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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서효인의 ‘좌측담장’] 케미스트리를 부탁해 |2018. 02.22

케미스트리(chemistry). 우리말 뜻은 화학(化學)이다. 기계공학과, 자동차공학과, 화학공학과 할 때 그 화학. 그리고 영어사전의 세 번째 항목에는 ‘화학 반응’이라는 설명도 보이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끌리는 것을 가리킴’이라고 돼 있다. 이 경우 대부분 성적 끌림을 뜻한다고 한다. 이토록 과학적이지만 요사스럽게도(?) 보이는 이 영어 단어가…

[고규홍의 ‘나무생각’]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 |2018. 02.08

입춘이 며칠 지났다는 걸 의식했기 때문일까. 도시의 아파트 울타리를 둘러선 개나리 가지 위에 돋아난 꽃눈이 눈에 들어왔다. 겨울에도 따스한 볕이 며칠 이어질라치면 노란 꽃을 피우는 철부지 나무이건만, 꽃 한 송이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지낸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양이다. 다가오는 봄의 발걸음을 분명하게 알아채고, 비로소 본격적으로 봄을 채비하는 중이다. …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심야 식당을 찾는 고독한 미식가들 |2018. 02.01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혼자서 구매·수입·납품까지를 도맡아 하는 1인 무역회사의 사원이자 대표인 주인공. 그는 늘 혼자 식사를 한다. 까다로우면서도 소심한 성격 탓에 음식점 선택부터가 쉽지 않다. 이후의 과정은 말할 것도 없다. 만화는 그런 과정을 8페이지라는 짧은 분량 속에 차곡차곡 쟁여 넣었다. 그 짧은 분량 속에 음식점이 위치한 …

[은펜칼럼 - 김진구 우산중 교감] 축제를 위하여 |2018. 01.30

새해를 맞이한 지 한 달이 되어 간다. 주고받은 덕담이 아직도 가슴에 따스하게 남아 있을까. 연초에 다짐한 계획들은 잘 실천되고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포기하고 작년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극작가 버나드 쇼가 자신의 묘비명에 남긴 글이다.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논란이 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전해주…

[이덕일의 ‘역사의 창’] 물리적 통일과 화학적 통일 |2018. 01.25

우리 역사에는 ‘후삼국’이라고 불리는 시대가 있다. 신라 말기 진성왕 6년(892) 견훤이 후백제 왕이라고 일컫고, 궁예가 신라 효공왕 5년(901) 고려(후고구려) 왕을 칭해서 신라와 함께 후백제·후고구려가 세워진 때였다. 이때는 이미 백제·고구려가 신라에게 멸망한 지 230년 이상 지난 때였다. 장구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런 나라들이 다시 등장했다…

[서효인의 ‘좌측담장’]귀향 스토리 |2018. 01.18

팀에서 내쳐진 베테랑 야구 선수들의 모습은, 원치 않은 퇴사를 앞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계약에 따라 어긋남 없이 일했지만, 남은 것은 부담스러운 나이뿐. 같은 회사(팀)에는 그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이들이나, 연봉이 더 저렴한 후배들이 차고 넘친다. 회사의 계획은 치밀하고 합리적이다. 개인은 회사의 엄밀한 계획성 앞에 체스 판의 …

[고규홍의 ‘나무생각’] 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이 말하는 나무 |2018. 01.11

눈보라 몰아치는 바람 찬 들녘에 사람이 남긴 온갖 말들이 사라지고 말 없는 나무만 홀로 남았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이 몸을 움츠린 고요의 계절, 나무는 매운바람에 맨살을 드러냈다. 말없이 서 있는 나무라고 해서 찬 바람 눈보라가 반가울 리 없다. 땅속 깊이 파고들어 추위를 피하는 짐승들에 비하면 한번 뿌리내린 자리에서 평생을 꼼짝하지 못하고 사는 나무에게…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김치와 김장 |2018. 01.04

채소를 채집에 의존하던 시절 이후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는 한 가지 과제가 있었다. 겨울을 대비해야 했다. 땅이 얼어 더 이상 작물을 거둘 수 없는 시기에도 인간은 채소를 섭취할 필요가 있었다. 경험을 통해 두 가지 해법을 찾는다. 첫째는 갈무리한 채소를 말리는 방법이고 둘째는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다. 채소의 저장성을 높이는 인류의 보편적 방식은 한반도…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학교 교감] 개띠 |2018. 01.02

올해는 간지로 무술년 개띠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한 연도의 띠가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아마도 58년 개띠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잔치하는 분들이 드물지만 이들이 금년 회갑이다. 87년 6월 항쟁 때에는 퇴근 후 젊은 넥타이부대로 이름을 날렸고, 10년 후 외환 위기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자 사오정의 선두 희생양이 되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50대에 닥…

[이덕일의 ‘역사의 창’] 새해의 바람 |2017. 12.28

인천 낚싯배 참사의 통곡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제천 화재 참사의 통곡 소리가 또다시 이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상흔도 채 가시지 않았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인천 낚싯배·제천 화재 참사 사건을 현 정권의 직접 책임으로 규정하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를 박근혜 정부의 직…

[서효인의 ‘좌측담장’]스토브리그를 지내는 방법 |2017. 12.21

나처럼 매일 같이 야구를 보는 인간은 겨울은 자기 계발의 기회가 된다. 하루에 꼬박 네 시간, 거기에 이기는 날은 꼭 본다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시청 시간까지 합하면 다섯 시간 정도를 야구에 팔려 있었으니, 그 시간 다른 할 일이 오죽이나 많겠는가? 아이들을 돌볼 때에도, 야구를 틀어 놓고 스코어를 살피면서 정신이 산만할 때보다 지금이, 더욱 깊은 유대감을…

[고규홍의 ‘나무 생각’]나무는 어떤 꿈을 꾸나요 |2017. 12.14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나무 이야기를 하던 중에 시청자로부터 생뚱맞은 질문을 받았다. “나무에게도 꿈이 있나요? 있다면 나무는 어떤 꿈을 꾸나요?” 뜻밖의 질문이었다. ‘나무의 꿈’이라니. 질문은 간단하지만, 답변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나무에서 사람살이의 무늬, 즉 인문의 향기를 찾으려 애면글면하는 나의 작업에 ‘알맞춤한’ 질문을 찾아…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5000년에 걸친 카레의 여정 |2017. 12.07

인도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후추를 비롯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신비로운 작물을 유럽에 처음 알린 사람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었다.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동방 원정에 나선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까지 차지하며 대제국을 건설한다. 이 과정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식물학자 친구를 대동해 점령지의 다양한 향신료를 수집하…

[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 교감]광주가정법원 소년부 |2017. 12.05

소년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소년법 적용 연령을 더 낮추고 형량을 높이자는 것이다. 강력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범행 내용도 충격적이어서 그렇다. 소년법상 소년은 10세 이상 19세 미만이다. 죄를 범한 14세 이상인 소년을 범죄 소년,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이라 한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 대신에…

[이덕일의 ‘역사의 창’] 헌법 개정 논의에서 빠진 것들 |2017. 11.30

아주 오래 전에 한국 법률 체계가 대륙법 체계라는 말을 듣고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프러시아(프로이센:독일) 법체계를 따랐다는 것인데, 우리가 독일과 얼마나 가깝다고 독일 법체계를 따른 것일까? 한국 사회에 의문이 있을 때는 일제 강점기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면 된다. 한국이 대륙법 체계를 따른다는 말은 일제의 메이지 헌법과 법률을 따른다는 뜻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