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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서효인의 ‘소설처럼’] 여태 흩뿌려지는 빛-은희경 ‘빛의 과거’ |2019. 10.10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니얼 퍼거슨의 대표적 저서 ‘증오의 세기’는 20세기를 지배한 두 전쟁(1·2차 세계대전)을 심도 있게 다룬다. 그가 전쟁의 참상을 설명하는 방법은 논문, 통계, 사진 자료 같은 것이 아니다. 2차세계대전에 비해 남겨진 자료가 취약한 1차 세계대전에서의 니얼 퍼거슨이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내는 데 쓴 주요한 자료는 놀랍게…

[교단에서-김진구 일신중 교감] 개선된 학교 폭력 법률 |2019. 10.08

예전에 나팔바지 입고 왔다껌 씹으면서 주먹깨나 썼던 청소년들의 활동 공간은 만화방, 풀빵집, 제과점, 영화관 등이었다. 머무는 지리적 장소가 한정되어 있었다. 생활지도 교사들이 이러한 곳으로 교외 지도를 나갔다. 쉽게 말해 노루목을 지키면 모이는 것을 차단하거나 붙잡을 수 있었다. 지금은 물리적 공간 보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사이버 공간에서 여러 일들…

[고규홍의 ‘나무 생각’] 은행나무 열매의 고약한 냄새에 담긴 뜻 |2019. 10.03

도시의 가로수로 은행나무만 한 나무도 없다. 은행나무는 수명이 길고 생명력이 강할 뿐 아니라 공기 정화 능력도 뛰어나다. 게다가 지나치게 넓게 가지를 펼치지 않아서 가지치기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뿌리가 땅속 깊이 내리는 ‘심근성’ 나무여서 보도블록을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점도 가로수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다. 산림청이 발표한 201…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은행 |2019. 09.26

만약 은행나무가 없었다면 이 가을의 풍경은 얼마나 단조로웠을까. 엽록소의 생성이 활발한 여름까지는 거의 모든 나뭇잎이 초록색을 띈다. 그러다 엽록소의 생성이 더뎌지고 분해되는 가을이 되면 본색을 드러낸다. 숨죽여 지내던 색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카로틴(오렌지색), 탄닌(갈색), 안토시아닌(붉은색)의 색소가 가을을 물들인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

[꿈꾸는 2040] 정치인에게 부끄러움이란 없는 것인가 |2019. 09.23

‘618개’(2017년 기준). 고용정보원이 밝힌 대한민국의 직업군이다. 이중 연봉이 가장 높은 1위는 국회의원으로 1억 4000만원이다. 반면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인 국회의 기관 신뢰도는 2.3%라는 결과가 나왔다. 신뢰도는 ‘믿지 않는다’와 ‘지탄을 받는다’의 합계다. 원색적으로 표현하면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

[이덕일의 '역사의 창'] 과거제와 음서제 |2019. 09.19

고려와 조선에는 음서제(蔭敍制)가 있었다. 고려는 5품 이상, 조선은 2품 이상 벼슬아치들의 자제들에게 과거를 보지 않고 벼슬에 진출할 수 있는 특혜를 준 것이다. 문벌(門閥) 덕분에 얻은 벼슬이란 뜻에서 문음(門蔭)이라고도 했다. 원래는 한 명만 받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두 명 이상이 혜택을 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음서로 채용되는 관리를 음관(蔭官)…

[서효인의 ‘소설처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김세희 ‘항구의 사랑’ |2019. 09.05

신예 작가 김세희의 첫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은 목포를 배경으로 한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의 풍경에서부터 시작된 소설은 목포를 떠나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까지를 비교적 짧은 분량에 소홀하지 않게 다룬다. 이야기의 물결은 고등학교 시절에 가장 큰 흐름을 이룬다. 주인공인 ‘나’는 여자중학교를 졸업해 여자고등학교에 입학…

