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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이덕일의 ‘역사의 창’] 헌법 개정 논의에서 빠진 것들 |2017. 11.30

아주 오래 전에 한국 법률 체계가 대륙법 체계라는 말을 듣고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프러시아(프로이센:독일) 법체계를 따랐다는 것인데, 우리가 독일과 얼마나 가깝다고 독일 법체계를 따른 것일까? 한국 사회에 의문이 있을 때는 일제 강점기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면 된다. 한국이 대륙법 체계를 따른다는 말은 일제의 메이지 헌법과 법률을 따른다는 뜻이었…

[서효인의 ‘좌측담장’] 우승 뒤풀이 |2017. 11.23

내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은 베어스의 오랜 팬이다. 한창 시즌 중에 복도에서 마주치면 늘 야구 소식을 묻고는 했다. 올해는 요즘 기아 잘 나가니 좋겠어요, 라는 인사가 많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올해 기아 어떡해요, 라는 걱정이 대부분이었다. 야구가 대체 뭐라고 안부까지 대체해 버린 것인지…. 어쨌거나 내심 작년보다는 올해의 인사가 나누기에 더 편했던 것은 …

[고규홍의 ‘나무생각’] 나무는 장애물이 아니다 |2017. 11.16

도시에서 나무는 ‘장애물’이기 십상이다. 우선 시각 장애인에게 그렇다. 흰 지팡이로 가늠하며 걷다보면 불쑥 나타나는 나무에 부딪치기 일쑤다. 안내견을 동반해도 마찬가지다. 안내견의 눈높이보다 높은 곳에서 난데없이 다가오는 나뭇가지가 부딪쳐 살갗이 긁히거나 옷가지가 찢기곤 한다. 시력이 온전한 사람들에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시인들에게 특히 그렇…

[박상현의 맛 칼럼] 제철 음식 |2017. 11.09

1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작년 이맘때는 너도나도 “이게 나라냐?”라며 탄식했으나 지금은 ‘나라다운 나라’에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정말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역동적인 나라다. 지난해에는 역사의 현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광화문으로 나갔다. 토요일 오후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촛불 집회는 분노 대신 …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 교감] 수시냐 수능이냐 |2017. 11.07

수능이 9일 남았다. 고3 학생들의 긴장은 표현할 길이 없다. 학부모의 간절한 기원도 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 주의보를 내렸다. 시험 당일 출근 시간이 10시로 늦춰지고, 듣기 평가 시간에는 항공기 이착륙도 금지된다. 비행중인 항공기나 전투기는 시험장 소재 지역 상공에서 1만 피트 이상의 고도를 유지해야 한다. 세계에서 드문 국…

[이덕일의 ‘역사의 창’] 임나가 호남까지 차지했다고? |2017. 11.02

조선총독부는 대한제국 강점 직후 ‘조선반도사 편찬위원회’를 설치해 ‘조선반도사’를 편찬했다. 조선총독부의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이 사업을 주도했는데, ‘반도사’라는 이름에 이미 한국사의 무대에서 대륙과 해양을 삭제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재되어 있다. ‘조선반도사’는 반도의 북쪽에는 한(漢)나라의 식민지인 한사군이 있었고, 남쪽에는 고대 야마토왜의 식…

[서효인의 ‘좌측담장’]우주의 기운을 그대에게 |2017. 10.26

이 글을 송고하고 세 시간 정도가 지나면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이 원고가 기사가 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1차전의 결과는 물론이고 게임 분석과 2차전 전망으로 세상이 떠들썩할 것이다. 2009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다. 전신 해태 시절부터 시작해 타이거즈는 열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고, 모두 승리했다. 승률 100%. 그리…

