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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폴리야 놀자” |2021. 01.27

초록색 잔디와 빨간색 조형물이 어우러진 라빌레트 공원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돗자리를 깔고 일광욕을 즐기는 금발의 미녀, 아빠와 배드민턴을 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자동차 소음과 매연이 가득한 파리 시내와 달리 평온한 기온이 감도는 낙원이었다. 벌써 6년이 지났지만 파리 라빌레트 공원의 추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특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건…

‘We will survive’ |2021. 01.13

지난 1월1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는 매우 ‘이색적인’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졌다. 예년 같으면 전 세계에서 몰려든 100만 여명의 인파와 화려한 볼거리로 불야성을 이뤘지만 올해는 180도 달랐다. 코로나19로 뉴욕판 ‘제야의 종’ 행사인 ‘타임스퀘어 볼드롭’(Times Square ball drop)이 취소된 데다 초대장을 받은 40여 명 만이 참…

마음을 치유하는 ‘종이약국’ |2020. 12.09

오랜만에 둘러본 ‘워드 온 더 워터’(Word on the water)의 페이스북에는 슬픈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책방지기인 존 프리벳(Jon Privett·55)이 모친의 부고를 한장의 꽃 사진과 함께 전한 것이다. 그의 짧은 글 아래에는 한때 ‘그 곳’을 다녀간 이들이 건넨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2년 전 가을, 밀려드는 고객들로 바쁜 와중에도 취…

개관 5주년 맞은 ACC의 ‘비애’ |2020. 11.25

최근 워싱턴 D.C 자리한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이 국제 미술계의 뉴스메이커로 등장했다. 워싱턴과 뉴욕에 19개의 미술관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미술관 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조금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로 장기폐쇄되면서 적자가 늘어나자 정규직 239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연간 운영비의 7…

신안의 ‘담대한 도전’ 통하려면 |2020. 11.04

지난달 신안 압해읍 신장 선착장에서 소악도행 배에 오르자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으로 되돌아 간듯 했다. 일본 세토내해의 나오시마(直島) 지추 미술관을 둘러보기 위해 페리호에 승선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초행길인 데다 배를 타고 가는 녹록치 않은 여정이었지만 말로만 듣던 예술의 섬, 나오시마를 ‘직관’하는다는 기대감으로 무척 설레였었다. 역시 나오시마…

‘예향’ 통권 300호를 맞으며 |2020. 10.14

“올 들어 가장 기뻤던 일 중의 하나가 ‘예향’의 복간 소식이었다. 십일년 전 ‘예향’이 무기휴간된다는 소식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무기휴간이라는 것은 한낱 미명처럼 보였으며, 광주와 전라도의 문화예술이 자본의 논리 앞에서 영원히 사장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중략). 부디 ‘예향’이 그 맥을 이어가며 지역과 세계가 상생 보완하는 소통과 공감의 아카이브가 되길 …

‘별이 된 사람들’이 쏘아 올린 공 |2020. 09.23

미술관에 들어서자 은은한 자태를 뽐내는 ‘백련’(김현수 작)이 시선을 잡아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그날’의 숭고한 정신이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다. 작품 하나로 평범했던 로비가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전시장 동선을 따라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낯익은 풍경이 눈앞…

RM이 미술관을 자주 찾는 까닭은 |2020. 09.16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브래드 피트, 마돈나….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할리우드의 ‘인싸’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인터넷 미술매체 ‘아트넷’(Artnet)이 선정하는 ‘10인의 셀러브리티 컬렉션 명단’에 등장하는 단골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유명세와 재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거장은 물론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을 …

동네서점이 사라지게 된다면 |2020. 09.09

영국 리버풀의 ‘경리단길’쯤 되는 블루코트에는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고풍스런 책방이 있다. 올해로 33년 동안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언과 알린부부의 ‘커나한 북스’(Kernaghan Books)다. 리버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1717년 건립) 1층에 자리한 서점은 아름다운 안뜰을 품고 있어 서점이라기 보다는 근사한 문화공간 같다. 2년 전 만난…

광주문화재단의 ‘초심’ |2020. 08.26

지난 2010년 12월 말, 광주일보와 주한미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미 선진예술재단 연쇄 화상인터뷰’. 10년 전 ‘그날’ 아침은 유난히 추웠다.하지만 영하권의 날씨에도 인터뷰가 열린 광주아메리칸코너는 세계적인 문화CEO들과의 릴레이 대담으로 뜨거웠다. 그도 그럴것이 이날 온라인으로 연결된 이들은 워싱턴의 케네디센터, 뉴욕링컨예술센터, 캘리포니아 오렌…

‘화가의 정원’ |2020. 08.12

“대숲은 거닐 때 들리는 소리는 일품이다. 남도의 풍광을 극적으로 만드는 대나무 숲의 매력은 소리에 있다. 잎이 무성한 여름도 좋지만, 겨울철 대나무의 소리가 훨씨 인상적이다. 죽설헌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에서 온다.”(윤광준의 ‘내가 사랑한 공간들’중에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태풍 ‘장미’가 북상하던 날, 나주 금천면…

오래된 가게, 문화가 되다 |2020. 07.22

80년 대 후반,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꼭 찾아가는 곳이 있었다. 광주 충장로 5가에 자리한 한복점 ‘부영상회’였다. 문화부 초년 기자 시절, 한복기사는 명절 특집 기획의 단골 아이템이었다. 장소에 어울리는 한복 차림에서 부터 고름 매는 법 등을 지면에 소개하려면 한복연구가의 조언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인터넷 검색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이지만 당시는…

뉴 노멀시대, ‘숨은 광주 찾기’ |2020. 07.08

며칠 전 빼어난 건축미로 유명한 국립해양박물관을 둘러 보기 위해 부산 영도를 다녀왔다. 취재나 여행으로 종종 부산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영도는 처음이었다. 도개다리로 잘 알려진 영도대교를 지나자 노후화된 건물과 조선소가 눈에 들어왔다. 초고층 건물이 인상적인 해운대의 화려한 스카이라인과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근래 영도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반환점 돈 민선7기, ‘문화성적’은? |2020. 06.24

문화부시장제 도입, 문화 개방형 공직자확대, 문화예술인 기본 소득 보장 조례 제정…. 지난 2018년 4월 11일, 광주지역의 시민문화예술단체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주시장 후보자들에게 ‘핵심과제’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당시 광주문화도시협의회, 상상실현네트워크 등 30개 단체는 무엇보다 이용섭 후보의 …

뉴 노멀 시대, 비엔날레 미래는 |2020. 06.17

산책, 등산, 캠핑, 자전거 여행…. 근래 빅데이터상에 가장 많이 언급된 여행 관련 키워드들이다. 최근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코로나19 이후 여가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19억 6천여 만건의 소셜 빅테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소소한 일상이 핫 이슈로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의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