, 수련 활동, 진로 체험 등 화창한 날씨만큼 활기찬 교육 활동이 교내외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활동으로 추억을 만들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체득한다. 하지만 학생, 학부모, 교사의 공감대 속에 이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