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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박진현의 문화카페]대체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2008. 02.18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남쪽으로 26km 정도 내려가면 마운트 버넌(Mount Vernon)이란 유서깊은 사적지가 나온다. 바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732-1799)의 생가다. 포토맥강 서안에 위치한 이곳에서 워싱턴은 재임기간 당시에도 434일 동안 머물며 집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1797년 두 번의 대통령 임기…

[박진현의 문화카페]‘광주의 얼굴’을 디자인하라 |2008. 02.18

인구 350만 명의 일본 항구도시 요코하마는 요즘 한국인들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휴가철도 아닌 비수기에 요코하마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은 순전히 한국 공무원들 덕분이다. 국회공공디자인문화포럼 소속 국회의원과 서울·부산·대구 등 지자체 공무원들이 공공디자인 투어 명목으로 요코하마를 견학하는 것이다. 요코하마가 ‘공공디자인의 메카’로 불리게 된…

'행복한 눈물’과 노블레스 오블리제 |2008. 01.27

미국의 거부(巨富)이자 자선사업가인 존 록펠러(1839∼1937). 하지만, 생전 그의 재산에는 ‘더러운 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법질서가 정착되지 않은 초창기 미국 석유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면서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뇌물과 리베이트 등 이른바 ‘검은 돈’의 배후에는 으레 록펠러가 있을 정도였다. 지난 1909년 록펠러는 ‘강도귀…

시립미술관 ‘한건주의’를 경계한다 |2008. 01.13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주요 국공립 미술관은 외국 유명미술관의 분관(?)으로 전락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립미술관은 가히 독보적이다. 지난 2004년 ‘샤갈전’으로 대박을 터뜨린 이후 특별기획전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수십여 개의 외국작가전을 줄줄이 ‘유치’했다. ‘마티스’ ‘피카소’ ‘마그리트’ ‘모네’ ‘반 고흐 전’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도 서너 개의 초…

僞作과 미술시장 |2008. 01.06

영국 출신 존 바담 감독의 영화 ‘익명(Incognito·1997년 작)’은 위작(僞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린 수작이다. 주인공 헨리 도노번은 가짜그림을 그리는 모조 화가. 어느 날 미술품 브로커 일당은 헨리에게 거장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려주는 대가로 50만 달러를 제시한다. 예술과 돈 사이에서 고민하던 헨리는 아버지의 병원비 때문에 거래를 받…

45만원짜리 티켓과 문화접대비 거품 |2007. 12.02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공연계에 숱한 화제를 뿌렸다. 유럽의 ‘빅3’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데다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이끄는 화려한 명성은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빈 슈타츠오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45만원(VIP석)에 달하는 티켓가격이다. 빈 슈타츠오퍼는…

소중한 미술관 망치지 말자 |2007. 11.25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사당역 사거리에 가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석조건물이 눈에 띈다. 서울 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이하 남서울 분관)이다. 1905년 중구 회현동에 지하 1층, 지상 2층 붉은 색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은 원래 대한제국(1897∼1910)주재 벨기에 영사관이었다. 지난 1983년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지금의 남현동으로 옮겨진 후…

영 아티스트에게 관심을 |2007. 11.18

30대 초반의 전업 화가 Y씨는 자신의 호당작품가격을 모른다. 화가가 자기의 그림 값을 모른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이유는 대학 졸업 후 지금껏 그림 한점을 팔아 본 경험이 없어서다. 개인전이라도 열면 가까운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한 두 점 사주었겠지만 왠지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전시회 따위는 포기한 지 오래다. 밥벌이도 못하는 ‘말뿐인…

시립미술관, 구태를 벗어라 |2007. 10.07

“미술관이 많지 않은 나라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난하다. (미술관 빈곤은)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일에 종사하고 있든 일을 찾고 있든 상관없이 노동의 노예로 전락해 눈앞의 것에만 연연하게 한다. 영화관이나 도서관처럼 미술관은 자유로 통하는 길이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개인적인 근심을 잠시 접고 광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곳에서 우리는 인…

‘캣츠’와 광주 |2007. 09.16

흔히 ‘뮤지컬’ 하면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떠올리지만, 사실 뮤지컬의 본고장은 런던의 웨스트엔드(Westend)다. 웨스트엔드라는 명칭은 초창기 런던의 중심지였던 시티 지역에서 볼 때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어 붙여졌다. 1800년대 후반 런더너들이 술을 마시며 무희들의 현란한 쇼와 걸쭉한 입담을 즐길 수 있었던 ‘뮤직홀’은 지금의 뮤지컬 공연장 전신이다. 그…

오쿠이 비위 맞추기 |2007. 09.09

최근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신정아 학위위조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그의 대담한 거짓말에 곤욕을 치른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일까 만은 광주 비엔날레 재단 만큼 체면을 구긴 경우가 있을까 싶다. 소위 미술전문가그룹이라고 하는 재단이사회가 가짜박사를 걸러내지 못하고 2008 광주 비엔날레 국내예술감독으로 뽑았기 때문이다. 후보 추천에서부터 선…

메세나, 문화선진국의 지표 |2007. 09.02

미국은 문화정책이 없는(?) 독특한 나라다. 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 일본의 문화청과 같은 정부차원의 부서가 없는 데서 나온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미국은 문화선진국으로서의 위용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여기에는 독립된 행정기관으로서 국립예술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스미소니언 재단 등의 역할이 크다. 이…

금남로 분관의 존재 이유 |2007. 08.19

세계적인 미술관 가운데 하나인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는 미국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인 미시간 애비뉴에 자리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도심과 밀레니엄 공원, 미시간 호수 등을 끼고 있는 입지적인 여건 덕에 일년 내내 시카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대 미술의 메카로 불리는 뉴욕의 중심가 맨하튼은 아예 미술관들이 ‘접수’했다. …

‘괴물’ 과 ‘디 워’ |2007. 08.05

1988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살던 집은 그의 방에서 한강과 잠실대교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잠실대교 교각위로 기어오르던 검은 물체가 한강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평소 세계 7대 불가사의와 같은 신비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은 ‘만약 한강에서 괴물이 나오면 어떤 …

스탕달 신드롬 느껴보기 |2007. 07.29

16세기 이탈리아의 귀족가문 프란체스코 첸치에게는 베아트리체(1577∼1599)란 딸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빼어난 미모를 지녔던 베아트리체는 점점 자라면서 수많은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방탕 귀족의 전형이었던 베아트리체의 아버지는 그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집안에 가두었다. 그리고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처녀로 자란 14살의 베아트리체를 겁탈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