[꿈꾸는 2040] 해석과 주장이 아닌 토론이 필요한 시대 |2019. 09.02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본질을 보려 하지 않고 흔히 현상만을 가지고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주장할 때 쓰는 말이다. 우리 지역에서 최근 ‘성윤리 단원 수업’을 가르치는 도덕 교사가 성비위로 직위 해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재까지 제공된 정보 즉 언론 보도와 SNS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 교사가…

[박상현의 ‘맛있는 이야기’] 한국의 ‘일식’은 누구의 음식일까? |2019. 08.22

세계 어느 나라에 가건 현지에서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음식은 이탈리아 음식이다. 올리브오일, 토마토, 마늘, 소금 그리고 밀가루(듀럼밀)만 있으면 어떻게든 ‘이탈리아다운 맛’을 구현할 수 있다. 복잡한 조리법이나 특별한 양념 대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수 세기에 걸쳐 발달해 온 탓이다. 반면 복잡한 조리법과 독특한 양념이 필요한 중국 음식…

[이덕일의 ‘역사의 창’ ]너희 죄가 너를 다시 찾는다 |2019. 08.15

‘구약성서’의 ‘창세기’부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까지를 모세오경이라고 부른다. 이중 ‘민수기’는 당초 히브리어로 ‘광야에서’라는 뜻의 ‘브미드발’이라고 불렸는데, 인구 조사 기록과 희생 제물 수 등 숫자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숫자들’이라는 뜻의 ‘아리트모이’라고도 불렀다. 구약성서를 중국어로 옮길 때 이 대목에 주목해 민수기(民數記…

[교단에서-김진구 일신중 교감] 길 하나 건너는 나그네 |2019. 08.13

교정에 둘러있는 느티나무에서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운동장에는 학생들의 발자국 대신 빗물에 씻긴 흔적 위로 잡초가 돋아 있다. 방학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참 무상하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어울려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학생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복도가 휘어질 듯 활기차던 학교가 적막강산이다. 한 번씩 순회하고 나면 쓸쓸한 생각이 든다. 신…

[꿈꾸는2040] 재정 분권과 건전한 재정 운용을 위한 조건 |2019. 08.12

2019년 광주시 예산은 5조 890억 원에 달한다. 광주시 재정 자립도가 36.9% 임을 감안했을 때 자립적으로 확보한 예산은 약 2조 170억 원이다. 3조 원 이상의 예산을 중앙 정부의 보조에 의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95년 지방 자치 제도가 시행되고 지방 자치 단체는 독립적인 권한과 재정 확보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

[서효인의 ‘소설처럼’] 지극히 한국적인 리얼리티의 자랑스러움 |2019. 08.08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모국어로 된 소설 읽기의 재미가 얼마나 충만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작품이다. 자연스러운 구어체와 정갈한 문어체가 혼용됐는데, 비문이 없는 단정한 구조 안에 자리 잡은 2019년 한국의 비속어나 유행어, 한국적 뉘앙스를 알아야 비로소 웃거나 울거나 판단내릴 수 있는 유머 같은 것. 이는 아무리 대단한 소설이라도 해…

[고규홍의 ‘나무 생각’]백범이 향나무를 심은 뜻은 |2019. 08.01

1946년 8월, 백범 김구 선생은 충남 공주 마곡사를 찾았다. 일제 침략자들이 이 강토에서 물러가자 조국에 돌아온 선생은 침략자들에 항거한 투쟁의 역사가 담긴 곳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선생이 마곡사에서 특별 강연을 한 건 수감 생활을 했던 인천 감옥에 이어 두 번째 대중 집회였다. 백범 선생에게 마곡사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인천감옥에서 탈옥한 …

[꿈꾸는 2040]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본 과거 청산과 정의 |2019. 07.29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불행했던 과거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일제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후유증은 두고두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의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일본 정부의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 규제는 과거사 정리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강제 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과 일본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