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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서효인의 ‘소설처럼’] 독자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2019. 11.07

자아의 향방을 찾아 서성대는 사람도 있고 존재의 시원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출근하고 퇴근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후자라고 하여 전자보다 진지한 고민이 덜하다 할 수는 없다. 출근과 퇴근 사이에 이뤄지는 생각과 사유는 어쩌면 보다 본질적이다. 업무 메일의 문장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밥을 얻어먹었으면 커피 정도는 사…

[고규홍의 ‘나무 생각’] 오동나무 낙엽에 담긴 가을의 전설 |2019. 10.31

나무는 계절의 흐름을 가장 빠르고 선명하게 보여 준다. 절정을 이룬 단풍 숲으로 스미는 바람결에 가을이 담겼다. 어느 때보다 나무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는 계절이다. 나무가 보여 주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도로를 메운다. 그러나 나무에게 허락된 천연색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자연이 빚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다양한 빛깔을 드러낸 …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쌈의 나라 |2019. 10.24

한국은 ‘쌈의 나라’다. 한국 음식이 가진 고유한 특징 가운데 퍼포먼스 측면에서 가장 구분되는 것은 쌈을 싸서 먹는 행위다. 한국의 쌈 문화는 외국인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기내식으로 ‘영양쌈밥’을 출시해 국제기내식협회(ITCA)가 주관하는 머큐리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미국 LA의 삼겹살집에서 만난 두 명의 백인 여성은 …

[이덕일의 ‘역사의 창’ ] 검찰과 과유불급(過猶不及) |2019. 10.17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뜻으로 ‘논어’ 선진(先進)편에 나온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에 누가 낫냐고 물었다. 공자가 자장은 지나치고(過), 자하(子夏)는 미치지 못한다(不及)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자장이 자하보다 낫다는 말이냐고 묻자 공자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꿈꾸는 2040-임한필 위민연구원 이사·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 기초의회에 대한 시민의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 |2019. 10.14

최근 광주 기초의회에서 야기된 ‘외유성 출장 논란’, ‘해외연수 시 사전 심의 부재’, ‘노래방 성추행 의혹’ 등이 기초의회 폐지론까지 번지고 있다.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민원을 해결해 나가며, 행정기관을 감시해야 할 기초의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도 해산시켜야 한다는 격한 여론도 생기고 있으니, 정치 부재의 시대이…

[서효인의 ‘소설처럼’] 여태 흩뿌려지는 빛-은희경 ‘빛의 과거’ |2019. 10.10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니얼 퍼거슨의 대표적 저서 ‘증오의 세기’는 20세기를 지배한 두 전쟁(1·2차 세계대전)을 심도 있게 다룬다. 그가 전쟁의 참상을 설명하는 방법은 논문, 통계, 사진 자료 같은 것이 아니다. 2차세계대전에 비해 남겨진 자료가 취약한 1차 세계대전에서의 니얼 퍼거슨이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내는 데 쓴 주요한 자료는 놀랍게…

[고규홍의‘나무 생각’] 은행나무 열매의 고약한 냄새에 담긴 뜻 |2019. 10.03

도시의 가로수로 은행나무만 한 나무도 없다. 은행나무는 수명이 길고 생명력이 강할 뿐 아니라 공기 정화 능력도 뛰어나다. 게다가 지나치게 넓게 가지를 펼치지 않아서 가지치기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뿌리가 땅속 깊이 내리는 ‘심근성’ 나무여서 보도블록을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점도 가로수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다. 산림청이 발표한 2015…

[박상현의‘맛있는 이야기’]은행 |2019. 09.26

만약 은행나무가 없었다면 이 가을의 풍경은 얼마나 단조로웠을까. 엽록소의 생성이 활발한 여름까지는 거의 모든 나뭇잎이 초록색을 띈다. 그러다 엽록소의 생성이 더뎌지고 분해되는 가을이 되면 본색을 드러낸다. 숨죽여 지내던 색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카로틴(오렌지색), 탄닌(갈색), 안토시아닌(붉은색)의 색소가 가을을 물들인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

[꿈꾸는 2040-김대현 위민연구원장·시사평론가] 정치인에게 부끄러움이란 없는 것인가 |2019. 09.23

‘618개’(2017년 기준). 고용정보원이 밝힌 대한민국의 직업군이다. 이중 연봉이 가장 높은 1위는 국회의원으로 1억 4000만원이다. 반면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인 국회의 기관 신뢰도는 2.3%라는 결과가 나왔다. 신뢰도는 ‘믿지 않는다’와 ‘지탄을 받는다’의 합계다. 원색적으로 표현하면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

[이덕일의 역사의 창] 과거제와 음서제 |2019. 09.19

고려와 조선에는 음서제(蔭敍制)가 있었다. 고려는 5품 이상, 조선은 2품 이상 벼슬아치들의 자제들에게 과거를 보지 않고 벼슬에 진출할 수 있는 특혜를 준 것이다. 문벌(門閥) 덕분에 얻은 벼슬이란 뜻에서 문음(門蔭)이라고도 했다. 원래는 한 명만 받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두 명 이상이 혜택을 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음서로 채용되는 관리를 음관(蔭官),…

[서효인의 ‘소설처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김세희 ‘항구의 사랑’ |2019. 09.05

신예 작가 김세희의 첫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은 목포를 배경으로 한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의 풍경에서부터 시작된 소설은 목포를 떠나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까지를 비교적 짧은 분량에 소홀하지 않게 다룬다. 이야기의 물결은 고등학교 시절에 가장 큰 흐름을 이룬다. 주인공인 ‘나’는 여자중학교를 졸업해 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꿈꾸는 2040-이재웅 위민연구원 이사·광산청소년수련관장] 해석과 주장이 아닌 토론이 필요한 시대 |2019. 09.02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본질을 보려 하지 않고 흔히 현상만을 가지고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주장할 때 쓰는 말이다. 우리 지역에서 최근 ‘성윤리 단원 수업’을 가르치는 도덕 교사가 성비위로 직위 해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재까지 제공된 정보 즉 언론 보도와 SNS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 교사가…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한국의 ‘일식’은 누구의 음식일까? |2019. 08.22

세계 어느 나라에 가건 현지에서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음식은 이탈리아 음식이다. 올리브오일, 토마토, 마늘, 소금 그리고 밀가루(듀럼밀)만 있으면 어떻게든 ‘이탈리아다운 맛’을 구현할 수 있다. 복잡한 조리법이나 특별한 양념 대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수 세기에 걸쳐 발달해 온 탓이다. 반면 복잡한 조리법과 독특한 양념이 필요한 중국 음식…

[이덕일의 ‘역사의 창’ ]너희 죄가 너를 다시 찾는다 |2019. 08.15

‘구약성서’의 ‘창세기’부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까지를 모세오경이라고 부른다. 이중 ‘민수기’는 당초 히브리어로 ‘광야에서’라는 뜻의 ‘브미드발’이라고 불렸는데, 인구 조사 기록과 희생 제물 수 등 숫자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숫자들’이라는 뜻의 ‘아리트모이’라고도 불렀다. 구약성서를 중국어로 옮길 때 이 대목에 주목해 민수기(民數記…

[교단에서-김진구 일신중 교감] 길 하나 건너는 나그네 |2019. 08.13

교정에 둘러있는 느티나무에서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운동장에는 학생들의 발자국 대신 빗물에 씻긴 흔적 위로 잡초가 돋아 있다. 방학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참 무상하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어울려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학생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복도가 휘어질 듯 활기차던 학교가 적막강산이다. 한 번씩 순회하고 나면 쓸쓸한 생각이 든다.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