[고규홍의 ‘나무생각’]긴 설렘과 오랜 기다림 |2017. 10.19

태풍 ‘란’에 발목이 잡혔다. 일본 전설에 나오는 야쿠시마 삼나무를 찾아보기로 했던 답사 일정 전체를 취소하게 됐다. 깊어 가는 가을에 찾아온 태풍이 마침 야쿠시마 지역을 지나는 바람에 교통이 막혔다. 지난봄에 일정을 조정하고, 긴 설렘을 간직한 채 오래 기다렸던 일정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태풍이 잦은 지역이라는 걸 모른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태풍은…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명란젓 |2017. 10.12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수산물도매시장과 거대한 냉동 창고가 밀집해 있는 부산 감천항. 이곳에서는 해마다 2월부터 5월 사이 흥미로운 수산물 국제 거래가 이루어진다. 바로 명태 알인 명란이다. 무분별한 남획과 지구온난화로 흔하디흔한 생선이었던 명태가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 명태는 이제 러시아 수역인 오호츠크해와 미국 수역인 베링해에서만 …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 교감]강산을 걷다 |2017. 10.10

연휴 전에 무등산을 다녀왔다. 4년 만이다. 마침 3학년 전체 130여 명이 가을 소풍을 중머리재로 간다기에 함께 나섰다. 예전에는 봄, 가을 두 번 소풍을 갔다. 지금은 대부분 학교에서 한 번은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로 대체하기에 한 번만 간다. 설레거나 기다림이 많이 느슨해 졌지만 그래도 소풍이다. 말 그대로 교정을 벗어나 유적이나 자연탐사, 놀이공원 등에…

[이덕일의 ‘역사의 창’]역사의 우민화를 경계함 |2017. 09.28

조선 태조 이성계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역사에 아주 밝았다. 태조 2년(1393) 이성계의 이복동생이자 개국 1등공신인 이화(李和)가 궁궐에 들어가려 하자 박자청(朴子靑)이 막았다. 화가 난 이화가 박자청의 면상을 발로 찼어도 막무가내로 들이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이성계는 이화를 꾸짖었다. “옛날 주아부(周亞夫)의 세류영(細柳營)에서는 장군의 …

[삶과 교육-이정선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평등과 수월성을 넘어 다양성으로 |2017. 09.21

사회가 변하고 있다. 소위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과거 지식중심의 사회에서 창의력, 협력 그리고 공감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과거 증기기관이나, 전기, IT기술 등 한 가지 ‘단일’ 기술 혁명을 통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소득증대를 꾀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과 제조업의 융합, 빅데이터와 로봇을 기초로 하는 사물 인터넷, 모바일 금융…

나무와 더불어 맞이하는 가을 |2017. 09.14

은행나무 가지를 스치는 바람결에 노란 단풍의 ‘기미’가 담겼다. 머지않아 도시는 잎잎이 노란 형광등을 매단 은행나무들로 찬란하게 밝아질 것이다. 폭염과 폭우로 우울했던 사람들의 얼굴도 은행나무의 노란빛과 더불어 맑고 환해지리라. 은행나무는 물에서 땅으로 생명이 올라와 자리 잡던 초기부터 살아온 식물이다. 무려 3억 년 전부터 빙하기와 같은 멸종의 위기를…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 교감] 봄을 볼 수 없어요 |2017. 09.05

어느 젊은 부부 집에 시어머니가 방문했다. 일주일을 계획했는데 한 달을 머물렀다. 시어머니를 내보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국을 대접하면서 우리가 막 다툽시다. 당신은 너무 짜다고 하세요. 난 오히려 싱겁다고 할게요. 만일 어머님이 당신 편을 드시면 내가 발끈 토라지며 그럼 가시라고 하겠어요. 내 말이 맞다고 하시…

[이덕일의 ‘역사의 창’] 검찰 개혁은 선택 사항 아니다 |2017. 08.31

박근혜 정권에서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성토가 일상적이었는데, 현 정권 들어서 조금 잠잠해진 형국이다. 검찰을 믿어서가 아니라 현 정권이 공비처(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지켜보는 중일 것이다. 조선조 500여 년 동안 권력형 비리가 드물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대간(臺諫)이 제 기능을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