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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민선8기, ‘백 투 더 베이직’ |2022. 06.07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동아시아 문화도시, 유네스코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그리고 예향.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다름 아닌 인구 150만 명의 광주시를 상징하는 슬로건이다. 국내에서 근사한 타이틀을, 그것도 한개가 아닌 여러개 가지고 있는 도시는 아마 광주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들 가운데 지난 2002년 탄생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근 20년 동안 지역…

엔데믹 시대, 슬기로운 문화생활 |2022. 05.10

지난 주말, 완도 나들이에 다녀온 지인은 모처럼 ‘축제 다운 축제’를 즐겼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5일부터 완도 해변공원 등에서 펼쳐진 ‘2022 완도 장보고 수산물 축제’에 참가해 가족과 함께 행사장 곳곳을 돌며 오븟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특히 개막행사로 마련된 군민화합노래자랑에서는 초청가수와 출연자들의 무대에 환호성까지 질렀다고 말했다. 그녀가…

‘예술가가 사는 집’ |2022. 01.12

충북 청주시에 자리한 ‘운보의 집’은 한국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긴 김기창 화백의 저택이다. 김 화백의 호를 따 이름을 지은 이곳에는 세상을 떠날때까지 기거했던 한옥에서 부터 전시관, 정원, 그리고 부부의 묘가 조성돼 있다. ‘운보의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즈넉한 분위기의 연못과 정자가 방문객을 맞는다. 한폭의 동양화 같은 연못 앞에는 인증샷을 남기…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2021. 12.15

3년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찾던 날, 미술서적이나 인터넷에서만 접했던 ‘문제작’을 마주했다. 고흐의 초기작으로 꼽히는 ‘감자먹는 사람들’(1885년 작)이었다. 하지만 난생 처음으로 ‘직관한’ 느낌은 충격, 그 자체였다. 솔직히 말하면 감동 보다는 무서움이 더 컸다. ‘해바라기’나 ‘별이 빛나는 밤’에서 본, 특유의 화사한 캔버스와 달…

‘걷기 좋은 도시, 광주’ |2021. 11.23

외국의 유명도시들을 둘러 볼 때면 부러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세계적 수준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미술관, 한가로이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노천카페…. 국내에선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은 이방인에게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하지만 내가 진짜 부러운 건 이들이 아니다. 바로 번잡한 도시 곳곳에 쉼표처럼 자리하고 있는 공원과 벤치다. 도시…

지나온 10년, 다가올 10년 |2021. 11.10

2014년 여름, 취재차 방문한 영국 런던의 바비칸 아트센터는 평일 낮인 데도 런더너들로 활기를 띠었다.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로비와 카페에는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이 많았다. 로비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수많은 예술서적과 CD, DVD가 꽂혀 있는 자료실에서 책을 읽거나 음악 감상을 즐기는 풍경이 펼쳐졌다. 공연이 없는 낮엔 썰렁하기 짝이 …

‘엔지스’와 수영장 |2021. 11.03

2년 전 둘러 본 서울 동대문디자인 플라자(DDP)는 개관 초기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코로나19로 방문객이 많지 않았지만 알림터, 배움터 등 5개의 시설이 만나는 광장은 예전의 삭막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군데 군데 들어선 파라솔과 벤치에는 혼자서 책을 읽거나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2014년 개관 당시만 해도 ‘국적불명의…

2년 6개월만에 끝나는 ‘전문가 영입’ |2021. 08.31

코로나19 이전의 일이다. 인구 109만 명의 경기도 고양시에 자리한 고양아람누리 공연장(이하 아람누리)을 찾던 날, 낯선 풍경에 적잖이 놀랐던 적이 있다. 평일 낮인 데도 공연장 주변은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특히 공연장의 부대시설인 레스토랑과 커피숍에는 40~50대 주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클래식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

광주에 초고층 ‘트윈타워’가 들어선다면 |2021. 08.03

지난달 중순, 광주동구예술여행센터는 한국여행작가협회와 공동으로 동구의 명소들을 소개하는 팸투어를 진행했다.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명성을 얻고 있는 여행작가 20여 명은 무등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일빌딩, 광주폴리 등을 둘러 보며 동구의 숨겨진 매력을 체험했다. 얼마 후, 동구예술여행센터가 팸투어를 마친 이들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

도시의 미래를 바꾼 미술관 |2021. 06.15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의정부시는 인구 46만 명의 중소도시다. 우리에겐 한국전쟁이후 70년간 미군이 주둔한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시민들을 위한 문화인프라 건립은 제약을 받았다. 실제로 인구 규모가 비슷한 경기도의 다른 도시에 비해 미술관이나 공연장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의정부시는 문화도…

‘이건희 컬렉션 투어’ |2021. 06.02

오랜만에 만난 지인은 올 여름 근사한 여름 휴가를 세웠다며 자랑했다. 코로나19로 이번 여름 휴가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건너 뛰려고’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녀의 마음을 들뜨게 한 주인공은 바로 ‘이건희 컬렉션’이었다. 지난 4월 고 이건희 삼성회장 유족으로 부터 2만3000여 점의 작품을 기증받은 국·공립 미술관이 오는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광주비엔날레 잔혹사 |2021. 05.12

“요즘 광주비엔날레는 어떤가요?” 지난주 취재차 만난 서울의 미술계 인사는 첫 인사로 광주비엔날레의 ‘안부’를 물었다. 폐막일을 며칠 앞둔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비엔날레 기간중 뉴스를 통해 알려진 재단의 내홍이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툭 던진 한마디. “창설된 지 26년이 지났으니 이젠 자리 잡을때도 되지…

굿모닝! 광주사직공원 |2021. 04.14

“뉴요커들은 악명 높은 땅값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산다. 그럼에도 뉴욕은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 하는 도시다. 집 밖으로 나오면 1㎞ 간격으로 센트럴파크 같은 크고 작은 공원이 많다. 삶의 질을 높이는 건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과 도서관이다.” 지난해 7월 광주일보 주최로 열린 ‘제8기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한 건축가 유현준(홍익대 교수)…

빈집의 이유있는 변신 |2021. 03.24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세노내해(內海)의 나오시마(直島)는 인구 3000여 명의 외딴 섬이었다. 불야성을 이루던 제련소가 문을 닫은 후 주민들이 하나 둘씩 도시로 떠나면서 부터다. 하지만 예술의 낙원으로 거듭난 지금은 한해 100만 명이 다녀가는 글로벌 관광지가 됐다. 그 중심에는 나오시마 지추(地中)미술관이 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카소가 정읍을 찾은 까닭은’ |2021. 03.03

“모처럼 수준높은 예술작품들을 보면서 코로나19로 찌든 심신을 달래고 왔습니다. 어떻게 시골 미술관에서 피카소 전시를 개최할 생각을 했는지,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엊그제, 지역에서 활동하는 원로화가 A씨가 상기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 주말 지인과 함께 정읍시립미술관(명예관장 이흥재)에서 열리고 있는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정읍에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