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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어린관람자가 소중한 이유 - 박진현 문화생활부장 |2007. 07.08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 뉴욕 현대미술관 1층 안내데스크 앞은 꼬마관객들로 넘쳐 난다. 4살 어린이와 그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네 살짜리를 위한 미술(Art for Four)’의 참가자들이다.미술을 전공한 에듀케이터(educator)가 참가자들을 20명 미만의 소그룹으로 나눠 약 1시간 동안 전시실 3∼4곳을 함께 돌며 그림 설명을 한다. 무료인 ‘네…

공동감독제 성공하려면 |2007. 06.24

지난 2001년 일본의 요코하마는 광주비엔날레의 독주를 견제할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요코하마 트리엔날레(3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미술전)다. 세계무대에 자랑할 만한 문화이벤트가 없었던 일본은 이 트리엔날레를 통해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자 했다. 요코하마 트리엔날레는 신생대회임에도 불구하고 2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

‘남향집’ 타향살이 끝내야 |2007. 06.17

“올 가을 국전에 깜짝 놀랄만한 작품을 출품해야겠다.” 1982년 5월 광주 지산동의 초가집. 오지호(1905∼1982) 화백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캔버스 앞에 앉았다. 80년 아프리카 여행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세네갈 소년들을 화폭에 불러내기 위해서다. 검은 피부에 흰 이를 드러내며 건강한 웃음을 지었던 소년들은 평소 화백이 꿈꾸던 원색…

공연 인프라에 관심을 |2007. 06.10

지난해 10월 스웨덴 말뫼 오페라 극장은 ‘아이다’의 첫 내한무대로 대전을 선택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 유명예술단체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을 거점으로 지방순회에 나서는 관례에서 볼때 파격적인 행보였다. 무대인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이하 전당·1천600여석)의 시설에 감탄한 이 극장 연출자 마리안느 묘르크는 4일간의 ‘아이다’ 공연을 위해 대전에 두 달 이…

‘민족문학’을 떠나 보내며 |2007. 06.03

“오늘날 우리 현실은 민족사적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우리 뜻있는 문학인 일동은 우리의 순수한 문학적 양심과 떳떳한 인간적 이성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을 결의·선언하는 바이며….” 1974년 11월18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의사회관 앞. 고은, 이호철, 이시영, 백낙청, 황석영, 조태일 등 문인 30여명이 비장한 표정을 지은…

‘거미인간’에 묶인 오월 광주 |2007. 05.27

2007년 5월 대중문화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스파이더맨 3’다. 지난 1일 전국 800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이 미국영화는 개봉 20여 일 만에 관객 457만 명을 끌어들이는 괴력을 과시했다. 단숨에 한국영화를 초토화 시키며 블록버스터의 스크린 독과점 결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5·18 주간’인 지난 18일…

‘비리 미술대전’ 이제 그만 |2007. 05.20

“우리 아버지들이 쿠르베(사실주의 대가)의 작품을 비웃었지만 오늘 우리는 그를 보며 경탄해 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마네의 작품을 보며 욕을 하지만 훗날 우리 아들들은 그의 작품을 보면서 예술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1866년 에두와르 마네(1832∼1883)의 대표작 ‘피리부는 소년’이 살롱전에서 낙선하자 젊은 소설가 에밀 졸라는 일간지 ‘레벤느망’에…

‘드림 팩토리’를 꿈꾸며 |2007. 05.06

지난해 1월 오승윤(1939∼2006) 화백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한국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광주 화단을 이끌던 ‘어른’을 하루 아침에 잃은 지역작가들의 슬픔은 그 누구보다도 컸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고인이 화집제작업체와 체결한 불평등 계약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뒷얘기가 알려지면서 지역 미술계는 또 한 번 혼란에 빠졌다. …

닮은 꼴, 4·7회 비엔날레 |2007. 04.29

“만약 ‘내손으로’ 예술감독을 선출했더라면 ‘벼락치기 비엔날레’는 없었을 텐데….” 지난 2002년 3월28일. 4회 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프레오픈에서 당시 김포천 비엔날레 재단 이사장은 어수선한 전시장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의 고백처럼 4회 비엔날레는 전시장인지 공사판인지 분간하기 힘든 분위기에서 막이 올랐다. 국내외 …

‘천년학’ 날지 못하는가 |2007. 04.22

지난해 7월 임권택 감독은 메가폰 대신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에 나섰다. ‘천년학’의 배우들과 스텝들을 진두지휘해야할 그가 촬영장을 비운 것이다. ‘천년학’은 한때 메인투자자가 없어 크랭크 인이 늦어져 감독에게는 1분1초가 아까운, 공을 들여도 부족한 영화였다. 그런데도 노(老)감독이 촬영스케줄을 펑크내고 시위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스크린 쿼터(한국영…

殿堂설계, 신성불가침 아니다 |2007. 04.15

1966년 4월28일 시드니 국제공항.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가족과 함께 덴마크행 비행기 트랩을 오르는 한 외국인이 있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설계를 맡았던 외른 우슨(Jorn Utzon)이었다. 그는 오페라 하우스 설계를 맡았지만 공사 도중 사표를 던지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9년전 234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뚫고 국제건축설계공모에서 우승해 주…

천경자가 고흥을 떠난 까닭은 |2007. 04.08

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은 6·25 동란기인 1951년 삶과 예술의 자유를 찾아 제주도로 남하했다. 서귀포 칠십리의 물새소리를 들으며 가족들과 지냈던 1년은 길지 않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올해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서귀포 정방동에 가면 아직도 화가의 체취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제주시가 지난 2002년 개…

박수! 예술인 일자리 주기 |2007. 04.01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중략)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비쳐오는 이 햇빛에도 떳떳할 수 있는 것은/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천상병 ‘나의 가난은’ 중에서) 지난 1993년 4월28일, 고단한 이승에서의 소풍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간 천상병 시인(19…

제2 ‘뉴욕신화’를 꿈꾸며 |2007. 03.25

얼마 전 ‘2007 뉴욕아트페어’에 참가하고 돌아온 설치작가 이이남(39)씨는 요즘 ‘귀하신 몸’(?)이 됐다. 그를 찾는 러브콜이 여기저기서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는 난생 처음으로 참가한 국제미술시장에서 40개국 수백여 명의 작가들을 제치고 토속적인 민화를 소재로 한 디지털 영상 작품 3점을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 뒤로 가는 광주비엔날레 |2007. 03.18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촉발된 공무원들의 철밥통 깨기 바람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능하거나 불성실한 공무원들을 퇴출시켜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자칫 ‘공무원=철밥통’이란 관행에 젖어 빠지기 쉬운 무사안일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광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