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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는 말러의 ‘서울 부활’을 보고싶다 |2010. 02.08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년∼1911)는 지휘자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그가 지휘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는 유럽 전역에서 매번 매진을 기록했다. 포디엄(지휘대)에서 만큼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지만 작곡가로서의 시작은 그다지 산뜻하지 못했다. 1889년 초연된 교향곡 1번 ‘거인’에 대한 비평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생전 말…

늦깎이들의 아름다운 도전 |2010. 01.25

지난 19일 오후 광주일보 문화부에 한 중년여인이 찾아왔다. 올해 본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된 정보고씨(48)였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신춘문예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서 온 그녀에게 축하인사를 건네자 18살 소녀처럼 수줍어했다. “지난해 연말 당선통지 전화를 받고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다”는 정씨는 당선소감에서 ‘8년 전의 일’을 들려줬…

올레꾼과 이중섭 |2010. 01.18

제주도는 박물관 천국이다. 제주의 어느 곳을 가던지 특색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만나게 된다. 제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연사 박물관에서부터 동심을 설레게 하는 인형박물관 등 줄잡아 90곳이나 된다. 그중에서도 서귀포 중앙로에 위치한 이중섭 미술관은 제주의 대표적인 미술관이다. 6·25 동란기인 1951년 삶과 예술의 자유를 찾아 제주도로 남하해 1…

올해는 ‘수잔 보일’을 꿈꾸자 |2010. 01.11

지난해 4월 영국의 한 신인발굴 TV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출연자 대기실. 젊은 출연자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다른 출연자들이 TV에 좀 더 잘 나오게 하기 위해 분장을 하는 것과 달리 그녀는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프로그램 리포터가 ‘튀는’ 이 여성에게 다가가 이름을 …

아듀! 강부자 홍신자 신영옥의 굴욕 |2009. 12.28

지난 2000년 11월 필자는 그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연극 ‘오구’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 정동극장을 찾았다. 공연 3시간 전 분장실은 배우들과 스태프의 공연준비로 분주했다. 특히 이날 분장실은 대전에서 단체로 원정관람 온 관객들이 많아서인지 고무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연극의 주인공인 탤런트 강부자씨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강씨가 행복했던 이유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위한 변명 |2009. 12.07

“나가자, 조국의 아이들이여/ 영광의 날이 왔도다/ 우리들 앞에/ 폭정의 피묻은 깃발이 서 있다/ 들리는가, 저 흉포한 군사들의 사나운 소리가/ 그들은 우리의 품안에까지 쳐들어와/ 우리 아이들과 아내의 목을 베고/ 우리 밭을 유린할 것이다/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나아가자!/ 놈들의 더러운 피로/ 우리 밭고랑을 적시자.”(‘라 마르세예즈’ 1절) …

‘임을 위한 행진곡’을 위한 변명 |2009. 12.07

“나가자, 조국의 아이들이여/ 영광의 날이 왔도다/ 우리들 앞에/ 폭정의 피묻은 깃발이 서 있다/ 들리는가, 저 흉포한 군사들의 사나운 소리가/ 그들은 우리의 품안에까지 쳐들어와/ 우리 아이들과 아내의 목을 베고/ 우리 밭을 유린할 것이다/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나아가자!/ 놈들의 더러운 피로/ 우리 밭고랑을 적시자.”(‘라 마르세예즈’ 1절) …

진정한 컬렉터가 되는 법 |2009. 11.30

뉴욕에서 가장 많은 현대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주인공은 팔순의 허버트 & 도로시 보겔(Herbert and Dorothy Vogel)부부다. 흔히 컬렉터 하면 재력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부부는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이다. 허버트는 전직 우편배달부이고 도로시는 도서관 사서로 40여년간 일했다. 하지만 뉴욕 미술계에선 ‘보겔 부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

‘樹話 귀향’이 반갑지 않은 까닭 |2009. 11.09

추상미술의 선구자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는 키가 크고 목이 길었다. 어느 날 조병화 시인이 왜 그렇게 목이 기냐고 묻자 거침없이 대답했다. “잘 알다시피 난 섬사람이오. 때문에 항상 육지가 그리워 목을 길게 뺏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았소. 특히 내 고향 앞바다에서 일본 원양어선의 기적소리를 들으면 미칠 것만 같았소. 그놈의…

‘딤프’ 성공에서 배워라 |2009. 10.19

이달초 뉴욕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때아닌 한류열풍으로 뜨거웠다. 진원지는 뉴욕뮤지컬 페스티벌(NYMF)이었다. 한국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이 행사에 초청된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이 뉴요커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마이 스케어리 걸’은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원작으로, 소심하고 까칠한 영어강사…

예술가들이 사는 법 |2009. 10.12

김복환, 김동하, 하영술, 이강하, 서정봉….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최근 수년 사이에 우리 곁을 떠난 화가들이라는 점이다. 이씨처럼 오랜 투병끝에 세상을 떠난 경우도 있지만 나머지 작가들은 ‘갑작스런’ 죽음으로 안타까움을 주었다. 30∼50대인 이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작업으로 광주미술계의 기대를 모았었다. 왕성한 창작열로 장차 광주…

이젠 콘텐츠를 부탁해 |2009. 09.28

뉴욕을 여행중인 관광객들은 수많은 볼거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중에서도 미술관과 뮤지컬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는 ‘죽기전에 꼭 봐야 할 명작’들이 가득하다. 하루 종일 미술관을 둘러봐도 전시작품의 절반도 못보고 나오기 일쑤다. 게다가 뉴욕의 밤은 관광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다. 여행으로 인한 피곤함도 잊은 …

‘마운트버넌’ 신화를 보고 싶다 |2009. 09.07

미국 워싱턴 D.C에서 남쪽으로 26km 정도 내려가면 마운트 버넌(Mount Vernon)이란 사적지가 나온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732∼1799)의 생가다. 평소 마운트 버넌이 미국에서 최고라고 자랑할 정도로 워싱턴 대통령이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 실제로 지난 1797년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마친 그는 ‘한번 더’를…

네 켤레의 장갑으로 남은 DJ |2009. 08.24

그는 은혜를 모르는(?) 남자였다. 지난 1999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와의 결혼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의 ‘과오’를 자랑하듯 얘기했다. “결혼할 무렵(1962년)제가 홀아비인데다 가난하고 자식까지 딸려 여러 조건이 좋지 않았어요. 반면에 아내는 조건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당시 상당히 공을 들였어요. 하지만 결혼 후에는 내가 조…

신임 문화정책실장에 바란다 |2009. 08.17

지난 2007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누구도 예상못한 대형사고(?)를 쳤다. 서울시를 ‘뜯어고친다’는 이유로 ‘디자인 서울총괄본부’(디자인본부)를 발족한 데 이어 공공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권영걸 서울대 미대학장을 본부장에 앉힌 것이다. 무엇보다 세인들의 이목을 끈 건 디자인 본부의 위상이었다. 오 시장이 직접 챙기는 직속기구인 데다 권 본부장의 …